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막은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 치열하게 달리는 레이스와 같다. 학창시절에도 사회에 나와서도 항상 숫자로 능력이 표기되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숫자를 받기 위해 정신없이 뛰었다. 그러나 고은 시인은 ‘내려올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라고 적었다.
인생 2막, 터닝포인트를 준비하라
▶ 생활 유지가 아닌 즐거움을 유지할 일을 찾아라.
▶ 즐거운 일에서 경쟁력을 갖춰라. 최소 3년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
▶ 현역 시절의 명함은 잊어라. 겸손한 것은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 경쟁의 스트레스를 벗어나려면 연금 준비는 필수다.
인생 2막 여유 만드는 세 가지
많은 사람이 인생 2막을 준비할 때 재정적인 것을 고려한다. 때문에 금융권에서 권하는 연금상품에 관심이 많다. 물론 개인연금은 중요하다. 그러나 개인연금이 다가 아니다. 국가에서 보장하는 국민연금, 회사원이라면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도 중요하다. 따라서 은퇴 자금을 고려할 때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치고, 현재 생활비 수준을 고려해 은퇴 이후의 생활비를 책정해야 한다.
실례로 국민연금은 월별로 자기 소득의 9%를 내면 2028년부터 40%의 소득대체율을 보장한다. 물가상승에 따라 국민연금 수령액도 증가하며, 회사에서 절반은 부담한다. 따라서 직장인이라면 국민연금을 절대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영업자의 경우도 국민연금을 적극 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퇴직연금도 중요하다. 퇴직연금은 과거 퇴직금이 연금형태로 전환된 것이다. 얼마 전까지 대부분 기업은 퇴직금을 중간정산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중간정산하면 비용이 절감된다. 그러나 근로자의 입장에서 퇴직금은 최대한 늦게 받을수록 좋다. 때문에 정부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지 못하도록 했고, 이를 퇴직연금으로 전환해 노후에 수령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이로써 근로자는 퇴직금을 계속 투자할 수 있어 노후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을 준비하면 기본적인 생활은 안정될 수 있다. 그다음에는 행복을 찾아야 한다.
인생 1막이 끝나고 난 뒤…‘노숙자, 알고 보니 50억 부자’라는 기사가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그 노숙자의 사연을 들어보면 이렇다. 자신의 허름한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했다. 처음에 경찰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찾은 가방에는 500만 원가량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그 돈의 출처를 물었다. 그 노숙자 명의로 은행에 50억 원가량의 현금이 있었고, 이자만 매월 1,000만 원 이상을 받고 있었다. 조사결과 사실은 이랬다.
젊은 시절 부모님의 재산을 물려받은 후 사업을 하기도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변변한 직업 없이 지냈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 물론 집도 사지 않았다. 세상살이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호텔 생활도 감옥과 같이 느껴졌다. 노숙이 제일 편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사연을 읽고 인생 2막, 터닝포인트를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의 재미다. 재미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와인이든,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면 된다.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을 찾았으면, 약간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좋다. 50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면 재정적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낮아질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렇게 한다면 인생 2막 또는, 터닝포인트 준비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화려한 인생 1막은 끝난다. 더욱 화려한 2막을 위해 터닝포인트를 준비해야 한다. 2막이 행복하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나를 위해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준비가 철저하면 철저할수록 인생 2막, 3막, 4막은 더욱 유쾌해질 것이다.
양정숙 <종합자산관리법인 L자산관리본부(주) >
재테크칼럼을 연재중인 칼럼니스트 양정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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