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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인생 13년 - 마라톤 완주 300회
마라톤 인생 13년 - 마라톤 완주 300회
  • 의사신문
  • 승인 2014.08.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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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 <연세의대 명예교수, 동방사회복지회 어린이사랑의원장>

이재승 연세의대 명예교수
“뛰면 뛸수록 마라톤 매력에 빠져 총 3만km 달려”

교수생활 10년까지는 가끔 하는 테니스 외에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1986년, 43세부터 약해진 건강을 위하여 산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이후로 국내의 산은 물론 외국의 산까지 시간이 나는 대로 열심히 산을 찾아 다녔다. 산행 16년이 되던 2001년(58세), 주위의 권유로 마라톤을 시작하였고 1년에 1회로 시작하여 횟수가 점차 늘어나더니 정년퇴임 후 최근 몇 년은 토요일, 일요일에 대회에 참가하여 연간 40∼50회를 완주하였고, 금년 2월 9일 마라톤(49.195km) 완주 300회를 달성하였다. 이제는 매주 1회는 완주해야 다음 한 주를 몸 가뿐히 지낸다.

마라톤을 시작한 이듬해 2002년부터 울트라마라톤을 시작함으로써 마라톤과 울트라마라톤을 병행했으며 여전히 산행 또한 계속하여 왔다. 교육, 연구, 진료, 소아과학회장, 신장학회장, 소아신장학회장, 의학한림원 분회장, 동방사회복지회 원장, 기타 봉사활동 등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건강 유지를 위하여 꾸준히 운동을 계속하여 왔다.

지방의 마라톤 대회에는 토요일 오후 집사람과 둘이서 스타렉스 자가용으로 대회장으로 가서 차 안에서 자고 오전 대회에 참가하고 오후에 집에 돌아오곤 하였다. 서울 시내의 모임에는 달려서 가는 것을 습관화하여 한강변을 따라 달려서 가곤 하였다. 집에서 가까운 연세대학교 뒷산 모악산을 연습 장소로 하여 수없이 달렸었다. 외국의 국제학회에 논문 발표를 위하여 참석할 때에도 마라톤 가방은 꼭 챙겨갔으며, 호텔 주위의 공원이나 강변 또는 바닷가를 새벽5시부터 또는 저녁식사 전에 한 두시간씩 달리곤 하였다.

보스톤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 2004년 여름 내내 한강변을 달리며 10kg 가까이 체중을 줄이면서 연령군 참가자격기록을 얻었으나 이듬해 대회 두 달 전에 위암으로 위절제 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나의 마라톤 최고기록은 64세 때 이룬 3시간 45분 27초이며, 울트라마라톤 기록은 63세 때 한반도 횡단 308km완주, 66세 때 한반도 종단 622km중 400km까지 달린 기록이다.

65세 때 4일 연속 풀코스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았던 4연풀도 기억한다. 63세 때 LA마라톤에 참가하였고 5년 연령군에서 15등으로 신문에 이름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62세 때 109회 보스톤 대회에서는 일명 “심장파열의 언덕”을 쉬지 않고 달렸으나 내리막에서 다리에 쥐가 나 생각보다 3분 늦은 4:03:18으로 기록에 아쉬움이 있었다.

현재 소속된 마라톤클럽은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2005년∼), 한국마라톤협회 자문위원(2007년∼), 한국울트라마라톤연맹 서울강북지맹 회장(2008∼2013년), 국제마라톤클럽·코리아 창립회장(2011년∼), 칠순마라톤클럽 회원(2013년∼). 대한생활체육연맹 부회장(2014년∼)이다.

2001년부터 2014년 2월 9일 마라톤완주 300회 달성까지 연도별로 (1)마라톤 완주횟수(외국마라톤), (2)울트라마라톤, (3)외국산행, (4)외국국제학회 도시로 요약하였다.

△2001년: (1)1회, 조선일보춘천 4:31:22, (3)말레이시아 키나바루 4101m, (4)미국 시애틀

△2002년: (1)1회, 서울 4:15:27, (2)서울 63km 7:02:48, (3)Everest BC 5400m, 깔라빠타르 5550m, (4)덴마크 코펜하겐, 홍콩

△2003년: (1)2회, (2)서울 100km 11:54:01, (3)킬리만자로 정상 Uhuru Peak 5895m, 히말라야 좀솜서키트 푼힐전망대 3210m. (4)독일 베를린

△2004년: (1)8회, (3)말레이시아 키나바루 4101m, 페루안데스 Punta Union 4750m, Machu Picchu 2280m, Huayna Picchu 2720m, Everest BC 5400m, 깔라빠타르 5550m, (4)포루투칼 리스본, 오스트레일리아 아델레이드

