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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취미생활
의사들의 취미생활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4.08.01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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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면 진료실 흰 가운의 의사들이 평소 무엇에 관심이 있고, 진료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특히나 무더위 속 달콤한 하계휴가 기간을 맞이해, 평소 바빠서 즐기지 못했던 취미생활에 집중하는 의사들이 많다.

산 찾아 맑은 공기 마시며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건강까지 챙기는 등산이 취미인 의사들부터 뛰어난 손재주로 수공예·목공예와 바느질에 일가견을 보이는 의사들, 마라톤이나 철인 3종 경기 같은 극한의 스포츠에 도전하며 인생의 보람을 찾는 의사들, 흙먼지 일으키는 테니스 코트에서 힘차게 땀 흘리며 라켓을 휘두르는 의사들까지. 가끔은 취미를 넘어선 프로급 실력에 기자도 종종 놀라곤 한다.

진료실 청진기를 내려놓고 말 그대로 `이름 석 자' 가진 자연인의 모습으로 돌아가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는 바로 그 순간에 몰입하는 것이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첼로 등 음악이 취미인 의사들도 꽤 많다. 본지에 〈클래식 이야기〉를 연재하는 오재원 교수는 '바이올린 켜는 의사'로 클래식 관련 책을 펴낸 바 있고, 최근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한양의대 키론 오케스트라 역시, 초대회장인 김윤호 원장(김윤호내과의원)이 첼로를 평생 벗 삼아 의대생 시절부터 이끌어온 것이 그 시작이었다.

취향과 취미활동이 분명하고 꾸준한 사람들에게서는 '좋은 기운'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심리학과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교수는 '몰입의 즐거움(Finding Flow)'에서 “인생에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삶의 순간순간 '몰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무언가에 몰입하지 않고 맛보는 행복은 외부적인 상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면, 몰입에 의해 오는 행복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든 것이므로 더 값지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하이 교수는 “명확한 목표가 있고 효과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자신의 능력에 적당한 과제를 수행할 때 우리는 몰입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종교의식, 음악연주, 등산, 여러 종류의 게임 등이 여기에 해당 된다”며 생업을 비롯한, 혹은 그 이후 취미생활에서의 '몰입'에 대해 강조했다.

주어진 일상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동력, 스스로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시간을 내어, 삼복더위에 지친 진료실 안의 의사들도 한숨 돌리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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