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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몽골 현지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 성공
서울아산병원, 몽골 현지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 성공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4.03.17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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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 찾은 한국 의료진, 시한부 삶 살던 5살 아이에 새생명”
지난달 22일 밤 9시30분 몽골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하고,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과 몽골 현지 의료진이 함께 수술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한부 삶을 살던 5살 몽골 아이가 울란바토르를 찾은 한국 간이식팀을 만나 새 생명을 얻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팀장·이승규 교수)은 지난달 22일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몽골국립제1병원을 찾아 선천성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고 간경화로 생명이 위독했던 델게르세한에게 어머니의 간 일부를 떼어주는 생체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간이식 수술은 2011년부터 시작된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술기 몽골 전수 프로젝트'로 시행됐으며, 서울아산병원의 몽골 현지 12번째 생체간이식이자 현지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1994년 12월 생후 9개월이었던 여아에게 아버지의 간 일부를 떼어주는 소아 생체간이식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 이후 20년 뒤인 몽골에서도 현지 최초로 소아 생체간이식을 성공해, 세계 간이식 역사에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날 간이식을 받은 델게르세한(Delgersaikhan, 남 5세)은 2009년 11월 출생 시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않아 간을 망가뜨리는 선천성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았다.

2009년 12월, 없어진 담도를 대신해 새로운 담도를 만들어주는 카사이(Kasai) 수술을 시행했지만 예후는 좋지 않았다. 지난해 3월부터는 간문맥고혈압 등이 나타났고 결국 간경화까지 진행돼 간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었다.


담도폐쇄증 진단 간경화로 생명 위독…엄마 간 생체이식 성공
서울아산, 간이식 술기 몽골 전수 프로젝트로 시행 진기록 남겨


몽골 자국에서의 간이식 수술은 불가능했지만 극적으로 지난해 10월 몽골국립제1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만나 간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간 기증자로는 델게르세한의 삼촌과 어머니가 검사를 받았고, 어머니 솔론고(Solongo, 31세)씨가 적합한 것으로 결정됐다.

수술당일 오전 8시 기증자인 솔론고씨의 간 절제 수술로 시작된 생체간이식 수술은 밤 9시경에야 종료됐다. 수술장 여건과 장비, 현지 의료진 교육 등의 문제로 국내에서 이뤄지는 생체간이식 평균 수술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나온 간이식팀 송기원 교수는 “기증자인 어머니의 간 30% 정도, 235g이 아들에게 이식됐다. 수술시 특별한 점은 없었고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전했다.

오후 4시경 먼저 간 기증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있던 어머니 솔론고씨는 아들 델게르세한이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한국 의료진에게 연신 손을 흔들며, 아직 마취도 제대로 안 깬 상태에서 “길루이(최고라는 뜻)”라고 속삭였다.

이번 몽골 현지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이자 12번째 몽골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이승규 교수는 “2011년 9월 몽골 현지에서 생체간이식 수술을 처음으로 시행한 이후 5살 소아에게도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 정말 뿌듯하다”며 “1회성 수술 집도로 끝나는 것이 아닌, 몽골 현지 의료진만으로도 간이식 수술이 자립 시행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간질환으로 인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는 몽골에게 간이식 수술이 자립 시행될 수 있도록 `간이식 술기 몽골 전수 프로젝트'를 수립해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기술 정착에 힘쓰고 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이승규 교수를 비롯한 14명의 의료진을 구성해 몽골국립제1병원에서 지난달 22일 5살 남아를 대상으로 몽골 현지 최초 소아 생체간이식 수술과 23일 아들의 간 일부를 어머니에게 떼어주는 생체간이식 수술을 현지에서 13번째로 성공적으로 시행했으며, 올해 9월에도 몽골 현지 생체간이식 수술 2건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현재 3480례의 세계 최다 생체간이식 수술 성공, 세계에서도 흔치 않는 7년 연속 연 3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 기록(2007년∼2013년), 96%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간이식 생존율을 기록하는 등 세계 생체간이식 수술을 선도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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