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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C장조 작품번호 317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C장조 작품번호 317
  • 의사신문
  • 승인 2014.01.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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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251〉

■우아하고 원숙한 경지에 이른 모차르트의 완성도 높은 미사곡

지휘자 카라얀이 세상을 떠나기 4년 전인 1985년 6월 29일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직접 집전하는 미사에서 지휘하는 실황을 보면서 가슴 울컥한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바로 그때 울려퍼진 미사곡이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이었다. 일반적으로 미사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미사통상문으로 매주일 같은 가사로 노래하는 부분이며, 다른 하나는 미사고유문으로 매주일 다른 가사로 노래되는 부분이다.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는 미사통상문으로서 그의 총 19개의 미사곡 중에서 16번째 작품으로 축일의 미사곡답게 밝고 기쁨이 넘치는 우아하고 화려한 작품이다.

〈대관식 미사〉는 총 여섯 곡으로 4부 합창과 4부 솔로로 구성되어 있다. 미사곡은 원래 가톨릭음악이었지만 지극히 예전용 음악으로서 개신교에서도 많이 연주되고 있다. 이 작품의 작곡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그 하나는 잘츠부르크 북쪽 교외에 있는 `마리아 프라인 순례교회'에 모셔진 성모 마리아상과 관련한 설이다.

어느 날 화재가 나 모두 전소되었는데 이 성모상만은 기적적으로 불에 타지 않아 `마리아 프라인 교회'로 옮겨졌고, 1751년 성신강림 대축일 후 교황 베네딕투스 14세에 의해 성모 대관식 의식이 거행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특별 대관 미사를 봉헌하게 되었는데 모차르트가 1779년 `마리아 프라인 교회'에서의 봉헌일을 위해 미사곡을 썼기 때문에 〈대관식 미사〉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 의하면 당시 황제 레오폴드 2세가 보헤미아 왕으로 등극하던 대관식에서 연주되었기 때문에 〈대관식 미사〉라고 부제가 붙게 되었다는 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

〈대관식 미사〉는 모차르트의 나이 23세에 잘츠부르크에서 완성되었다. 어떤 모차르트 연구가는 불과 25세에 황혼의 삶을 느낀 그가 `짧은 생애, 긴 음악'이란 말이 어울릴 시기에 작곡하여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평하였다. 이 〈대관식 미사〉는 독일과 프랑스 등을 여행한 이후 작곡되어 더욱 힘이 있고 규모가 크며 전통적인 교회양식에 의한 선율로 작곡되었다. 보통 미사곡은 Kyrie, Gloria, Credo, Sanctus, Agnus Dei 등 5개의 곡들이 항상 들어가는데, 이 작품에는 제4곡과 제5곡 사이에 Benedictus가 들어가 총 6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곡 Kyrie(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서주 없이 바로 합창이 엄숙한 가운데 시작된다. 하느님 앞에 죄인일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 주님께 은혜를 구한다. 소프라노 솔로에 이은 4중창은 이 곡 전체의 주제 선율을 제시하고 특히 마지막 곡인 아뉴스데이의 중창과 합창에서 재현된다.

△제2곡 Gloria(주께 영광을) 미사에서 송영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삼위일체의 주를 찬송한다. 장엄하고 우렁찬 합창이 제1곡과 연결되어 연주된다. 하느님의 위엄이 장대한 선율과 합창 속에 울려 퍼지며 하느님의 사랑이 아름답고 부드러운 선율로 엮어지면서 아멘으로 끝을 맺는다.

△제3곡 Credo(사도신경) 매주일 고백하는 사도신경을 가사로 노래하는 부분이다. 모두 하느님께 고백하는 것을 상징하듯 제창으로 노래하고, 주께서 십자가에 달리시어 고난 받으시고 죽으시는 장면을 빼고는 시종 힘 있고 빠른 리듬으로 전개된다. 전체 곡 중 가장 길고 규모가 큰 합창곡으로 소프라노 솔로와 이중창이 중요한 부분에 나타난다.

△제4곡 Sanctus(거룩하시다) 성찬예식 시작 때 주로 불리는 곡이다. 느리고 장엄하게 시작되는 첫 부분과 경쾌한 호산나 찬미를 노래하는 두 번째 부분으로 나뉜다. 비교적 짧은 곡으로 되어있으며 두 번째 호산나 찬송부분은 다음 곡인 베네딕투스에 연결되어 다시 나온다.

△제5곡 Benedictus(복 있도다) 미사의 축복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아름다운 전주와 4중창 선율이 감동적이며 간간이 Sanctus에서 나온 호산나 찬송 부분이 등장한다.

△제6곡 Agnus Dei(하느님의 어린양) 역시 성찬예식에서 주님의 고난을 노래하는 곡이다. 처음 부분에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제3막에 나오는 백작 부인의 아리아와 비슷한 느린 소프라노 솔로가 아름다운 선율로 수를 놓는다. 후반에는 제1곡 Kyrie에서 보여준 선율이 다시 등장하면서 강렬한 합창이 전개되며 곡 전체를 마무리하게 된다.

■들을만한 음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75); 트레버 피노크(지휘), 잉글리시 콘서트(Archiv, 1993); 오이겐 요훔(지휘), 바이에른 방송 오케스트라(EMI, 1976);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지휘), 고음악 아카데미 실내앙상블(L'oiseau-Lyre, 1992);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85)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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