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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계에서의 '3D 프린터' 활용 사례 ②
우리나라 의료계에서의 '3D 프린터' 활용 사례 ②
  • 의사신문
  • 승인 2014.04.1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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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영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조주영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내시경 기구 직접 제작, 소화기점막하종양 제거

최근 들어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3D 프린터는 3차원 설계도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가루나 금속 성분, 고분자 복합 소재 등을 이용해 입체적인 조형물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차원의 프린터이다.

3D 설계도에 따라 단면을 만들고, 종이 한 장보다 얇은 0.01∼0.08㎜ 굵기의 층을 1만개 이상 겹겹이 쌓아 조형물을 구성한다. 기존 이용되었던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산업,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이제는 이식용 디바이스나 보조기, 인공관절 등 의료부분에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본 증례들은 3D 프린터를 이용한 `소화기점막하종양 제거'에서의 경험을 소개한 것이다.

〈증례1〉

그림1. A: Wide cap, B: Cap을 이용한 내시경절제술, C: 내시경절제 후 위점막, D: 병변
60세 여자 환자는 개인의원에서 건강검진을 위해 시행한 상부 위장관 내시경에서 위점막하종양이 발견되어 입원하였다.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에서는 위의 중부체부의 전벽에 2.0×2.0cm 가량의 점막하종양이 발견되었다. 이에 대한 초음파 내시경 검사상 종양은 2.0cm 크기의 저에코병변으로 내부에 비균질한 에코 소견이 관찰되었고, 점막하에 위치한 것으로 보였다. 환자는 악성 위험도가 있는 상태였기에 점막하종양을 제거하기로 하였고, 내시경적점막하절제술을 시행하였다(그림1). 이 수술기구는 내시경의 선단에 장착하여 사용되는 투명 플라스틱 cap으로 시야 확보와 시술을 돕는 내시경 부속품이다.

기존에 나와있던 cap은 획일적인 디자인으로만 생산되고 있어 장착시 시야가 좁아지는 단점과 병변의 위치에 따라 접근이 원활하지 못하는 등의 단점들을 가지고 있어 이용이 제한적이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3D 프린팅 회사와 공동 연구 개발하여 식도나 위장 등 각 장기에 적합하고, 병변의 다양한 양상에 맞는 디자인을 고안하여 치료내시경에 적용한 것이다(그림1). 제거된 조직은 2.0x1.7cm 크기의 위장관기질종양(GIST)로 유사분열지수도 고배율시야에서 50개당 3개로 낮아 극저위험군으로 판정되었다.

〈증례2〉

그림2. A: side hole cap, B,C: Cap을 이용한 내시경절제술, D: 병변
69세 남자 환자는 개인의원에서 건강검진을 위해 시행한 상부 위장관 내시경에서 식도점막하종양이 발견되어 이에 대한 내시경적 절제 위해 입원하였다.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에서 상부 식도에 5mm 크기의 점막하종양이 발견되었다. 이에 대한 초음파 내시경 검사상 종양은 5mm 크기의 저에코병변으로 점막근층에 위치한 것으로 보였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내시경적점막하절제술을 시행하였다(그림2). 내시경 선단에 3D 프린터로 제작된 Side hole cap을 장착하여 수술을 진행했는데, 이것은 일반 snare 사용이 가능해 다양한 병변 크기에 적용이 가능하고, 옆으로 hole이 나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병변을 정확히 절제하는 데 유리하다. 제거된 조직은 0.5x0.5cm 크기의 평활근종(leiomyoma)로 환자는 합병증없이 3일 후 퇴원하였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3D 프린터를 통해 제작된 내시경 수술기구인 cap은 안전하면서도 기존의 cap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보완하여 각 장기 및 병변의 상태에 따라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앞으로도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개개인의 인체구조와 병변에 맞는 기구를 다양한 목적에 맞게 원하는 디자인으로 맞춤 제작하여 진단 및 치료내시경에 이용한다면, 기존의 획일화된 부속기구보다 더욱 우수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또 향후 협착부위에 삽입하는 스텐트나 기타 다른 다양한 장치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추후 몇 년은 더 걸리겠지만 바이오 물질을 이용해 더 적합한 장치를 만들어 위암, 식도암, 식도협착 등 다양한 위장관 질병 치료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주영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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