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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고 한증엽 원장 돕기' 성금 모금에 나선다
서울시의사회, '고 한증엽 원장 돕기' 성금 모금에 나선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4.08.28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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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부녀 구하고 떠난 의사에 애도 물결

최근 계곡에 빠진 부녀를 구하고 자신은 목숨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한 광진구 한아름미소의원 한증엽 원장에 대한 애도물결이 의료계는 물론 전 국민적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한증엽 원장의 사고가 언론에 보도되자 인터넷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전국민이 한증엽 원장의 죽음에 안타까워하며 명복을 비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한증엽 원장의 가족과 의료계 일각에서는 한 원장의 의로운 일을 기리기 위한 ‘의사자 신청’을 추진 중에 있으며 서울특별시의사회는 한증엽 원장을 위한 ‘성금모금’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한증엽씨 죽음 애도위해 성금모금’ 진행

서울특별시의사회 임수흠 회장은 지난 26일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증엽 원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달했다.

임수흠 회장은 타인을 위해 의롭게 사망한 한증엽 원장의 명예로운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서울시의사회 차원의 ‘성금모금’을 시작할 예정이다.

임수흠 회장은 25개 각구 의사회회장들은 물론 2만여 회원들이 한증엽 원장을 기리는 성금모금에 적극 참여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 원장 가족 ‘의사자’ 지정 신청

한 원장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기 위한 '의사자' 청원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증엽씨의 유족이 한씨를 의사자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한증엽 원장 유족은 최근 서울 중구청을 통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 및 SNS도 한 원장을 ‘의사자’로 선정되도록 뜻을 같이 하고 싶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의사자로 선정된 고인의 유족에게는 의사자 증서와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주어진다. 의사자의 시신은 국립묘지에 안장 및 이장이 가능하다.

우리 입학동기 한증엽을 기리며…동기 추모글

고 한증엽 원장의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한양대 의대 동문회 카페엔 박영환 의대 동문이 ‘우리 입학동기 한증엽을 기리며...“라는 추모의 글을 올려 마음을 울렸다.

“세월의 거대한 물살 앞에 장사는 없었다. 여태 살아오면서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한 의인은 거센 급류의 앞만 봤지, 만류하는 일행들의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곡에 빠진 부녀를 살려놓고 갔구나”

“한증엽.그 이름 석자는 내게 떠돌이별이나 행성이 아닌 항성 같은 별이 되었네. 장례식장에서 너의 영정을 봤을 때, “영환아! 너 왜 이제 왔냐? 나를 지켜주지도 않고..”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 서려있어 난 잠시 고개를 들지를 못했다"

"슬프다. 뭐가 급해서 물 따라 먼저 갔냐? 이눔아! 무슨 사연이 있길래 수영동호회 필명을 천둥번개로 정했나? 이눔아! 다시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증엽아! 이 한 많은 세상, 뒤도 돌아보지 말고 미련없이 잘 가거라"

딸 같은 아이 ‘살려달라’ 소리 뿌리치지 못한 그.

사고는 지난 24일 발생했다. 이날 한증엽 원장은 수영동호회 회원 약 10명과 강원도 내설악 ‘아침가리’ 계곡을 찾았다.

한증엽 원장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계곡에 빠진 부녀를 발견했다. 그는 폭포 2m 깊이의 연못에 가족여행을 왔다 물에 빠져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치는 정모 부녀의 소리를 지나칠 수 없었다.

아마도 한 원장은 10여년간 매일 새벽 수영을 할 정도로 수영을 즐겼던 터라 수영에 자신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중학생인 자신의 딸 또래가 급류에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고 뿌리칠 수 없었을 것이다.

한증엽 원장은 주변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들어가서 구해야 해"라고 말하고는 곧바로 뛰어들었다. 한씨는 정양과 그의 아버지를 물 밖으로 밀어올려 구해냈지만 정작 본인은 거센 물살에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강원도소방대원들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40대 남성과 10대 여성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이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50대 남성은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한양대 의대 13회 졸업생인 한씨의 영결식은 모교인 한양대병원에서 거행됐으며 유족으로는 부인(51)과 중학생 딸(14)이 있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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