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국민건강권 단두대에 올린 정부 규탄"
대전협, "국민건강권 단두대에 올린 정부 규탄"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5.01.0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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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규제완화 추진하며 의료 전문가 목소리 외면하는 정부…국민건강권 위협"

송명제 전공의협의회 회장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달 28일 정부가 발표한 '규제 기요틴' 추진에 대해 "보건의료분야에 있어 국민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대전협은 정부가 의료계 의견 수렴 과정 없이 경제단체의 건의사항만 듣고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발표한 것과 관련, "면허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의료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정부는 지난 12월 28일 ‘규제 기요틴 민관합동 회의’를 개최하고 경제단체로부터 건의 받은 114건의 규제완화 사항에 대해 범정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규제 기요틴'이란 지난해 11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의 존재 이유를 명확하게 소명하지 못하면 일괄 폐지하는 규제 기요틴을 확대, 규제혁명을 이룰 것"이라는 발언 이후 대통령의 이러한 ‘규제 사형선고’에 대한 화답으로 정부가 114건의 ‘규제 사형수’를 선정해 발표한 것.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미명 하에 보편적 국민 권익을 위해 필요한 규제들까지 분별없이 철폐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을 각계로부터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송명제)는 "'규제 기요틴'은 의료체계에 되돌릴 수 없는 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의료비용의 비효율적인 상승을 일으킬 것"이라며 "우리나라 현행 의료체계에서 한의학과 현대의학은 교육과정과 임상적 차원 모두에서 이원화 되어 있다. 학문적 기초가 현대의학과 서로 다른 한의사는 현대 의료기기를 적재적소에 사용할만한 기초적 지식과 임상적 훈련을 쌓은 적도 없고 검증 받은 적도 없는, 전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강조했다.

즉, 한의사들이 의학적 원리에 근거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한의학 체계를 배운 적 없는 의사들이 한의학 원리에 기초한 탕약을 제조하는 것과 다를 것 없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

대전협은 "이러한 의료체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무작정 허용하겠다는 것은 의료계와 한의계간 극단적인 갈등만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으로 추가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한의원들은 현대의료기기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게 될 것이고 투자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더 많은 의료기기 사용 처방을 내려 할 수 있다. 한의사들이 불충분한 근거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 의료재정이 낭비된다면 그 비용은 모두 국민들의 호주머니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대전협은 "정부가 발표한 ‘규제 기요틴’은 다름 아닌 국민건강권을 겨누고 있는 칼날"이라며 "정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허용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의료계가 안전성과 효과성의 문제로 반대했음에도 복지부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그 결과를 근거로 삼아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 강조했다.

의료전문가들이 제기한 합리적인 반대를 무시하고 경제단체의 요청을 받아 이런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은, 정부의 정책 추진 목표가 국민 건강권 증진이 아니라 원격의료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만 맞춰져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대전협은 "의료영리화 정책들을 패키지로 묶어 얼렁뚱땅 추진하려는 정부는 재벌과 경제단체의 민원사항에 봉사하기 위해 국민들의 보편적인 권익을 짓밟고 있다는 비판을 모면키 어렵게 되었다"며 "장기적 저성장과 경기침체에 국민들은 아파도 병원에서 진료 받거나 치료 받기를 포기해 누적된 건강보험 흑자가 12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활성화를 명분으로 각종 규제완화를 추진해 의료비용 상승시키려는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대전협은 "정부의 규제 기요틴 발표는 정부의 관심이 국민건강권이 아니라 엉뚱한 곳에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전문가들과의 일말의 논의 절차도 없이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에게 전공의들은 실망과 울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의료 각계에서 그동안 무수히 피력해온 원격의료 반대, 의료영리화 반대 의견을 모두 단두대로 처단해야 할 규제로 규정한다는 것에 참담한 심경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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