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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인가, HOUSE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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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신문
  • 승인 2014.06.0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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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숙의 경제 이슈 칼럼 <88>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의미하는 ‘home’과 주택, 가옥을 의미하는 ‘house’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2006년 당시 50평에 매매가 8억을 호가하던 판교의 아파트가 현재 4억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이 ‘home’이 아닌 ‘house’의 개념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초래한 결과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1990년대에 부동산 버블붕괴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불황을 초래했다. 우스갯 소리로 들리겠지만 버블 붕괴 전 1980년대 일본 회사원들 사이에는 남태평양의 피지에 섬을 사는 것이 유행이었다. 미쓰비시가 록펠러센터를 인수하고, 소니가 콜럼비아 영화사를 인수하는 등 일본 기업은 1987년 한 해에만 227개사의 해외 기업을 인수했다. 넘쳐나는 유동성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는 이자율을 낮췄고, 은행에서 이탈한 자금은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렸다. 재테크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고 1987년부터 1989년 2년간 닛케이지수는 정확히 2배가 되었고, 부동산은 1985년 기준으로 약 3배 가량 올랐다.

하지만 가파른 경제 성장은 버블경제라는 불안감을 유발했다. 일본 정부는 버블경제에 대한 대비책으로 이자율을 올리기 시작했고, 투자를 위한 부동산 대출을 금지해 버렸다. 일순간 주식시장은 폭락을 맞이했고, 1991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부동산 가격은 최고점 대비 80%가량 하락했다. 당시 발행된 부실채권으로 일본은 잃어버린 10년 경제 불황을 맞이했고, 2002만해도 애플과 삼성은 안중에도 없었던 소니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최고점에 달했던 2006년에 너도나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들였다. 당시 은행 대출을 이용해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집에 대한 개념은 ‘house’였다. 내 가족이 안락하게 살기 위한 편안한 가정이 아닌, 몇 년 후 2배가 될 아파트, 집주인의 눈치가 두려워 못질도 제대로 못했던 전셋집이었던 것이었다. 

지표면은 멀쩡해 보이지만 수백km 지하 밑에서 경제지진이 태동했다는 모 기자의 표현에 공감이 되는 이유이다. 지난주 아침 라디오에 출현한 부동산투자 전문가는 부동산에도 사이클이 있어서 지금의 부동산 하락은 대형 평수의 아파트에만 국한된 위기가 언론의 부풀리기에 과장된 면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가 그러했듯 주머니에 존재하지 않은 돈으로 투자한 돈에 대한 결과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여실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집은 ‘house’가 아닌 ‘home’이 되어야 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들과 달리 아파트 평수를 넓혀가는 것에 삶의 가치를 두지 않는 것 같다. 대한민국 중산층별곡 기준도 현재의 우리 상황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한국 직장인의 의식 기준으로 중산층이란 30평형 이상의 아파트, 월급 500만원 이상, 자동차 2000cc 이상, 예금잔액 1억원 이상, 해외여행 1년에 한차례 이상이라는 것이다. 반면 프랑스의 중산층은 외국어 1개 이상 구사, 직접 할 수 있는 스포츠와 악기 1개 이상, 요리, 약자돕기, 기부 등으로 되어있다.

우리 스스로 삶에 대한 의식을 바꿔야 한다. 우리의 삶에서 투자는 없어서는 안되겠지만, 투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돈에 가치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음식은 황제처럼 먹고 옷은 거지처럼 입는다고 한다. 그들의 삶에서 진정한 행복이란 남의 눈에 보이는 옷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느끼는 맛있는 음식임을 본다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승승장구 할 수 밖에 없는 작은 차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양정숙 <종합자산관리법인 L자산관리본부(주) >

재테크칼럼을 연재중인 칼럼니스트 양정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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