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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오즈 〈테 데움〉
베를리오즈 〈테 데움〉
  • 의사신문
  • 승인 2014.01.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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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249〉

■신과 인간의 교묘한 대비를 웅장하게 표현한 찬미가

`거룩한 삼위일체의 찬가(Hymnus in honorem Trinitatis)'라는 이름으로도 불려지는 〈테 데움〉은 라틴어로 `하느님, 우리는 주님을 찬양 하나이다'라는 뜻이다. 〈글로리아〉와 함께 가톨릭교회의 찬미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기원 전 500논년 무렵부터 로마 가톨릭의 성무일과나 축일, 전승일과 같이 전통적으로 축제 때 불렀다.

〈테 데움〉은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세례를 받을 때 성 암브로시우스와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교창하면서 즉흥적으로 지어졌다고 하며 5세기 초 레메지아나의 주교 니케타스가 이 노래를 지었다는 설도 있다. 이 곡의 현재 형태는 성부를 찬양하는 부분과 성자를 찬양하는 부분과 같은 분량을 차지하며, 나머지 반절에서는 성령을 찬양하며 마지막에 탄원으로 이어진다.

이 노래의 대부분은 전통적인 신조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의 찬미가와는 달리 산문으로 되어 있다. 운율은 그레고리우스이전 시대와 그레고리우스시대의 여러 양식들에서 유래한다. 훗날 헨델, 베를리오즈, 브루크너, 코다이, 베르디, 드보르자크는 이를 다성 음악으로 작곡하였다. 영국 국교회인 성공회의 조례에서도 영국작곡가인 퍼셀, 윌리엄스, 브리튼 등이 작곡한〈테 데움〉을 부르고 있다.

`찬미하나이다, 주 하느님.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원하신 아버지를 온 세상이 삼가 받들어 모시나이다' 이렇게 시작되는 사은 찬미가 도입부를 베를리오즈는 어딘지 모르게 천상이 아닌 세속적인 권위가 느껴지는 웅장함으로 표현하고 있다. 베를리오즈의 〈테 데움〉 뿐 아니라 그의 〈레퀴엠〉 또한 대곡인 점을 보면 베를리오즈가 종교작품에 대해 얼마나 비중을 두었는지 알 수 있다. 베를리오즈의 작품은 브루크너의 〈테 데움〉에 버금가게 장대한 느낌을 주며, 특히 곡 처음부터 등장하는 웅대한 오르간의 선율은 무척 인상적이다.

1855년 4월30일 파리 생유스타쉐 교회에서 이 작품을 초연한 다음 베를리오즈는 리스트에게 편지를 쓰면서 “레퀴엠이 그 동생을 갖게 됐다”고 썼는데, 그만큼 이 작품에 애착을 지녔다. 1844년에 이 곡을 완성하고 나서 나폴레옹 3세로 즉위한 루이 나폴레옹의 대관식에서 이 작품이 연주되기를 희망했었으나 그 희망은 성취되지 못했다. 하지만 작곡된 지 6년만인 1849년 만국박람회 개막 축하작품으로 초연되었다.

교회의 음향 효과를 고려하여 3중 합창과 대규모의 오케스트라, 오르간에 의해서 연주되는 이 작품은 그의 〈레퀴엠〉에 버금갈 만큼 웅장한 음량과 극적인 클라이맥스, 신과 인간의 교묘한 대비 효과가 눈부시게 표현된 작품이다. 어린이합창은 원곡에는 없었으나, 1851년 런던을 방문했을 때 성 바오로교회의 어린이성가대 연주에 크게 감동을 받고 초연 직전에 추가했다. 이 작품에는 전주곡이 있으나 베를리오즈가 악보를 출판할 때 전주곡은 빼고 출판사에 넘기는 바람에 일반 연주회에서도 생략되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다. 작품은 6개 악곡과 전주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곡 세상 만물이 당신을 찬양합니다(Te Deum laudamus). 오르간과 오케스트라의 장중한 대조가 돋보이는 첫 곡인 찬미가의 서주부분의 합창은 베를리오즈가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성가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었다. △제2곡 당신은 영광의 왕(Tibi Ommes). `모든 천사들이 당신께 소리 높여 외치고 영광과 진실을 당신께, 오직 한 분이신 독생자께 거룩하시다'의 합창과 함께 오르간의 서정적인 반주 속에 차분한 합창은 점차 고조되어 종교적인 경건함의 장대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제3곡 당신이 죽음의 칼날을 이겨냈을 때(Dignare). 바흐의 〈코랄〉을 듣는 듯 종교적인 안위와 편안함이 느껴진다. △제4곡 전주곡(Prelude). △제5곡 당신께서 우리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습니다(Christe Rex gloriae). 〈글로리아〉와 같이 활기차고 당당한 찬미가이다. △제6곡 날마다 당신을 찬양 합니다(Te ergo guaesumus). 슬픈 현의 전주 후 “우리는 당신의 가없는 이름에 경배합니다”의 솔로 테너의 진지함과 종교적 차분함이 느껴진다. △제7곡 오! 주여, 당신으로 인하여 믿사옵니다(Jedex crederis). 느리고 장엄한 분위기로 오르간 서주가 시작되면서 점점 클라이맥스를 향해 반복되면서 고조되는 오르간, 오케스트라 합창은 마지막답게 장대하고 화려하게 막을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콜린 데이비스(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Philips, 1965);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유럽연합 유스 오케스트라(DG, 1981); 엘리야후 인발(지휘), 프랑크푸르트 방송오케스트라(Denon 1980)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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