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산악회, 천상의 화원 - 소백산을 다녀와서와서〈상〉
서울시의사산악회, 천상의 화원 - 소백산을 다녀와서와서〈상〉
  • 의사신문
  • 승인 2013.06.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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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욱 <마포·양이비인후과의원>

양종욱 마포·양이비인후과의원
산들바람과 봄꽃의 향연…이곳이 천상낙원이다

꽃이 피는지 지는지 꽃이 예쁜지 미운지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온 내가 작년 4월 강화도 고려산을 갔다 왔다.

산행 중에 알고 보니 고려산은 등반대장님이 좋다고 누군가에 듣고, 본인이 직접 사전 답사하여 좋다는 확신을 갖고 추천해서 가게 된 산이었다. 등반대장님의, 좋은 산행을 동료들에게 소개해주려는 열정은 참으로 대단하다. 그 덕에 지금까지 좋은 산을 많이 갔다.

고려산에서 만개한 진달래를 보니 너무 예뻐 꽃구경이 이렇게 좋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올 봄이 되어 꽃이 피니 제법 예뻐 보이고 늦바람이 무섭다고 다시 꽃구경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회장님과 등반대장님께 소백산 철쭉을 보러 가자는 제안이 흔쾌히 받아들여져서 지난 5월26일 소백산을 가게 됐다.

항상 그렇지만 등산을 가게 되면 먼저 일기예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다행히 비는 안 올것 같아 안심이 된다. 등산 당일 혹시나 약속 시간에 늦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잠을 설친 상태에서 시간 맞춰 약속 장소인 압구정동으로 갔다.

우리를 태워다 줄 차량에 탑승해보니 반가운 얼굴도 보이고 또 새로운 얼굴도 보인다. 필자가 온 후에도 반가운 얼굴이 계속 나타난다. 그동안 산에서 동고동락하고 같이 식사 술 한잔 하고 가끔은 동숙도 하고 코고는 소리에 잠을 못 이룬 적도 있어서 그런지 더욱 정답다.

오늘 오겠다고 약속한 모든 동료가 다 왔다고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전임 회장님은 한 분도 안 오셨다(개인적으로는 고문님이란 존칭이 `나이 든' 존칭이라 생각되어 쓰기 싫다).

수 년 동안 서울시의사산악회(서의산)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써 오시고 제 개인적으로 항상 존경하는 전임 회장님들이 한분도 안 오셔서 서운한 마음을 저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오전 7시 조금 넘어 산행 기점인 죽령으로 출발했다. 모두들 나처럼 잠을 설쳤는지 차량 안은 취침 모드다. 시원하게 뻥 뚫린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중앙고속도로에 진입 후 출발 1시간30분만에 치악 휴게소에 들렸다. 막상 휴게소에 들러보니 치악산이 보여 치악산 종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회장님과 등반대장님께 7월경에 치악산 종주를 하자고 제안하니, 가능한 한 가겠다는 말씀을 듣고 치악산 종주도 조만간 갈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기분이 좋아졌다.

아침 식사 후 산행에 가장 문제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남자 화장실에 여자분들이 더 많다. 우먼 파워가 엄청난 것은 알고 있지만 이제는 화장실까지 점령당해 볼 일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씁쓰레 했다.

다시 차량에 탑승, 단양 휴게소에 가서 볼일을 보고 나니 기분 좋게 산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출발 2시간50분만에 단양 나들목으로 들어와 톨게이트를 지나 첩첩산중의 길을 굽이굽이 달려 10분 후 죽령에 도착했다.

서의산 백두대간 산행을 위해 온지 5년만이다. 참 세월이 빠르다고 느껴진다. 5년 전보다 사람이 너무 많고 주차장에 차를 주차할 수 없을 정도로 차량이 많다. 소백산 철쭉제 즈음이라 생각됐다.

소백산은 한반도 중심(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사이)에 우뚝 솟아 백두대간의 신비로움과 장대함을 간직한 민족의 명산으로 형제봉을 시작으로 신선봉 국망봉 비로봉(최고봉; 1439m) 연화봉 등이 웅장함을 이루고 있다. 소백산의 사계는 봄에는 철쭉이 예쁘게 피고 여름의 야생화 만산홍엽의 가을 단풍과 백색 설화가 만개한 정상 풍경은 겨울 산행의 극치를 이룬다. 또 지리산 황매산과 더불어 최고의 철쭉 산행지로 꼽혀 5월말과 6월초에 걸쳐 철쭉이 만발한 소백산 능선을 걷고 있노라면 천상의 화원을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야생화와 관목이 능선을 따라 지천으로 피어난다.

각자 볼일을 보고 기념사진 촬영 후 10시15분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길을 올라갔다. 비교적 완만하나 등산길이라 조금씩 힘들어 진다.

우리가 보고자 하는 철쭉은 드문드문 피어 있어 기대만 못했다. 시작 30분 후 제2 연화봉위 관측소가 멀리 보였다. 우리가 가야할 지점이 보이는 것을 보니 산행이 점점 무르익어 가는 거 같다. 15분 후 천왕성 바람고개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도 사람들로 만원이다. 날씨가 흐려 잘 안보이나 산세가 꽤 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중에 한분이 약간 얼린 수박을 갖고 와 맛있게 나눠 먹었다.

