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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료를 살려야 한다
[기고]의료를 살려야 한다
  • 의사신문
  • 승인 2014.11.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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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우 <서울시의사회 감사>

박영우 서울시의사회 감사
지금 의료계는 가중되고 있는 어려운 의료현실로 인하여 잘못된 의료제도 전반의 위험성이 더해가고 있으며 그동안 내재된 관료주의적 의료제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제 의료사회 전반은 많은 모순과 왜곡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의료계는 상호불신과 대립으로 심각한 내적 갈등에 빠져있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의료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의료계는 강제지정제로 구속되고 의약분업으로 약화되어 의료인의 직업적 정체성에 많은 혼란을 야기하였고, 의료인격이 파괴되고 의료인의 정당한 권리마저 상실됨으로써 의료계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왜곡화 되었으며, 심각한 내적갈등과 함께 동네의원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으며 전문병원과 대형병원은 편법과 상업화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진료현장은 지나친 관료적 통제에 의해 왜곡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망하지 않기 위한 진료'와 `의료의 암시장화'로 점철되어 있고, 이로 인해 환자와의 치료적 관계에 있어서도 늘상 불신과 갈등이 잠재되어 있어 이러한 불합리와 반가치는 결국 환자에게 손해가 되돌려지게 될 뿐이다.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하며 민법의 기본원칙인 사적자치의 원칙과 계약자유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는 현행 강제지정제에 순응하고 있는 현행 의료계는, 의료계를 지배하고 독점하고 있는 행정 권력에 대해 스톡홀름 증후군에 걸려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여야 한다.

■의료인이 당연 의료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현재 의료계는 의료 주체로서의 지위는 상실한 채 객체에 머물러 있으며 이행보조자의 역할만 할 뿐이며, 의료를 독점하고 있는 행정 권력이 의료 주체의 지위에 군림하고 있다.

의료사회에는 정의와 법치가 없어지고 강제와 비법치가 있을 뿐이며 의료사회의 자치권한은 애초부터 무시되어 왔다.

이에 따라 의료인의 정당한 주장도 늘상 무시되어 왔으며 모든 결론은 항상 권력적으로 매듭지워 지게 된다. 그 모든 것이 식민지화 된 의료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의료인은 단지 피용자의 지위로 전락하였으며 법률상 당연히 요양급여 기관으로 지정되는 강제지정제 하에서 행정 권력의 명령과 지시에 의한 강제만이 있을 뿐이다.

사경제의 주체인 개별의 의료기관을 공공의료에 강제편입한 강제지정제를 통하여 의료의 자율성, 다양성, 재량성을 폐기하고, 보험재정의 국가 관리에 의한 후견적, 권력적 통제를 강화하였으며, 의약분업으로 의사의 조제권을 강제로 빼앗고 의사의 도덕성에 부단히 상처를 입혀 의료계의 힘을 약화시키며 의료를 독점하여 왔다.

이제 의료는 의료인이 주체가 되어야 하고 최소한의 자율권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

■의료사회에 정의와 법치가 있어야 한다.

의료에 관한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독점적 행정권력이 의료단체에 최소한의 자치권한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의료사회에 정의와 법치가 없기 때문이며 이로써 심한 불평등과 불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 체제하에서 행해지고 있는 관료주의 의료체제는 모순과 일탈, 간극의 전형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의료사회에 정의가 있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비록 강제지정제와 관치의료라는 모순과 간극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제 의료사회에는 강제와 비법치가 아닌 자율과 법치, 불균형과 불평등이 아닌 균형과 평등, 무엇보다 정의가 회복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의료사회의 자율권 쟁취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제대로 된 의료계 지도자가 나와야

지금 의료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여러 가지 심각한 내적갈등은 오랫동안 식민지화된 의료계의 각종 어려움을 스스로 해소할 능력이 없음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며 편협된 사고로 대처하여 왔기 때문이라 본다.

자중지란에 빠져있는 현재의 의료계의 능력으로는 의료계의 사회적 영향력을 키우기 힘들뿐 아니라 상호불신과 무관심, 심각한 내적 갈등만 야기 할 뿐이다.

지금의 모든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소통과 화합을 이루어 식민지화된 의료계를 출애급시켜 사회적 영향력을 높힐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열정과 철학, 진정성을 가진 지도자가 반드시 필요한 때이다.

박영우 <서울시의사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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