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Ⅱ : '빅 데이터'를 말한다 - "국가 차원 빅데이터 연계·통합 플랫폼 구축해야"
특집 Ⅱ : '빅 데이터'를 말한다 - "국가 차원 빅데이터 연계·통합 플랫폼 구축해야"
  • 의사신문
  • 승인 2013.12.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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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 서울의대 교수>

박병주 한국의약품 안전관리원장
빅데이터의 문제점…의료기관 정보 공개는 어디까지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정보의 바다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빅데이터'의 가치에 세계가 눈을 뜨고 있다.

이런 추세에 걸맞게 보건의료분야에서도 대규모 자료원을 활용하여 환자진료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생성하고, 올바른 보건정책 수립에 필요한 객관적 근거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의료정보보호법(HIPAA, 2003)에서는 개인식별자를 제외한 익명화된 건강정보를 보건의료연구를 위한 자료원으로 활용하도록 규정짓고 있다. 그러나 자료의 연계가 필요한 공익적 목적의 연구를 수행할 경우에는 개인식별자를 예외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7년 FDA법 개정을 통하여 2008년 5월부터 센티널 이니셔티브(Sentinel Initiative) 운영을 의무화하였다.

이를 통하여 보험청구자료나 전자의무기록과 같이 이미 구축된 대규모 자료원을 이용하여 약물과 유해사례간 인과관계를 평가하기 위하여 1억명 이상의 환자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였다.

또한 약물 안전성평가를 위한 산·학·관 협력기구인 `OMOP(Observational Outcomes Medical Partnership)'에서는 환자 2억명을 포함하는 10개 자료원을 연계·분석하기 위하여 보험청구자료 및 전자의무기록자료 등을 포괄하는 공동데이터모형 개발 등을 추진하였다.

유럽의약청(EMA)은 의약품의 시판 후 안전성관리를 위하여 2006년 유럽 각국의 다기관 네트워크인 `ENCePP(European Network of Centres for Pharmacoepidemiology and Pharmacovigilance)'을 구축,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국내외 안전성정보 파악에 나서고 있다.

일본에서도 후생성과 의약품·의료기기 안전관리기관인 PMDA가 1000만명 규모의 DB를 구축하는 의료정보데이터베이스기반구축사업 5개년계획(2011∼2015)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정량적 안전성평가를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IT 강국으로서 우수한 IT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일찌감치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의 공익적 활용이 주는 편익보다 개인 질병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개인정보보호법'의 강화로 인하여 보건의료 유관기관 간 자료연계 등이 사실상 요원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적으로 빅데이터의 활용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약과 사회적 인식 결여로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 우려 빅데이터 사회적 인식은 부정적
사회적 합의 마련 위한 의사들의 적극적 관심과 역할 필요


`구슬이 있어도 꿰지 못하는' 이러한 현실을 돌파하려면 보험청구자료, 환자의무기록 등을 포함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연계·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국가 차원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여야 한다.

통계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립암센터 등의 국가기관을 포함하여 전국 의료기관들이 관리하고 있는 정형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SNS)에 산재하는 비정형화된 데이터까지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국민의 건강증진과 안전관리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근거를 `저비용 고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엄격한 보호장치를 함께 마련하여야 함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면서 동시에 공익적으로 잘 활용하여 그 혜택을 환자들에게 돌려주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의료계에서 보건의료분야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논의가 활기를 띠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만하다.

보건의료 분야의 빅데이터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의료정보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들인 의료인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즉, 보건의료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서 보건의료분야 빅데이터의 활용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조성해 나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보건의료분야의 `빅데이터' 바람이 한낮 거품으로 끝날지, 환자안전의 미래를 좌우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지, 변화를 수용하는 의료계의 의지에 달려 있다.

박병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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