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르지흐 스메타나 서곡 〈팔려간 신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서곡 〈팔려간 신부〉
  • 의사신문
  • 승인 2014.10.2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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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286〉

■보헤미아 정서와 서민적 향토색이 풍부

스메타나의 대표적인 오페라 〈팔려간 신부〉는 그의 두 번째 작품으로 스메타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보헤미아 특유의 정서와 선율로 향토적인 민속무곡을 재치 있게 살렸고 야성적인 농민들의 꾸밈새 없는 열광이 즐겁기 만한 작품으로 체코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걸작이다.

희가극이 지닌 웃음, 재미, 활력, 교훈 등을 이만큼 잘 녹여낸 오페라도 드물다. 이후 체코의 국민 가극은 드보르작의 〈루살카〉와 야나체크의 〈영리한 새끼 암여우〉 등으로 그 계보가 이어지게 된다. 베를리오즈, 슈만, 리스트에게 영향을 받은 스메타나의 음악세계는 초기에는 슈만과 리스트의 영향으로 낭만적인 색채가 강하였으나 점차 슈만의 풍부한 화성과 함께 보헤미안 선율을 더해 스메타나 특유의 보헤미아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1859년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와의 전쟁에서 패하자 소수민족탄압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국민문화건설의 기운이 점차 높아져 프라하를 중심으로 민족예술부흥의 운동이 시작되어 새로운 희망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당시 스웨덴에서 활동하던 스메타나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조의 억압아래 있던 조국을 위해 음악을 통한 민족주의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조국의 소식을 듣고 1861년 귀국하여 프라하에서 민족주의 문인들과 손을 잡고 국민 오페라 창작운동을 일으키게 된다. 보헤미아 음악의 창설자로서 체코음악계를 이끌어 민족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고, 1862년 세워진 프라하 국립 가극장을 위해 작곡한 오페라 〈팔려간 신부〉의 초연이 성공을 거두면서 같은 해 이 극장의 수석지휘자가 된다.

그러나 당시 민족주의 음악가들은 〈팔려간 신부〉가 모차르트의 곡처럼 너무 유쾌하다며 비난을 하자 스메타나는 “국민주의 음악은 민요의 리듬과 선율을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창조되지 않는다”며 반박을 했다. 훗날 50세에 귓병으로 청력을 상실하자 지휘자를 사임하고 속세를 떠나 산속으로 들어가면서 그의 결혼생활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2년 후 현악사중주 제1번 〈나의 생애로부터〉를 발표하게 되는데 악장별로 기쁨, 정열, 격정, 회상 등을 체코 선율로 그리면서 스메타나 자신의 일생동안의 사랑을 표현한 걸작이다. 점점 그의 귀는 점차 들리지 않게 되는 와중에 그의 연작시 〈나의 조국〉 전곡이 연주되었고 60세에는 정신착란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지만 그의 부인은 면회조차 오지 않고 홀로 외로이 병실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팔려간 신부〉는 카렐 사비나의 체코어 대본에 의한 전3막 코믹 오페라로 최근에는 카르베크의 독일어 버전 대본으로 많이 상연하고 있다. 무대는 1860년대 보헤미아 농촌이다.

서곡 Vivacissimo. 재기발랄하고 유쾌하게 진행하는 선율로 이 오페라에 등장하는 춤곡 선율이 간간히 배합되어 있어 국민주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 서곡은 극적이면서 코믹한 분위기를 고조시켜 이 서곡만 별도로 자주 연주되고 있다. 오페라 줄거리를 보면 이 유별난 제목이 이해가 된다. 봄의 성별식 축제일에 마을 사람들이 서로 기쁨을 나누고 있지만 농부의 딸 마르젠카는 우울하다.

그녀는 떠돌이 애인 예닉과 결혼하고자 하나 부모들은 빚을 지고 있는 농장주 미하의 아들 바젝과 결혼시키려 한다. 미하에게는 원래 아들이 둘 있다. 전처소생의 예닉과 후처 소생의 바젝이 있는데 예닉은 계모의 핍박을 못 견뎌 오래 전 가출을 하였다. 반면 바젝은 말더듬이에다 지능이 모자란다. 중매인 케샬은 바젝과 마르젠카를 짝 지우려고 한다.

예닉은 아무도 자신의 정체를 모른다는 사실을 교묘히 이용하여 기상천외한 혼인계약서를 작성케 한다. 첫째, 마르젠카는 미하의 아들과 결혼한다. 둘째, 마르젠카는 결혼 상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셋째, 결혼과 동시에 마르젠카 부모의 미하에 대한 채무는 면제된다. 넷째, 혼인계약서대로 성사되면 케샬은 예닉에게 3백 길덴을 지불한다.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예닉은 애인 마르젠카를 3백 길덴에 팔아넘기려는 악한인 척한다. 얼마 후 예크가 행방불명된 미하의 아들임이 밝혀지고 바젝은 신랑으로 자격미달이 확인되면서 예닉과 마르젠카는 축복 속에 결혼한다. 이런 내용의 배경으로 인해 제목이 〈팔려간 신부〉가 된 것이다.

■들을만한 음반: 즈데넥 코슐러(지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Supraphon, 1981]; 라파엘 쿠벨릭(지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Testament, 1975]; 조지 셀(지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CBS, 1963]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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