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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우리 사회에 '아름다운 죽음' 전파에 나섰다
의사들, 우리 사회에 '아름다운 죽음' 전파에 나섰다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4.10.29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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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정오 함춘원에서 '의사, 죽음을 말하다' 출간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아름다운 죽음'에 대해 나눴던 대담을 전하는 3명의 의사들. 좌로부터 유은실 울산의대 병리학교실 교수, 김건열 전 서울의대 호흡기내과 교수, 정현채 서울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웰빙’(Well-being) 만이 화두가 되어 왔던 우리 사회에 ‘웰다잉’(Well-dying)을 전파하기 위해, 용감한 의사들(?)이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담론을 펼쳤다.

터부시 되어 오고 또 예민한 단어인 ‘죽음’을 과감하게 들고 나온 이들은 팔순을 갓 넘긴, 원로 의학자로서 서울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를 역임한 김건열 선생과 그의 제자로 현직 의사중 가장 활발하게 죽음을 연구 및 강의하고 있는 정현채 서울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그리고 기고와 출판 등으로 죽음을 전하고 있는 유은실 울산의대 병리학교실 교수가 그들이다.

죽음 준비를 위한 심도깊은 대담을 가진 이들은 ‘우리가 왜 죽음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그리고 죽음 교육이 얼마나 절실한지’에 대한 자신들의 간절한 마음을 ‘의사들, 죽음을 말하다’<도서출판 북성재 간, 10월6일 출간>라는 제목의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이들은 “죽음을 맞은 사람이 수십 년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인간된 도리이고,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는 길”이라며 “하지만 현실에서는 허겁지겁 죽음에 이르고, 병원에서는 존엄을 찾아볼 수 없는 죽음을 맞는 경우가 너무도 흔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 가족들이 환자의 상태를 숨기는 바람에 환자 스스로 인생을 정리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떠나는 게 현실이지만 적절한 통증 관리를 받으면 의외로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이들은 대담을 통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근사체험'을 비롯 '죽음이후의 삶' '윤회'에 대해 종교적인 차원이 아니라 의학의 발달로 알게 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상세히 설명, 새로운 사실에 대한 강력한 인식 전환과 함께 신비주의에 따른 거부감을 동시에 제공했다.

저자들은 “사후세계는 분명히 존재하는 장엄하고도 장대한 세계다. 죽어서 육신을 벗어나면 진동하는 에너지체로 존재하게 되며 진동 주파수에 따라서 비슷한 곳으로 가게 된다. 즉, 에너지 형태의 사후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강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담집인 ‘의사들, 죽음을 말하다’ 출간 이후 ‘죽음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김건열 선생
첫 걸음으로 지난 22일 서울대병원 함춘회관내 함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사회에 ‘죽음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강력히 호소했다.

그러나 저자들의 바람은 지극히 단순했다.

‘의사들, 죽음을 말하다’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에는 유교 전통이 뿌리 깊이 박혀 심지어 병원에서의 논의조차 터부시 되고 있는 ‘죽음’과 ‘죽어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었다. 특히 ‘왜 죽음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죽음 교육이 얼마나 절실한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또 우리 사회에 의미있는 화두로 부상하기를 강력히 원했다.

이들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는다음과 같았다.

김건열 선생은 “‘사람은 죽음으로 끝나는게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고 죽는 사람과 모르고 죽는 사람 사이에는 임종하는 모습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깨닫게 된 사람은 죽음의 고통이 덜할 것이고 통증 관리를 받는 가운데 평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채 교수는 “죽음학 강의를 들은 한 지인은 장례식장에 갈 때 마다 강의에서 들었던 ‘죽음은 꽉 막힌 돌담 벽이 아니라 열린 문으로서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이라는 이야기를 유족들에게 해주며 위로해 준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는 “암수술을 받은 뒤 요양중인 어떤 지인은 죽음 강의를 들은후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며 “그렇다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세계에서 그리운 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은 즐겁기조차 하다'라는 소감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들이 ‘죽음’이라는 화두를 갖고 나눈 대담은 △의료현장의 죽음 △죽는 순간 △사후 세계 △죽음을 알게됨 등이다. 에필로그로 ‘나는 이렇게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를 덧붙였다.

△의료현장의 죽음의 경우에서는 ‘죽음에 직면한 환자에 대한 의료 논쟁’과 ‘연명치료와 자연사’ ‘안락사와 존엄사 그리고 자연사’ ‘죽어가는 환자의 알 권리’ ‘의료현장에서 보는 죽음의 여러 모습’ ‘죽음의 고통을 줄이는 완화의료’에 대한 대담이 이루어졌다.