△2005년: (1)10회(이브스키, 금강산, 보스톤, 후쿠지야마), (2)충주호 100mile 24:52, (3)안나푸르나 BC 4800m, (4)터키 이스탄불 2회, 일본 도쿄 2회

△2006년: (1)19회(로스엔젤레스), (2)서울 남산 100km 13:17, 한반도 횡단 308km 61:54, (3)말레이시아 키나바루 4101m, 히말라야 아일랜드 피크 6189m, (4)영국 글라스고우, 이탈리아 파레르모, 일본 요코하마

△2007년: (1)17회(도쿄), (2)한강일주 100km 13:03:39, (3)한국에베레스트 실버원정대 대원 베르그슈른트 7000m, (4)그리스 아테네, 헝가리 부다페스트

△2008년: (1)37회(이브스키, 워싱턴, 뉴욕), (2)제주 100km 14:40, 서울 100mile 26:22, (4)프랑스 리용

△2009년: (1)16회(압록강, 마카오), (2)전주 100km 13:30, 한국종단 400km 90:00

△2010년: (1)39회(샌디에고, 아오시마), (2)유성온천 100km 14:17:53

△2011년: (1)50회(아오시마), (2)청남대 100km 14:10

△2012년: (1)41회(상해), (2)서울-전주 260km 49:00

△2013년: (1)50회, 서울동아마라톤 11회 완주, 조선일보춘천마라톤 10회 완주(명예의 전당 입성), (2)부산비치 100km 15:08, 천진암 100km 13:58:38, 광주 빛고을 100km 13:50:25, 지리산화대종주 46km 15:30

△2014년: (1)9회, -마라톤 300회 완주-

그동안 대회에 참가하여 달린 km 수보다는 평소 연습으로 달린 km수가 더 많을 것으로 계산한다면 족히 3만km는 달렸을 것 같다. 지구의 둘레는 4만192km이다.

그간 부상으로는 발이 걸려서 넘어져 무릎을 다친 적이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두 번 있었지만 그 외 부상은 없었으며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산에 다닐 때와 마찬가지로 달릴 때에도 발에 눈이 있는 것 같다.

경험상 마라톤이 산행과 비슷한 데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라톤은 국내산행과 울트라마라톤은 고산병이 생길 수 있는 해외 고산 원정산행과 비교하곤 한다.

산행을 즐겨하듯 기록에 연연해하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건강을 위한 운동으로 아마추어 마라톤을 즐겨 하고 있다. 절찬리에 잘 해오던 세브란스 마라톤대회가 중단된 것을 안타까워한다. 다시 대회를 했으면 한다.

이 시점에서 그동안 달리면서 생각했던 몇 가지를 메모해 본다.

△단 몇 km도 달려보지 않은 문외한들은 하나같이 먼저 마라톤기록부터 물어본다. 산에 다닌다고 하면 자일 타느냐고 묻듯이.

△기본을 준비한 후에 마라톤을 시작하자. 마라톤의 기본 예의와 지식을 갖추고, 체중조절, 걷기운동, 근육운동을 하여 달릴 수 있는 몸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아마추어들에게 기록(시간, 횟수) 욕심은 금물이다. 사오십 대에 시작하여 기록 욕심으로 무리하여 몇 년 내에 부상을 입고 더 이상 계속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마라톤은 정말로 힘든 운동이다. 나이 들수록 제한 시간 내 완주가 힘들어 진다. 초반에 오버페이스하지 말고, 숨이 차지 않는 속도로, 주위도 구경하고, 이런저런 생각도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즐런(즐겁게 달리기)하기로 한다.

△마라톤 후반에 힘이 들 때는 과거에 몹시도 힘들었을 때를 생각하면서 이겨내고, 현 직장에서 일이 힘들 때는 자신과 파이팅하며 힘들었던 마라톤 완주를 생각하면서 이겨낸다.

△내 생각으로는 마라톤 후반에 남은 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내가 달려서”라기 보다는 “시간이 지나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마라톤에서 앞사람 추월은 “전반에는 나의 오버페이스”로 이루어지고 “후반에는 앞 사람의 뒤처짐”으로 이루어진다.

△한때 의사의 수명이 일반인보다도 더 짧다는 말이 있었다. 의사가 가장 운동을 적게 한다는 말도 있었다. 온종일 환자 진료와 봉사에 심신이 지치는 의사, 더하여 교육, 연구에 더욱 힘이 드는 의대 교수는 자신의 건강에도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생활체육으로 운동하기를 권하고 싶다.

걷기 운동으로 시작하면서 많은 운동 중에 자기 여건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여 생활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인생은 반환점 없는 마라톤이라 할 수 있다.” -손기정-

이재승 <연세의대 명예교수, 동방사회복지회 어린이사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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