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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우즈벡 `선천선 소이증' 환아에 귀 선물
강남세브란스병원, 우즈벡 `선천선 소이증' 환아에 귀 선물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4.08.25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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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에게 새 희망 선사 활짝 웃음 짓는 모습에 큰 보람”

우즈베키스탄 소녀 무하밭의 수술 전 진료 모습.
또렷한 쌍꺼풀에 귀여운 미소를 지녔으며 영어 과목을 좋아하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즐긴다는 12세 우즈베키스탄 소녀 무하밭 후다이베르게노바(Khudaybergenova Muxabbat 이하 무하밭).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온 소녀의 오른쪽 귀는 항상 머리카락 속에 감춰져있었고, 가족과 무하밭 자신에겐 가슴에 올라앉은 커다란 돌덩이 같은 존재로 12년 동안 따라다녔다.

무하밭의 오른쪽 귀는 태어날 때부터 귓바퀴와 귓구멍이 발육되지 않고 귀가 흔적만 남아있는 `선천성 소이증'.

무하밭이 어렸을 때 우즈베키스탄의 병원을 찾았으나 당장 해줄 수 없기에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에 찾아오라는 이야기만 들었으며,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상 정기적 검사를 받고 수술에 대한 계획을 세울 여력조차 없이 무하밭의 오른쪽 귀는 머리카락에 가려 점점 잊혀져가고 있었다.

절망에 빠진 무하밭에게 반가운 단비처럼 소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여름, 우즈베키스탄의 카라칼팍스탄 누스크 지역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던 박진석성형외과의원 박진석 원장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진료를 받게 된 것.

박 원장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선천성 소이증'을 치료하기 쉽지 않음을 알고 한국으로의 이송을 생각했으며, 해당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지닌 강남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윤인식 교수에게 소녀를 연결해줬다.


12년간 온가족의 아픔이던 우즈벡 소이증 환아 무하밭양에게
강남세브란스 1% 나눔기금·진흥원 지원 통해 무료 수술 펼쳐


12년을 이어온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찾았지만, 대한민국을 찾아 수술을 받는 과정은 너무나 길고 어려웠다. 우즈베키스탄 호젤리시의 국립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홀로 무하밭을 포함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 나지굴(Ataniyazova Nazigul)씨의 한 달 수입은 고작 미화 145달러 수준.

변변한 집도 없어 언니 집을 함께 사용하는 형편인지라 선뜻 한국에서의 수술과 치료를 결정할 수 없어, 하루하루 가슴만 태우며 지내고 있었다.

무하밭 소녀의 오른귀를 책임지기로 약속한 윤인식 교수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였다.

백방으로 방안을 살피던 윤 교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의 도움으로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나눔의료사업'에 무하밭 소녀의 지원을 요청했고, 지난 5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

내친 김에 윤 교수는 병원 측에 무하밭 소녀의 수술 및 치료비 지원을 요청하여 `강남세브란스병원 1% 나눔기금'의 도움을 받아 무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이병석 원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인류를 질병으로 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사명의식을 발현하는 좋은 기회라 판단하여 흔쾌히 무하밭 소녀의 치료에 도움을 주기로 결정했다.

윤인식 교수는 “어린 소녀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힘써주신 보건사업진흥원과 병원측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처음엔 힘든 표정을 짓던 무하밭이 수술 후 활짝 웃음 짓는 모습을 보면서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 내후년 즈음엔 우즈베키스탄 현지로 건너가 만들어준 귀의 모양을 조금 다듬는 2차 수술을 시행 할 계획을 같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한 “해외에 거주하는 소이증 환자들이 치료에 관한 문의를 많이 해오는데, 여러 단계의 수술절차 때문에 선뜻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들었다. 이번 나눔의료 사업이 널리 알려져 마음의 고통을 받는 환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무하밭 소녀는 지난달 24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마련하는 `환송회' 행사를 치렀으며, 25일 기쁜 마음을 가득 안고 고향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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