△죽음의 순간의 경우에서는 ‘존엄한 죽음’과 ‘근사체험’ ‘삶의 종말 체험’이 세 번째 파트인 △사후 세계의 경우, ‘사후세계에 대한 인식’ ‘의식의 체외이탈’ ‘사후 세계의 체험’ ‘에너지와 윤회’ ‘죽음 이후의 삶’ 등이 다뤄졌다.

그리고 △죽음을 알게 됨의 경우에서는 ‘우리 사회의 죽음에 대한 관점’과 ‘죽음에 관한 법’ ‘죽음을 안다는 것의 의미’ ‘죽음을 알게된 사람들의 삶의 변화’ ‘의사들을 위한 죽음 교육’ ‘이웃나라와 우리나라의 죽음 준비교육’ 등에 대한 대담이 이어졌다.

정현채 교수
김건열 선생은 ‘죽음에 직면한 환자에 대한 의료논쟁’과 관련, “연명치료 환자가 전국에 천여명이 넘는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그런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고 있는지 아무도 이야기 하지 못한다. 환자는 환자대로, 의사는 의사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괴롭고 의료비용은 비용대로 쓰인다”며 “죽음에 직면한 환자에 대한 의사의 대응과 보호자들의 의식이 제대로 정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채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보는 죽음의 여러 모습’과 관련, “비슷한 진단을 받았으나 자기 생을 마무리 하는 과정이 무척 달랐던 환자 두명이 떠오른단”며 “사실을 알리는 순간이 괴롭고 힘들어도 환자에게 병명과 상태를 정확하게 알리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죽음의 고통을 줄이는 완화의료’와 관련,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삶의 질도 좋지 않지만 죽음의 질도 나쁘다”며 “항암제를 많이 쓰는 반면에 통증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마약성 진통제 사용은 외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죽는 순간까지 치료만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끝까지 통증으로 엄청 고생하다가 죽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은실 교수는 “진통제가 죽음을 재촉하는가라는 문제는 결국 죽음의 시기에 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환자나 가족들이 의사와 상의하여 진통제 처방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존엄한 죽음’과 관련, 김건열 선생은 “우리나라 의료 및 의학교육이 너무 치료 지향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의 재고를 지적했다. 이어 김 선생은 “의료진은 치유보다 끝까지 돌봄의 개념으로 임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근치냐 돌봄이냐는 논의가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개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사체험’과 관련, 정 교수는 “죽음을 단지 끝을 의미하는 벽으로 볼 것인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열린 문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죽음의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며 “여기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문이라는 의미는 1970년대부터 임종환자들에 대한 임상연구를 통해 알려진 근사체험 혹은 임사체험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근사체험은 이제 의학의 한 연구분야로 발전하고 있다”며 “‘란셋’이란 의학잡지에 지난 2001년 네덜란드 여러 병원에서 근사체험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기관 연구 결과가 실렸다”고 전했다.

김 선생은 정 교수가 전한 ‘죽음이란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되어 해방되는 것이며 미지의 멋진 여행’이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대해 “인간 육체의 죽음이 ‘다른 형태로의 변환’이라는 이론과 생각에 동의한다”고 동조했다.

유은실 교수
유 교수는 “인간의 의식에 관한 내용은 이해가 쉽지 않다”며 “죽음을 이해하려면 정신, 의식, 영혼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다시 한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후 세계’와 관련, 유은실 교수는 “죽음 이후에 대해 많은 이론과 실제가 있지만 다소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자연과학을 공부한 의사들은 이런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보면 지성인이 죽음에서 더 나아가 사후생을 이야기 하면 이성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사실은 ‘꼭 다루어야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죽음 이후의 삶’과 관련, 정 교수는 “지금까지 나눈 사후세계나 에너지 그리고 윤회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다 그대로 믿으라고 말씀드리지는 않겠다"며 ”다만 조금이라도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꾸준하게 책을 읽어 나가고 자료 검색을 통해 대담에 거론된 내용이 사실인가를 검증해 보면서 공부해 나가길 권한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의 죽음에 대한 관점’과 관련, 유 교수는 “의사사회를 포함해 사회 전반에 걸쳐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현실”이라며 “신문 등 언론에서도 돌아가신 분들이 남긴 좋은 말씀이나 행적을 부고란에 실어주면 좋겠다”는 자신의 바람을 피력했다.

정 교수는 “비교종교학자인 이화여대 최준식 교수에 의하면 우리의 죽음 문화가 지금과 같이 된 것은 유교의 영향이 대단히 크다”며 “조선왕조 600년 동안 내세관이 없는 유교가 지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진단했다.

