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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구 공보이사 칼럼]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과 의사회의 역할
[각구 공보이사 칼럼]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과 의사회의 역할
  • 의사신문
  • 승인 2015.01.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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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범(중랑구의사회 공보이사)

이 상 범 중랑구의사회 공보이사
대한민국은 현재 고령화와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2012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당뇨로 인한 한국인의 사망률은 OECD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혈압과 혈당을 정상 범위로 관리하지 않아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으로 진행되어 삶의 질 하락과 의료비 상승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단일 만성질환에서 복합 만성질환으로 비중이 늘어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50대 만성질환자는 평균 2개 이상의 복합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한 명이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의 개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만성질환은 그리 잘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 환자의 각각 22.2%, 29.2% 만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고, 조절되지 않는 당뇨 환자는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2.5배정도 더 높은 편이다.
 만성질환 보유자는 규칙적인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한데, 초기에는 그 증상이 경미하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높아, 복합만성질환자가 증가하는데 반해 치료와 관리가 유지되지 않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중증 만성질환과 그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만성질환을 발견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차의료가 중요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WHO, OECD, UN 등에서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의료전달체계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외래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일차의료기관인 의원의 외래 진료 위축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충분한 진료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만성적인 저수가와 불합리한 의료제도로 인해 일차의료기관이 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에도 고당등록관리사업, 만성질환관리제, 시민건강포인트 제도 등 만성질환자를 관리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일차의료기관을 중심에 두지 못한 상태에서 기대했던 효과를 얻어내지 못함에 따라, 2014년 보건복지부는 일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만성질환자가 자신의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을 시작하였다.
 질병관리본부, 건강보험공단, 서울시, 보건소가 중심이 되었던 기존의 사업과 달리, 본 사업은 지역의사회가 운영하는 일차의료지원센터에서 만성질환 환자의 건강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운동/영양 상담 및 교육을 제공하게 되며, 의원이 만성질환 환자를 정기적으로 관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시에서는 중랑구가 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었고, 중랑구의사회는 보건소와 협력하여 일차의료지원센터의 운영을 시작하였다. 일차의료지원센터에서는 고혈압/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규칙적인 약물 복용과 함께 체중조절, 식습관 교육, 운동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최대한 많은 의사회 회원과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중랑구 내 의원에서 고혈압,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분은 누구나 의원 원장님과 함께 개인별 건강관리계획을 작성하고, 일년에 8회까지 무료로 의사, 영양사, 운동사의 전문적인 건강관리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라 미진한 부분이 많지만, 중랑구의사회는 본 시범사업을 통해 무엇보다도 만성질환자들이 규칙적으로 치료를 받고 생활습관이 개선되어 중증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누리기를 바라는 바이다.
 더불어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인 일차의료기관들에게 도움이 되고, 회원들의 지역의사회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만성질환 관리와 관련한 수가도 적절하게 보장 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추후에는 본 사업이 의사와 환자가 모두 만족하는 방향으로 정착되어, 고혈압과 당뇨 외에도 대상 질환이 늘어나 더 많은 의사회 회원과 환자들이 혜택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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