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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구 공보이사 칼럼]중년여성 복부비만의 이유 세가지
[각구 공보이사 칼럼]중년여성 복부비만의 이유 세가지
  • 의사신문
  • 승인 2014.12.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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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영등포구의사회 공보이사>

김성희 영등포구의사회 공보이사
뱃살이 더이상 부와 권위의 상징이 아니라 건강의 공적 1호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이다 .

뱃살은 단순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협심증 등 심혈관계질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치매와 우울증,천식을 악화시키고 심지어 유방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췌장암 등 악성 종양도 증가시킨다.

특히 중년여성은 폐경이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뱃살이 현저히 늘어나지만, 이에 대한 각종대처법은 효과가 불분명한 편이다.

다이어트도 해보고 운동도 해보고 뱃살에 좋다는 건강보조제도 먹어보지만 한번 붙은 뱃살은 진드기처럼 달라붙어 빠질 줄을 모른다.

중년여성의 뱃살은 많이 먹고 적게 운동한다는 에너지 불균형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도대체 왜 중년여성은 허벅지 보다는 복부에 지방이 붙을까? 그리고 한번 늘어난 뱃살은 잘 빠지지 않을까?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여성호르몬 저하이다.

여성 호르몬은 허벅지의 피하지방에 지방을 쌓아놓는 지단백 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를 활성화시키고 , 복강내 장간막에 붙은 내장지방에서는 지단백 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를 억제시킨다.

따라서 여성호르몬이 있는 한, 여성은 지방이 늘어도 복부보다는 허벅지에서 지방이 더 늘어나게된다.

하지만 폐경이 되고나면 그동안 억제되었던 내장지방이 증가하고 허벅지의 피하지방은 줄어들게 된다.

이런 변화로 인해 폐경 전에는 여성의 심혈관계발생률이 남성보다 현저하게 적지만, 폐경 후가 되면 남녀간의 차이는 사라지게된다.

따라서 폐경이 된 여성은 가능하면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을 받는 것이 뱃살을 줄여주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여성 호르몬요법은 현재 논란이 있는 상태지만, 최근 연구를 보면 `폐경 직후의 단기 호르몬요법'은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둘째, 탄수화물섭취의 증가이다.

탄수화물은 우선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되어 쉽게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영양소이지만, 글리코겐으로 저장할 수 있는 범위 이상으로 과다 섭취하게 되면, 단순당은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된다.

이러한 지방은 간에서는 지방간으로, 장간막에서는 내장지방으로, 근육에서는 근육내 지방으로 저장된다. 그 이유는 필요시 지방을 쉽게 사용하기위해 가장 큰 에너지 소모기관인 간과 근육에 가까운 부분에 지방을 쌓아놓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지방이 쌓이면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뱃살을 빼고 싶다면 흰쌀밥, 국수, 빵과 같은 탄수화물을 줄이고, 고기·생선·두부·계란흰자와 같은 단백질의 섭취를 늘려야하는데, 중년여성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뇌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를 견디게 해주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폐경이 되면 이 호르몬 역시 감소해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된다. 많은 갱년기 여성이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설탕, 밀가루, 흰쌀밥과 같은 단순당을 섭취하면 많은 양의 세로토닌이 빠르게 증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잘못 줄이면, 우울증과 폭식까지도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

셋째, 에너지 소모의 감소이다.

보통 기초대사량은 20대 초반에 최대가 되고, 그 후에 10년에 2%씩 정상적으로 감소한다. 가뜩이나 줄어든 에너지 소모량은 폐경으로 더 줄어 들게된다. 정상적으로 여성은 배란이 일어나면 체온이 증가하면서 에너지 소모량이 5∼15%증가하게 되고, 특히 월경을 하는 시기에는 빠져나오는 혈액과 조직을 보충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많은 여성이 월경 전에 식욕이 증가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폐경이 되면 이런 에너지 소모가 감소하게된다.따라서 그 전에는 간단한 운동이나 식사조절로도 살이 빠지던 여성이 폐경이 되면 운동량을 늘리거나 다이어트를 해도 잘 빠지지 않게 된다.

이러한 독특한 세 가지 이유로 인해, 중년여성의 뱃살을 빼는데는 단순히 운동강도를 높이거나 식이요법만으로는 어렵게 되는 것이며, 여기에 몸에 맞지 않는 종류의 식욕억제제까지 처방하게되면, 체중을 빼려다가 오히려 고통받는 일까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갱년기에 적합한 체중 감량목표를 설정하고 갱년기에 적합한 운동처방과 식사지도가 필요하며, 적절한 비만치료제와 건강보조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최적의 호르몬상태, 신경전달물질 상태, 에너지 소모량 증가를 목표로 해야할 것이다.

김성희 <영등포구의사회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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