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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나기 전 일정간격으로 수분 보충…과섭취도 주의
갈증나기 전 일정간격으로 수분 보충…과섭취도 주의
  • 의사신문
  • 승인 2014.01.0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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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서울시의사산악회 학술이사>

의사신문-서울시의사산악회 공동기획
`의사 산악인들이 들려주는 건강한 산행의 모든 것' 〈13·완〉

박영준 서울시의사산악회 학술이사
“목이 마르기 전에 물을 마셔라”

여름철 운동시 수분보충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알려져있다.

정말 그런걸까? 항상 그런걸까? 야외활동에서 탈수예방은 중요하다.

수년전 배탈이 난 상태에서 장시간 산행에 따라나선 적이 있다. 산행내내 졸리움과 무력감에 시달렸고, 일행의 후미로 처져 동반자들에게 걱정과 누를 끼치긴 했지만 다행이 무사히 하산하였다. 산행후 집에와서 체중을 재보고야 3kg 이상의 몸무게가 줄은 것을 알았고 등산 중 느꼈던 무력감의 정체가 탈수현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배탈 등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도 야외활동에는, 특히 여름철 등산중에는 탈수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성인의 몸에서 물은 55∼70%가량을 차지한며 일상활동에서 체열을 냉각해주는 역할 및 피가 근육과 다른 장기에 영양분과 전해질을 공급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해질은 근육수축에 필수적인 물질이며 전해질 불균형이 오면 의식저하, 근육경련등을 유발하고 더운 날씨에서는 일사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건강한 성인도 어느정도 탈수가 진행되기 전까지 갈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갈증은 수분보충 타이밍의 적절한 신호로 볼수 없다. 탈수에 대해 인체가 갈증을 느끼는 시각은 실제로는 2% 이상의 탈수가 진행된 후이며, 5%만 탈수가 생겨도 인체는 심각한 손상에 노출된다. 심지어 탈수가 시작되면 인체는 필수적이지 않은 장기에서부터 물을 징발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갈증이 덜해지기까지도 한다. 그래서 여름철 등산에는 탈수예방에 대한 인식이 꼭 필요하다.

먼저, 출발 전의 체중을 미리 측정한 후 체중의 감소량을 파악하여 소실량을 파악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산행중에는 불가능한 일이므로 소변의 양과 색깔을 살펴본다. 소변양이 많고 색깔이 투명하다면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고 있는것으로 볼 수있다.

서울시의사산악회 치악산 산행.
우선 산행 서너시간 전에 한두잔의 물을 마셔두는 것이 좋으며 중간 중간에 틈틈히 일정한 간격으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레몬이나 라임 같은 과일을 약간 희석해 알칼리화 시키면 흡수속도가 약간 빨라질 수도 있다. 두세시간 미만의 짧은 산행이라면 물만 마셔도 충분하지만 서너시간 이상 지속되는 산행이라면 이온음료가 열량과 염분보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수분보충시 많은 음식과 함께 물을 마시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물에 의해 소화효소가 희석되된 채로 음식이 장으로 넘어가면 여러가지 소화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

젊고 건강한 사람보다는 어린이나 노약자는 탈수에 빠지기 쉬우므로 더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이뇨제등의 혈압약, 과잉행동장애 치료약제 등도 탈수를 유발하는 위험요인이다. 혈압약을 포함해서 평소 복용하는 약이 있는 사람이라면 탈수를 포함해서, 자신이 먹는 약으로 인한 여러 위험요소들을 확인해 보는게 좋겠다.

정상에 올라서면 좋은 경치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산행한 동료들과 정상주라 하여 몇잔의 술을 마시는 분들을 볼 수 있다. 한두잔의 술이야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과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지기도 하고, 특히 여름철 산행에서 음주는 탈수를 악화시킬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알콜은 증발이 잘 되다보니 수분도 같이 증발시키는 경우가 많고 또 알콜을 분해할려면 그만큼 많은 물이 필요하게된다. 또한 알콜은 이뇨작용을 하게 되어 소변량도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여름철 산행에서의 음주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도 일시적인 혈압상승, 이뇨작용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산행전의 적절한 영양보충에 대해 살펴보자.

탄수화물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근육의 에너지원인 글루코스로 분해되므로 우선적으로 선택되는 영양소다. 글루코스는 체내에서 글라이코젠이라는 형태로 저장되어 있으며 여름철 등산처럼 힘든 운동시에는 저장량은 1∼2 시간내에 전부 소모된다. 빨리 흡수되는 사탕, 포도당등 단당류보다는 밥, 과일, 야채 곡류등 다당류 식품이 좋다. 출발전에 약간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시작해서 중간 중간 보충한다면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라이코젠을 최대한 오래 보전시킬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 4시간 이상의 산행이라면 출발전 약간의 염분을 보충해 두는 것도 좋다.

지금까지는 여름철 등산에서 수분보충 및 영양보충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다.

탈수를 예방하는 것은 여름산행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적절한 수분보충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는 것 또한 탈수만큼 위험한 일이다.

서울시의사산악회 통영 지리망산 산행.
지난 수년간의 여름철 마라톤대회이후 저나트륨혈증, 즉 지나치게 물을 많이 섭취해서 발생하는 물중독(water intoxication)으로 사망한 경우가 보고되면서, 지나친 수분섭취의 위험성이 점차 많이 언급되고 있다.

여름철 수시간 이상지속되는 운동시에 탈수와 함께 지나친 수분보충의 위험성을 알린 대표적인 사례는 2002년 보스턴 마라톤대회 이후에 발표된 내용이다. 대회에 참가한 마라토너들의 동의를 얻어 대회 전후 체중검사, 피검사를 통해 런닝 중 적절한 수분보충이 이루어졌는지 연구하였다.

뜻밖에도 13%가량의 참가자에서 지나친 수분보충으로 물중독 상태가 발생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보스톤마라톤대회는 마라톤에 경험이 풍부한 유경험자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운동의 경험이 많은 사람도 어떻게 얼마나 많은 양의 수분보충이 자신에게 필요한지 잘못 알고 있을 수 있음을 알수있다.

요약하면 무조건적으로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 또한 탈수만큼이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운동시작 시점보다 체중이 더 증가할 만큼의 수분보충은 오히려 기능을 떨어트릴 수도 있으며, 심지어 운동에 숙련된 사람에서는 약간의 탈수상태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탈수에 대해 결론을 내려보면 체중이 유지될 정도로 적절하게 수분을 보충하되 지나치게 많은 수분보충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리한 야외운동이나 산행을 택하기 보다는 조금씩 시간을 늘려나가 자신의 느낌과 방법으로 수분보충의 요령을 터득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박영준 <서울시의사산악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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