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20:31 (목)
"가공식품 영양표시 꼼꼼히 챙겨도 식습관에는 변화없다"
"가공식품 영양표시 꼼꼼히 챙겨도 식습관에는 변화없다"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4.08.18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승원 교수
가공 식품에 표기되어 있는 영양 표시를 잘 읽고 관찰하는 것과 실제 건강한 식습관의 유지와는 별 상관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 흥미를 끌고 있다.

즉, 일반인들은 짜게 먹는 것이 건강에 나쁘고 칼슘을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양표시를 읽는 사람과 안 읽는 사람 간의 나트륨 섭취량가 별차이 없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팀은 2008-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통해 영양 표시 이용과 실제 영양소 섭취의 관련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가정의학회지’에 발표했다.

오 교수팀은 “연구 결과, 가공식품을 고를 때 영양 표시를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 사이에 나트륨 섭취량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칼슘의 경우, 남성에서는 영양 표시를 읽는 사람의 섭취량이 다소 높았지만 일반적으로 골다공증 환자가 더 많은 여성에서는 오히려 이와 같은 차이가 없었다. 기타 비타민A와 비타민C, 레티놀, 카로틴, 섬유질 등의 영양소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영양 표시는 식품의 1회 제공량 당 들어있는 영양소의 함량과 영양 섭취 기준에 대한 비율로 구성된다.

오 교수팀은 "영양 표시를 이용하는 사람은 대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으므로 영양 표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칼슘과 같이 유익한 영양소는 많이, 나트륨과 같이 과잉 섭취가 문제되는 영양소는 적게 섭취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는 달랐다."며 의외의 연구결과를 밝혔다.

한국인의 식습관에서 나트륨 과잉과 칼슘 부족은 주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나트륨 섭취는 4.9g으로 권장 기준인 2g을 두 배 이상 넘었으며 칼슘의 경우, 약 700mg 섭취를 권장하지만 실제 섭취량은 70%대에 불과하다.

오 교수팀은 "짜게 먹는 것이 건강에 나쁘고 칼슘을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흔히 알고 있다. 하지만 평소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스로 싱겁게 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실제 나트륨 섭취량을 계산해보면 국민 평균 섭취량을 넘어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영양 표시를 챙겨 읽는 사람들은 교육 수준과 소득 수준이 높았지만, 그럼에도 실제 나트륨, 칼슘 섭취량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었다."며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또한 오 교수팀은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으론 나트륨이나 칼슘과 같이 한국인에게 취약한 영양소 섭취를 개선시키기 어렵다. 보다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교수팀은 “최근 미국의 경우, 그 동안의 연구 결과를 반영해 영양 표시에 포함되는 영양소와 표현 방식을 가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경했다”며 “우리도 현재의 영양 표시 제도를 실제 국민 건강 향상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