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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병원에서 '수련현황표 거짓 작성' 압력 받아”
대전협, “병원에서 '수련현황표 거짓 작성' 압력 받아”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4.11.17 12: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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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수련환경 개선’…환자 안전 위해 전공의 처우 개선되어야”

송명제 회장
전공의들이 “병원으로부터 <수련현황표>를 거짓 작성토록 압력 받고 있다”고 폭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송명제)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병원으로부터 <수련현황표>를 거짓 작성하라는 직접적인 압력을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4.5%로 나타난 데 따른 것.

이에 대해 대전협은 “1617명의 전공의들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며, “정부와 병원의 수련규칙 표준 개정 이후 실제 현장에서 바뀐 것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지난 16일 오후2시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 근로시간 제한은 결국 환자 안전과 건강을 위한 일”이라며 “사실 전공의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의료계와 정부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문제”라고 전했다.

전공의들의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전공의 수련규칙 표준안이 개정, 올해 7월부터 주당 8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할 수 없게 되어있고, 각 수련 병원은 개정안에 따른 <수련현황표>를 작성해 보건복지부에 보고해야 하는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수련규칙 표준안 개정 이후 자신의 근무 여건이 나아졌다고 하는 전공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송명제 회장은 “설문조사 실시 결과, 수련환경은 나아진 바가 없고 수련 병원들이 보건복지부에 보고하는 내용은 대부분 거짓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복지부에 보고하도록 작성되고 있는 <수련현황표>가 실제 근무시간과 일치한다는 보고는 23.9% 에 그쳤다”고 역설했다.

또한 송 회장은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 도입을 촉구하며 “아직까지는 어떤 병원에서도 실제로 입원 전담 전문의가 뽑혀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이 개선됐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며 “일선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병원들이 항의하는 전공의들에게 추가 인력을 뽑아 주겠다고 약속한 다음 정작 추가 인력 확보에는 소극적으로 임하며 전공의들의 분노가 가라앉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협은 앞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대해 △수련규칙 표준안 개정 이전 근무시간이 주당 80시간 이상이었다: 76.8% △수련규칙 표준안 개정 이후에도 근무 시간이 동일하다: 81.4% (오히려 늘었다: 8.9%) △병원으로부터 <수련현황표>를 거짓 작성하라는 직접적인 압력을 받았다: 44.5% 등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송명제 회장은 “병원과 정부가 전문의 추가 인력 고용 없이 숫자 조작만 하고 있다”며 “전공의 근무 시간 상한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런 서류작업이 아니라 환자 진료를 위한 추가적인 인력 고용이 필요하다. 정부와 일선 병원들은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입원 전담 전문의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위한 방안 마련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지발언을 위해 참석한 함현석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은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는 국민 건강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정부 차원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조금만 참으면 의사된다’라는 인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의대협도 수련과 교육환경 개선 문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재 경기도전공의협의회장 역시 “수십년간 진보하지 않는 전공의 근무‧수련환경에 회의감이 든다. 열악하고 불규칙한 근무‧수련환경 속에서 환자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며 “환자들은 최고의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해 전공의 처우 개선 문제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원주 세브란스병원 내과 전공의들이 자발적으로 파업에 돌입하는 등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문제와 관련해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송 회장은 “이번에 진행한 익명의 설문조사에서 ‘전공의들은 지금 암행어사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라는 답변이 나왔다”며 “자기 병원에 암행어사라도 보내서 수련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호소하는 전공의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회장‧박상근)와 대한의학회(회장‧김동익)는 전공의 수련제도 발전 및 제도개선 방안 도출을 위해 지난 7월 만나 관련 논의를 이끌어가고 있으며, 환자진료와 수련교육에 있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수련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전한 바 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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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헐 2014-11-19 09:24:22
형사처벌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