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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닌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7번 d단조 작품번호 70
안토닌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7번 d단조 작품번호 70
  • 의사신문
  • 승인 2014.06.1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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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269〉

■조국 체코의 풍경과 보헤미안 정서를 담아 애국심을 순수예술로 표현

음악학자 도날드 프랜시스 토베이는 이 교향곡에 대해 “베토벤 이후 가장 위대하고 순수한 예술형식을 계승한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9번과 브람스의 4개의 교향곡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극찬하였다. 그는 이미 영국에서 교향곡 제6번과 〈성모 애가〉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는 영국을 시작으로 1870년 말에는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의뢰가 들어오게 된다. 이때 그는 칸타타, 오라토리오, 레퀴엠, 미사곡 등을 작곡하게 된다. 또한 런던 필하모닉협회의 명예회원으로 선출되면서 새로운 교향곡을 위촉받게 된다. 이후 1884년 1월 베를린에서 자신의 스승인 브람스의 교향곡 제3번을 듣고 깊은 충격을 받는다. 그 감동을 안고 체코로 돌아와 교향곡 제7번 작곡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프라하의 기차역을 걸으며 “새로운 교향곡의 첫 주제는 페스트에서 시골 사람들을 태운 기차가 도착하는 모습을 담을 것이다”라며 교향곡 제7번에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조국 체코의 풍경과 분위기를 담을 것을 다짐하게 된다. 당시 체코 정국의 어지러움으로 인해 정치적인 시위가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자주 열렸는데 이런 정치적인 혼란을 극복하려는 국민의 염원과 자신의 애국심을 이 교향곡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작곡을 시작한 지 5일 만에 첫 악장의 스케치를 마쳤고 한 달 뒤에는 제3악장과 제4악장의 스케치까지 마무리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빠른 속도로 작곡하였지만 브람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였다. 그의 교향곡들 중 가장 체코적인 요소가 강조된 교향곡 제7번은 1885년 3월 완성되어 4월 런던의 성 제임스 홀에서 드보르자크 자신의 지휘로 초연을 하게 되고 대성공을 거둔다. 이렇게 1880년 초는 드보르자크에게는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였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힘든 시기였다. 1882년에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1884년에는 그의 음악스승이자 체코 음악의 아버지인 스메타나가 서거하면서 그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였다. 그런 와중에서도 빈에서는 브람스와 비평가 한슬릭의 호의와 조언을 받으며 보헤미안의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걸작들을 쏟아내게 된다. 바로 교향곡 제7번과 피아노삼중주 F장조였다.

교향곡 제7번은 그 전의 작품과 틀을 달리하며 그의 최후 교향곡 걸작인 제7, 8, 9번의 첫 시발점이 된다. 이전 초기 교향곡들에서는 드보르자크의 창작욕에서 뿜어져 나오는 넘쳐나는 선율들로 인해 멜로디를 주체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런 결과, 곡들의 진행이 지루해지고 논리적이지 못하고 통일성이 결여되었다는 비평을 받았다.

그러나 교향곡 제7번에서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악상끼리 유기적인 연결을 통한 통일성이 뚜렷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형식 속에서 그는 조국의 민속춤곡 리듬을 많이 사용하였다. 특히 `furiant'를 자주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교향곡 제7번 제3악장의 기초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서로 대조되는 리듬 패턴이 빠른 속도로 번갈아 가며 등장하는 춤이다. 드보르자크는 더 나아가 이 패턴들을 동시에 제시하면서 놀랍고 매력적인 갈등을 일으켜 리듬 영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였다. 드보르자크는 특별히 체코의 정신을 그의 음악에 불어넣음으로써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제1악장 Allegro maestoso 비올라와 첼로, 베이스, 호른과 같은 저역 악기들을 통해 무겁고 비장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강조하면서 호른과 오보에의 전원적인 분위기와 대비시키면서 집중력을 높이고 완벽한 구조를 갖는 형식을 빚어내고 있다. △제2악장 Poco adagio 전원적이면서도 풍부한 감수성의 선율이 낭랑하게 흘러나오면서 체코의 아름다운 자연과 서정성을 풍부하게 그리고 있다. △제3악장 Scherzo vivace 현악기의 역동적인 리듬이 민속적인 색깔을 칠하면서 체코의 토속적인 역동성을 강조하며 교향곡 전체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다. △제4악장 Finale: Allegro 풍부한 주제가 제시된 투쟁적이고 드라마틱하게 진행하면서 경건하면서도 웅장한 코다로 마무리한다.

■들을만한 음반: 라파엘 쿠벨릭(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70); 이스트반 케르테즈(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Decca, 1964); 바츨라츠 노이만(지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Supraphon, 1975); 조지 셀(지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CBS, 1976)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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