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렝게 사랑
메렝게 사랑
  • 의사신문
  • 승인 2013.06.2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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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성 DDC 고문·성북구의사회 명예회장

노순성 DDC 고문 성북구의사회 명예회장
가로수 이팝나무 위에 눈처럼 하얗게 쌓여있던 꽃이 지고, 산야의 아카시아 향이 잦아들 무렵, 지금은 거리마다 정열의 장미꽃이 붉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 정열적인 춤으로 켜켜이 쌓인 심연의 찌꺼기들을 태워 삶을 재충전시킨다.

DDC(서울시 의사 댄스동호회)에서는 리앤리 댄스학원에서 `메링게 하루에 배우기'(윤우조 살사 부부강사)특강을 6월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최하였다. 남녀 회원 20여명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나비처럼 가볍게 불꽃처럼 아름다운 춤사위로 플루어를 수놓고, 흘린 땀방울로 적시었다.

G1. 라이트턴-워킹-루프턴-꿈비아, G2 스팟턴, G3 헤머락, G4 윈드밀, G5 웨이브를 반복 연습 후, 인근 일식집에서 맥주를 곁들인 오찬을 마친 후, 오후 2부에는 G6 스텝 탭, G7 훌라, G8 K, G9 트레인을 Changing Partner 하며 반복 연습을 마친 후 뒤풀이 여흥을 즐겼다. 메렝게 기본스텝이 30가지 정도 되지만, 이날 배운 스텝만 잘 익히면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멋지게 즐길 수 있다.

메렝게는 도미니카 공화국 민속무용이 사교계 춤으로 발전되어 라틴아메리카 전역과 미국에 보급되었다. 바차타처럼 주로 군인병사들과 부두의 노동자, 뱃사람들이 추던 춤으로 Two Step으로 One Two, One Two 4분의 4박자 음악에 맞춰 스텝 하는 발과 반대쪽 발에 체중을 실고, 그 체중에 실린 쪽의 힙을 바깥쪽으로 흔드는 동작 hip action이 경쾌하다.

메렝게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쇠사슬에 발목이 묶인 채로 드럼소리에 맞춰 사탕수수를 베면서 한쪽 다리를 질질 끌 수밖에 없었던 노예들의 춤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설과, 어떤 위대한 영웅이 도미니카 공화국 내전에서 다리 부상을 입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전승 축하파티에서 그를 위해 모두 다리 한쪽을 절뚝거리며 춤을 춘데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메렝게는 `걸을 수 있다면 누구나 춤출 수 있을 만큼 쉬운 서민들의 쌍쌍춤'이라 처음에는 상류층에서 외면당했다가 독일에서 건너온 아코디온 반주 등장과 1930년에 농부이자 댄서 출신 라파엘 뚜루터가 메렝게 밴드를 동원하여 대통령 선거전에서 당선되면서 전국민들에게 사랑 받게 되었다.

댄스하면 불륜과 연계시키며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분들도 있다지만 DDC 댄스파티는 의사, 교수, 성악가, 종교인, 예술가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층의 폭넓은 참여로 항상 성황을 이루는 품격 높은 선남선녀들의 사교 모임이다.

엄주명 DDC 동호회장의 헌신적 리더십과 댄스 사랑은 대단하다. 김풍명·김재호 고문과 전임원, 특히 연현철 총무와 조연희 재무, 윤정수 이사 등의 열정과 봉사, 그리고 현란한 춤 솜씨를 보이는 세미 프로급 회원들의 참여 속에 회원수가 계속 늘어가고 있다. 춤을 배우고 싶지만 망설이는 모든 Solo와 남녀노소 초보자들의 참여를 환영한다. 평소 회원들은 라틴 5종, 모던 5종목과 살사·바차타·메렝게·지터박·블루스·스윙 등 16가지 종목을 선별적으로 꾸준히 배우고 익힌다.

24절기 중 9번째인 망종에는 예로부터 농민들이 보리 수확을 마치고 농기구들을 손질해 두고, 밀린 집안일을 해치우며 모내기를 시작하는 시기라 즐거우면서도 바쁜 절기다. 망종 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다. 6.25동란이 끝나고 그 희생자들을 기리는 현충일을 제정할 당시 망종이 6월6일인지라 그날을 현충일로 정하고 첫 합동유령제를 올렸다고 한다.

금년 제58회 현충일엔 전국이 30도 안팎의 초여름 날씨를 보인 가운데 유명 산과 계곡, 해수욕장, 관광지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전국 곳곳에서는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되었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참배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잇달았다.

관악산 자락 공작봉 아래 현충원엔 수목이 울창하여 봄에는 개나리·진달래·산수유·목련·벚꽃을 비롯하여 여름의 녹음, 가을 단풍과 낙엽, 겨울 설경이 아름다워 1년 내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6월6일 일찍 일어나 아카시아 하얀꽃 내음이 싱그러운 현충원을 찾아 참배 후 둘레길 산책을 마친 다음 길동 리엔리 댄스학원에 도착하였다. 오전 10시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1분간 묵념을 하고, 오늘도 전국민이 안심하고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된 것과 DDC회원들이 신나는 메렝게를 즐길 수 있게 됨을 감사드린다.

최근 북한의 핵개발과 불바다 위협, 개성공단 폐쇄 등 안보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현충일 당일은 북한에서 정부 당국자 회담을 제의하였다니 다행이다.

오늘도 나의 하루는 원투, 원투로 시작된다. 출근해서 PT실 환자를 회진하면서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간호사 모두 좌우로 앞뒤로 힙을 돌리면서 흔들흔들 걸으면 환자들도 즐거워 따라 한다.

어려운 의료계, 사회 소외계층, 북녘 동포들에게도 메렝게가 보급되어 신바람이 일어나길 소망한다.

노순성 <DDC 고문·성북구의사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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