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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부는 인문학 열풍, 현 주소는?
의료계에 부는 인문학 열풍, 현 주소는?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4.10.2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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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기자
○…수년전부터 의료계를 비롯 사회 전 분야에 인문학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인문학의 필요성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사회적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의료계는 일부 의사들의 일탈 행각으로 각종 불미스런 사고가 연이어 발생, 사회적 논란이 되자 이의 탈출구로써 `인문학을 통한 자기정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모두가 다 알고 있을 듯한 인문학. 그러나 알고 보면 모르고 있는 인문학. 한국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인문학'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하는 학문'이다.

○…의료계가 인문학을 갈구하게 된 것은 바로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즉, `이해와 소통의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성장 위주의 방향성만 가졌던 의료계가 지금부터는 인간 내면도 살펴 질적·양적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균형이 맞춰질 때 의료계에 대한, 의사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는 향상되고 의료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앞서 인문학의 유용성은 `이해와 소통'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의료계 뿐만 아니라 전 사회가 인문학을 강력히 요구하게 된 것은 국가 발전에 따른 성장통 때문인지도 모른다.

의료계 역시 그동안 선진국의 모범사례를 줄곧 벤치마킹만 하면 만사가 다 오케이였다. 그러나 벤치마킹의 시대가 지나고 선두가 되어 `훌륭한 리더쉽'을 발휘해야 하는 지금, 기존의 벤치마킹식 리더쉽으로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가 없게된 것이다.

인문학은 이런 곤경에 빠진 우리에게 이해와 소통을 매개로 한 `현실적 난제에 대한 답'과 가늠키 어려운 `미래 방향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주고 있다. 바로 인문학 열풍의 진원이다.

○…그러나 취재 현장에서는 거대한 화두로 회자되고 있는 `인문학'의 빈약한 상태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의대 교육에서 인문학 강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은 철저한 내부 커리큘럼의 벽(?)에 의해 늘 좌절되는 듯 하다. 또 인문학의 핵심인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슬로우 메디신'은 성과 위주의 `패스트 메디신'에 의해 배척당하고 있다.

의료계를 비롯 전 사회는 진정 `인문학'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박제된 공룡처럼, 구호 제창으로만 만족하는 것인가.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 있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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