‘사전의료의향서’의 전신인 ‘사전의료지시서’ 양식을 국내 처음 도입한 김 선생은 최근 사전의료의향서에 대한 관심 증대와 관련, “지난 2010년11월 개최된 한국죽음학회 주최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에서는 사전의료의향서와 사전의료지시서 두가지 명칭을 모두 사용키로 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의사들을 위한 죽음 교육’과 관련, 유 교수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우리들의 동료와 후배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했으면 한다”며 죽음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제 경우에는 의대를 다니면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기억이 없고 당연히 교육을 받은 것이 전혀 없다. 의대 졸업후 3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의대 교과과정을 살펴봐도 죽음에 관한 강의가 10시간을 넘는 대학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교수는 “말기암 환자에 대해 인공호흡기 같은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끝까지 집착하는 것은 의사 자신이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가 있다”며 “”환자가 죽는 것을 의사 자신의 패배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죽음 자체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선생은 “환자를 치료하다 사망하는 단계가 되면 의료의 실패로 생각해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의사들의 일반적인 태도”라며 “질병과 마찬가지로 죽음도 치료해야 하는 현상으로 보기보다는 돌보고 관리해야 하는 한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개념의 변화를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국내 의대에서 최근 죽음교육을 가장 많이 한 곳은 2013년 울산의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유은실 교수가 학장에게 건의해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특강형식으로 제가 10시간을 강의했다.”며 “의대 집행부가 바뀐 2014년에도 계속 강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정 교수는 “이화여대 의전원에서는 3-4년전부터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임종기 환자 보살피기’를 1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조선대학교에서는 순환기내과 장경식 교수가 몇 년전부터 ‘영화속의 생명 이야기’ 강좌를 열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교과과정의 신설에 따르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난관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자살 예방’과 관련, 김 선생은 “죽음 교육이 자살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아주 어려서부터 죽을 때 까지 지속되는 죽음교육의 기본 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동감을 나타내고 “‘죽음으로써 모든게 끝나는 것이 절대 아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게 자살예방교육의 핵심이다. 죽음 교육은 초등학교 때부터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의 죽음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웃나라와 우리나라의 죽음준비교육’과 관련, 정 교수는 “일본에서는 존엄사협회 회원이 12만명을 넘어서는 등 죽음 문화가 우리나라 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분들이 죽음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죽음준비교육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는 단체는 지난 1991년 창립된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라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05년 창립된 한국죽음학회는 꾸준히 춘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해 왔으며 2010년 ‘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과 2013년 ‘죽음맞이’를 펴낸 후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다학제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일에 주력해 오고 있다“고 활동상을 소개했다.

‘죽음에 대한 강의 요청’과 관련, 정 교수는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지난 6월 현재 220회 정도 죽음학 강의를 했다. 청중은 2명에서부터 900명 까지 다양했다.”며 “강의를 시작할 즈음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종종 접했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왜 그리 죽음에 천착하느냐’ ‘의사를 그만두고 장의사가 되려고 하느냐’는 등 빈정거림을 들은 적도 있다”고 초창기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음을 전했다.

정 교수는 “제가 바라는 바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죽음 문화가 성숙해져서 더는 강의를 다닐 일이 없어졌으면 하는 것”이라며 “죽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죽음 준비교육의 확산을 통해 제 자신 뿐만 아니라 제 가족과 주위의 지인들 모두가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라는 2005년 한국죽음학회의 창립 당시 표어 같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실천에 옮기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

대담의 마지막인 에필로그 ‘나는 이렇게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에서 이들 3명의 의사들은 비교적 담담하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음을 말했다.

김건열 선생은 “언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사람들에게 부담과 고통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존엄스럽게 끝을 맺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사전의료의향서도 일찌감치 써놓고 별도로 유언과 관련해 메모리칩에 내용을 저장하고 또 가족들에게도 알려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현채 교수는 “소중한 연구자료들은 의학박물관에 정기적으로 기증, 현재 병원 9층에 있는 제 연구실에는 남아있는 책이나 물건이 거의 없다”며 “정년퇴임이 5년 넘게 남았지만 언제라도 떠날 수 있도록 계속 정리작업중”이라고 밝혔다.

또 정 교수는 “우리 육체는 죽으면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고 우리 영혼은 다른 차원으로 건너간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는 장례방식을 해양장으로 선택했다”며 “두 딸들에게는 우리 부부 기일에는 제사 지내지 말고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살던 때를 이야기하고 기념하라고 얘기해 놓았다”고 말했다.

유은실 교수는 “그동안 미루던 사전의료의향서를 쓰기는 했습니다만 아직 식구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채 책상 머리맡에 두고 있다”며 “가족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죽음은 꽉 막힌 돌담이 아니라 열린 문을 통해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이라는 인식을 받아들이면서 죽음 준비를 시작, 죽음을 또 다른 삶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며 대담을 마무리했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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