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쿠프랭 〈파르나소스산의 코렐리 찬가〉
프랑스와 쿠프랭 〈파르나소스산의 코렐리 찬가〉
  • 의사신문
  • 승인 2014.12.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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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291〉

■바이올린 선풍을 일으킨 코렐리에 대한 경의 표현

17세기말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불어온 새로운 바람을 일찍이 감지한 쿠프랭은 명문 음악가 출신으로서 이런 풍을 따르는 것은 궁정음악가가 된다는 것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배경으로 그가 프랑스와 이탈리아 음악 양식이 혼재된 상황이었던 20대에 작곡한 〈토리노 소나타집〉은 익명으로 발표하였다. 그 후에도 여러 작품 속에 우아한 프랑스양식에 산뜻한 이탈리아 요소를 살짝 가미하여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루이15세 시대가 열리면서 정치경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음악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쿠프랭은 1724년 〈양식의 조화〉를 발표하게 되는데, 이 `양식의 조화'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음악 양식이 적절히 혼합된 양식을 의미한다. 단순히 이탈리아 음악의 모방이 아닌 진정 프랑스 음악양식을 숙지한 작곡가만이 시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미학을 담아내고 있다.

이 작품집에는 1723년에 발표한 바이올린, 비올라 다감바, 하프시코드로 이루어진 삼중주곡 〈코렐리 찬가〉를 포함시킴으로서 전 유럽에 바이올린 선풍을 불러일으킨 코렐리에 대한 경의를 표하였다. 그 이듬해에는 〈륄리 찬가〉를 발표해 루이14세 궁정악장을 지낸 작곡가 장 밥티스트 륄리를 칭송하였다.

쿠프랭은 17∼18세기 쿠프랭 가문의 음악가들 중에서 가장 명성이 높았다. 254곡의 클라브생 소품들이 잘 알려져 있지만 많은 오르간음악, 종교음악, 실내악도 작곡했다. 파리 샐제르베 교회 오르간니스트였던 아버지를 11세에 여의었지만 교회 관리인들은 그가 18세가 되기까지 아버지가 봉직했던 오르간 연주자의 자리를 유보해두었다.

그동안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한 자크 토믈랭은 제2의 아버지 역할을 했으며, 어머니는 그가 18세에 아버지의 자리를 이을 수 있도록 피아노전신인 클라브생과 오르간 교육을 받도록 했다. 하지만 쿠프랭은 이미 18세가 되기 전 그 자리를 계승했고, 루이 14세가 궁정악장 토믈랭의 사후 그 후임을 위해 콩쿠르를 개최했을 때 쿠프랭도 베르사이유 궁정교회 4명의 오르간 연주자 가운데 한명으로 선출된다. 이듬해부터 왕실, 궁정 자녀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면서 루이 14세의 신임을 받는다.

1716년 저술한 〈클라브생 연주법〉은 당시 기악 주법의 표준이 되었으며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작곡과 편곡에 몰두하였다. 그 결실로 클라브생 음악과 여러 장르의 음악으로 유럽 전역에 이름을 떨쳤으며 세련되고 우아한 음악의 진수로 통하게 되었다. 당시 요한 세바스찬 바흐까지도 그의 음악을 옮겨 적을 정도였다. 클라브생 소품들 가운데 대부분의 곡에 〈사랑하는 휘파람새〉, 〈시텔의 종〉같은 시적인 제목을 붙였으며, 어떤 사물이나 인물을 마음에 품고 작곡했다.

클라브생의 차갑고 명확한 음향 속에 섬세하고 다채로운 장식음을 많이 사용한 그의 곡들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기지와 풍자, 우수가 넘치고 있다. 실내악곡에서는 코렐리로 대표되는 이탈리아양식과 륄리의 프랑스양식의 융합을 시도하면서 우아하고 세련된 로코코양식의 표현을 완성하였다.

〈파르나소스산의 코렐리 찬가〉는 예술의 신인 아폴론이 산다는 파르나소스 산에 모셔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코렐리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륄리를 찬미해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코렐리 찬가〉는 6부로, 〈륄리 찬가〉는 9부로 나눠 완성하였다.

〈코렐리 찬가〉 1. 코렐리, 파르나수스 산기슭에서 뮤즈에게 자신을 받아줄 것을 요청하다. 2. 코렐리, 따스한 환대를 받으며 파르나수스에 들어가며 기뻐한다. 3. 코렐리, 히포크레네 샘물을 마시고 여행을 계속하다. 4. 히포크레네 샘물에서 비롯된 코렐리의 열정. 5. 뮤즈가 코렐리를 아폴론에게 데려가다. 6. 코렐리의 감사인사.

〈륄리 찬가〉 샹젤리제의 륄리: 서정의 그림자와 함께. 2. 같은 이를 위한 아리아. 3. 헤르메스가 날아와 아폴론이 샹젤리제에 강림할 것을 알린다. 4. 아폴로의 강림: 파르나수스의 바이올린을 륄리에게 건네다. 5. 륄리와 동시대 음악가들 사이에 소문이 나다. 6. 아름다운 플루트와 바이올린에 대한 이들의 불평. 7. 륄리가 파르나수스로 추방되다. 8. 륄리에 대한 코렐리와 이탈리아 뮤즈들의 환대. 9. 륄리의 아폴론에 대한 감사의 인사.

■들을만한 음반: 장 프랑스와 파이야르(지휘), 장 프랑스와 파이야르 실내앙상블(Erato, 1965); 존 엘리어트 가디너(지휘), 잉글리시 바로크 솔리이스츠(Erato, 1988), 에두아르트 멜쿠스와 고앙상블(Archiv 1970)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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