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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자, 이제 댄스타임'
[문화탐방] `자, 이제 댄스타임'
  • 의사신문
  • 승인 2014.07.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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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경험 여성들의 인터뷰로 실상 전달한 다큐

임신중절에 관한 영화가 지난달 26일 개봉했다. 영화 `자, 이제 댄스타임'(연출·조세영)은 `댄스타임'이라는 경쾌한 제목 아래 실제 임신중절 경험이 있는 다양한 여성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는 `어디에나 있지만 드러날 수 없는 그녀들, 어디에도 없는 단 한 번의 인터뷰로 만나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2009년 한 산부인과 의사단체가 임신중절을 시술한 병원과 동료 의사들을 고발하는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해진 사건에 주목한다.

당시 이를 계기로 종교, 시민단체, 각종 협회들은 성명을 냈으며 언론 또한 물 만난 고기마냥 연일 보도를 이어갔다.

그러나 정작 이 부산스런 움직임에 가려 드러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고,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낙태'에 대한 찬반 논란을 떠나 그것을 경험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성과 성적자기결정권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로, 임신중절은 어디에서나 있어온 일이지만 그것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에 주목한 다큐멘터리다.

2013년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국제경쟁 대상인 `흰기러기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이 영화는, 임신중절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과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며 서로 `공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주력했다.

연출을 맡은 조세영 감독은 “이 영화를 시작으로 임신중절 문제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공식적으로 본인을 드러내고 경험을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반대와 찬성으로 나뉜 사람들이 서로의 뜻을 공감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원하고 또 영화를 보고난 후에도 이 이야기가 여성들만의 이야기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연출의도와 관련, “낙태 수술을 거부하는 병원이 생기고, 수술비가 수백만 원으로 치솟았으며, `해외원정 낙태'라는 말이 들려왔다. 태아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의 답 없는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한 해 34만 건의 임신중절이 행해지고 있고, 이는 전체 가임여성 수의 30%에 해당한다며 불법중절을 근절하기 위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인구조절을 위해 산아제한 정책을 내세우던 국가가 저출산의 원인을 임신중절로 꼽고 나섰다”는 말로 대신 했다.

이어 조 감독은 “하지만 누군가 `그것을 했다더라'는 얘기만 있을 뿐, 여전히 그것을 행한 여성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2012년, 현실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왜 암암리에 임신중절수술이 행해지는지, 왜 그녀들은 원치 않는 임신의 상태에 놓이게 됐는지, 수술 후 심신은 괜찮은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기에 여성들이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자, 이제 댄스타임'은 지난달 26일 극장 개봉을 시작으로 이번달 말까지 독립영화관 등에서 상영된다. 〈다큐멘터리/83분/2014.06.26 개봉/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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