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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Ⅰ : '의료 한국'의 위기, 탈출구는 없나 - 희망의 한국의료, 해법은?
특집 Ⅰ : '의료 한국'의 위기, 탈출구는 없나 - 희망의 한국의료, 해법은?
  • 의사신문
  • 승인 2013.12.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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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종별 기능 재정립시 `의료기관 상생모형' 가능”
`경쟁'이 아닌 `상생' 속에 미래 의료의 길을 찾는다

1. 의료기관의 경영전망

대학병원의 경영악화가 이슈가 되고 있다. 심사평가원의 진료비통계에서도 환자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심평원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요양기관의 건강보험 환자 매출은 줄었다.

그 결과 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을 선언할 정도로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잘 나가던 대학병원들이 이렇게 경영수지가 악화된 요인에 대해서 주요요인을 정리해 보면 영상의학 관련수가의 인하요인, 경기불황에 따른 내원 환자수의 감소현상과 병원의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요인이다.

이 외에도 대학병원에서는 포괄수가제, 인증제에 따른 적정인력 확보에 따른 인건비 증가도 경영난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밖에 병원경영에 영향을 줄 정책요소들로서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초음파 검사 보험적용 등을 시작으로 2014년도 고가항암제 등 약제와 MRI·PET 등 영상검사, 2015년도 각종 수술 및 수술재료, 2016년도 유전자 검사 등 각종 검사를 순차적으로 급여화 정책방안이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 방안'이 완료되면 4대 중증질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필수의료로 분류되어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고가항암제, MRI 등 각종 검사를 이용하는 환자는 비용의 5∼10%만을 부담하여 환자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되려면 보험자 입장에서는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사례에서 같이 원가분석이 선행될 예정이다. 이 경우 의료기관에서는 기존의 관행적 수가보다 낮은 수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2. 생존전략 대안모색

그 동안 병원들이 가장 흔히 채택하는 경영전략은 병상의 증설이다. 하지만 최근에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병원 신증축이 계획되었다가 병원경영환경의 악화 등으로 유보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즉, 분원설립 등을 통한 대학병상이 병상수를 늘리면 환자수는 늘어나는 효과는 예상할 수 있지만 투자수익성을 과거처럼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병원에서 CT, MRI, PET 등 고가의 의료장비 도입전략은 과거에는 병원의 수익증대와 타 병원과의 경쟁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이제는 과다공급으로 인해서 적정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진료 가격 다양화·환자 제공 정보 다각화로 상생모형 구축
공공병원 위탁 및 병원 I T산업·해외 진출 등에 눈 돌려야


따라서 이제는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와 관련한 다음과 같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형 의료기관에서는 사업부서(business unit) 조직을 적극적으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 이 조직을 통해서 대형병원은 공공병원의 위탁경영, 병원의 해외진출, 병원IT(EMR, E-HEALTH)판매 및 보호자 숙박업 등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이 필요하다.

둘째, 국내 중소병원에서 지역거점 병원화, 질병전문화 및 요양병원화 등 전문화된 병원경영전략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국내 의료공급시장은 이미 과잉공급현상을 보이고 있고, 고령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급성기와 요양형병원의 경합양상은 일반화된 현상이다.

셋째,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과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방안이다. 2014년도 한해에는 글로벌화 의료시장으로 빠른 변화가 예상된다. 왜냐하면 국내 의료시장은 공급과잉현상을 보이고 있고, 환자수의 증가에 한계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자본, 인력, 컨설팅이 필수적이며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기전이 필요하다.

3. 의료기관의 상생모형

최근 급변하는 의료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의료기관의 기능 재설정과 운영모형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처럼 의료기관의 유형별, 종별로 진료역할과 기능적 구분없이 제로섬(zero sum)게임식의 의료경쟁 체계는 한계점이 노정되고 있으며, 현 체계에서 상생모형은 한계가 있다.

향후 상급종합병원은 말 그대로 상급(上級) 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중소병원은 지역사회의 중추적인 의료기관으로 자리를 매김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의료기관의 상생모형이 살아날 수 있겠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종별 기능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도 스스로 비용부담을 느낄 수 있도록 의료기관 종별 가격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 즉, 적정수준의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 비용부담이 들 수 있도록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소형 의료기관의 경우 낮은 병상가동률을 감안하여 급성기병동을 만성기병동으로 전환을 허용하는 혼합모형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겠다. 이처럼 국내 의료공급체계의 다원화, 진료가격과 기능의 다양화 및 환자제공정보의 다각화 등 선행조건이 갖추어 질 때 의료기관의 상생모형은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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