여름 산행에는 얼린 수박이 최고인 것 같다. 계속 제2 연화봉으로 올라갔다. 바람 한점 없고 드문드문 철쭉이 피었다. 40분후 제2 연화봉에 도착 인증샷 후 흙길이 나오는 구간을 약 10분정도 걸어갔다.

평지라서 편하긴 한데 길을 너무 잘 다져놔 산행의 재미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산들바람이 산들 산들 불어 시원해서 좋았다. 바람 한 점 없는 길을 계속 걸어와서 산들바람이 더욱 시원한 것 같았다. 바람아 계속 불어와다오를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토성고리전망대에 도착했다. 5년전에 밑을 내다보고 산세가 웅장하여 역시 국립공원이구나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멀리 소백산 천문대가 보이고 더 멀리 비로봉이 보였다. 가까이로는 우리가 가야할 능선길이 보였다. 비로봉 정상 부근의 아름다운 능선 길을 다시 걸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였다. 다시 콘크리트길이다. 10분정도 완만한 하산 길을 걷게 됐다. 하산 길이라 저절로 속도가 났다. 20분을 더 등산, 소백산 천문대에 도착했다. 그 사이 계속 별자리 팻말이 있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소백산 천문대에 도착하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의 무심함과 아둔함을 나무라야 할 것 같다(별자리에 대한 설명이 있고 산행이 쉬어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오기가 좋을 거 같다).

이제 점심을 먹을 차례다. 서의산의 점심은 항상 풍부하여 소모한 칼로리보단 섭취한 칼로리가 많을 것 같아 걱정되는데 오늘도 여기저기서 여러 음식들이 나왔다. 음식을 먹다 보니 여름 산행중에 자주 먹었던 아사히 캔맥주와 와인이 없다. 작은 체구에 항상 힘들게 맥주와 와인을 가져와 동료들에게 건네주는 선생님이 안 오신 것이다. 그 정성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리고 싶다. 또 여러 가지 재담으로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 선생님의 귀여운 얼굴이 떠올랐다. 여기저기서 주는 것을 받아 먹다보니 한손에 모찌, 또 한손에 떡과 젓가락을 들고 있었고 허벅지에는 골뱅이와 국수가 놓아져 있었다. 참 많이도 먹고 있다.

필자는 귀찮아서 음식물을 거의 안 싸오는데 산행에서 호사하는 것이다.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 수저와 젓가락은 여러 개 갖고 온다. 오늘도 젓가락 필요한 사람이 꽤 있어 나눠 주었다.

별로 힘 안들이고 생색을 내는 것이다. 그래도 자주 얻어 먹는 것이 미안하여 한여름에 물을 여러 개 싸와 나눠 주기도 한다.

25분간의 맛있는 공짜 점심 식사후 연화봉에 잠시 올랐다. 역시 거의 만원이다. 사진 찍기도 힘들었다. 편안한 산행을 위해 좋은 화장실이 있어 미리 일을 본다. 자 이제 본격적인 능선 산행이 시작됐다. 비로봉까지 4.3km 남았다. 잠깐의 내리막이 있고 평지길을 걷게 됐다. 등산로 주변에 일행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앉아 식사하는 얼굴 모습이 너무 평화롭고 행복해보였다.

천상낙원에 있는 것 같다. 또 다시 내리막 길이 나오고 평지 길을 걷게 됐다. 20분 후에 오르막이 나오고 제1연화봉 전에 이름 모를 봉우리앞에 철쭉꽃이 이쁘게 피어 있어 사진을 찍자고 했다. 개인 적으로는 사진 상의 똥배가 보기 싫어 사진을 잘 안 찍지만 배에 힘을 주면 똥배가 훨씬 줄어들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사진을 찍었다.

또 여러명의 여성동료들과 함께 남자 혼자서 사진 찍는 호사도 누렸다. 그런데 나중에 하산 후 식당에서 사진을 보니 똥배가 전혀 줄어 있지 않았다. 식이 요법 등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이 다짐이 실행될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연화봉에서 약 35분의 등산후 제1 연화봉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왔다. 이날 등산 중 가장 힘든 구간이다. 허벅지에 힘도 들어가고 숨소리도 거칠어졌다. 약 6분 후 전망대가 나와 지나온 길을 뒤돌아 봤다.

경치도 좋고 긴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엔돌핀이 분비되는 거 같다. 2분 후 제1 연화봉에 도착했다. 온산을 가득 채운 연초록빛 신록이 겹겹이 층을 이뤄 웅장한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산에 일부 암릉이 보였다. 서울에서 우리가 자주 보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의 암릉과 또 다른 소백산 만의 멋을 보였다

잠깐 내려간 후 다시 오르막이 시작됐다. 6분정도의 제법 힘든 오르막 후에 이름 모를 봉우리에 올라보니 멀리 비로봉으로 가는 능선길이 장관을 이뤄 뚜렷이 보이고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인간띠를 만든 것 처럼 보여 사람들이 참 많이 왔다고 생각됐다.

양종욱 <마포·양이비인후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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