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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아플때 척추수술 우선(?)…무조건적인 척추수술 지양해야
허리아플때 척추수술 우선(?)…무조건적인 척추수술 지양해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4.09.1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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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증학회, 척추수술에 만족하는 환자 23%에 그쳐, 75%는 재수술 의향 없어

최근 척추수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척추수술에 만족하는 환자 2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조건적인 척추수술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통증학회(회장·신근만)가 지난 16일 프라자호텔에서 ‘제4회 통증의 날’ 캠페인을 맞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주요수술통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학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척추수술인원 및 수술건수는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각각 84%, 86% 증가하며, 연평균 12%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척추수술 청구건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청구된 척추수술건수 98만건 가운데, 조정된 건수가 12만 9000건에 달해 13.2%의 조정률을 보이며, 척추수술 10건 중 최소 1건 이상은 과잉수술을 의심할 수 있었다.

특히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병원의 척추수술 조정률은 18.7%로 나타나 전체 척추수술 조정률에 비해 더욱 높은 수준이었으며 전체 청구건수의 60% 이상이 조정된 병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지정한 병원에서 무리한 척추수술이 더 빈번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통증학회가 실제 환자들의 통증치료 행태 및 척추수술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2개월 간 서울 및 수도권 소재 12개 대학병원의 마취통증의학과를 찾은 환자 1,3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별이나 연령이 관계 없이 환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통증 부위는 ‘척추’(약 5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약 62%는 ‘1년 이상’ 장기간 통증을 경험했지만, 전체의 약 38%는 최초로 통증을 느낀 후, 적어도 ‘1년 이상’ 지나서야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취통증의학과를 방문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환자들이 경험하는 통증의 정도 역시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통증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마취통증의학과에 방문하여 적절하게 통증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 척추통증을 경험한 환자 709명 가운데 약 20%는 과거 척추수술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약 76%의 환자가 요추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35%) 또는 척추관협착증(40.6%)으로 인해 수술을 경험하고 있었다. 

척추수술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통증’(약 57%)이었으며, 팔이나 다리에 마비증세가 있는 등 실제 적응증에 따라 수술을 경험한 환자는 약 18%에 불과했다.

척추수술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환자의 약 23%만이 척추수술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75%의 환자는 향후 재수술 의향이 없었다.

아울러, 척추수술을 경험한 환자의 삶의 질(평균 3.17점) 또한 그렇지 않은 환자(평균 2.52점)에 비해 유의하게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재항 홍보이사는 “환자들은 대부분 통증 때문에 척추수술을 받지만 실제로 통증이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이번 조사 결과 척추수술이 실제 환자에게 제공하는 혜택 역시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대한통증학회가 대표적인 척추질환인 요추 추간판탈출증(디스크)에 대한 비수술 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거대 디스크를 가지고 있으며, 운동신경의 손상이 없는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9개월 동안 보존적 통증치료를 지속하며 경과를 관찰한 결과 25명의 환자에서 디스크의 크기가 평균 59%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심 이사는 “척추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 경우는 2~3개월간 비수술적 치료로도 통증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경우, 팔이나 다리 등 신체 기관에 마비가 발생하는 경우, 성기능 장애 또는 배뇨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로 이외의 경우에는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심 이사는 “수술은 그 자체로 기관의 퇴행을 촉진하고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등 그 자체로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수술을 지양하고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을 관리하면서 질환을 치료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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