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1:59 (금)
구리한양대병원, 오재원 교수의 음악산책 10주년 기념 연주 개최
구리한양대병원, 오재원 교수의 음악산책 10주년 기념 연주 개최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3.06.03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14일, 한양대 구리병원 로비에서 열린 `키론 트리오와 함께하는 음악산책 10주년 기념 연주회'에서 오재원 교수(사진 왼쪽 세번째)가 협연을 마친 제자, 연주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클래식 선율 통한 환자와의 소통이 10년 동안 연주할 수 있었던 원동력”

환자들과 의료진이 바쁘게 오가는, 어쩌면 삭막할 수 있는 대학병원 1층 로비.

한 달에 한 번, 진료가 끝나자마자 그곳에서 흰 가운을 입고 바이올린을 켜는 의사가 있다. 10년을 한결같이 `키론 트리오와 함께하는 음악산책'을 이끌어 온 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가 그 주인공.

지난달 14일, 오 교수는 첼로와 피아노를 연주하는 제자 두 명과 협연하며 `키론 트리오와 함께하는 음악산책 10주년 기념 연주회'를 더욱 뜻 깊게 장식했다. 병원 로비에서 환자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며 연주하는 오 교수의 모습에서, 인자한 의사선생님의 모습과 동시에 바이올린 선율을 진정으로 즐기는 `음악인'의 멋스러움이 느껴졌다.

고교시절 음대 진학을 생각했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오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명의면서 동시에 진정한 클래식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0년과 2012년, `필하모니아의 사계 1, 2'를 집필, 출판하며 `클래식'에 대한 그만의 깊은 안목을 세상에 선보이기도 했다.

이쯤 되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오 교수는 어떻게 바이올린과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오 교수는, “고등학교 때 음악을 전공하고 싶어 문과계열로 진학했는데, 음대를 가겠다는 말에 크게 노하시며 바이올린을 부숴버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대에 진학했다”고 회상한다. 이어 그는 “지금은 `바이올린 켜는 의사'로 그 취미를 이어가고 있으니 그때의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음악가 꿈 포기 후 취미로 시작…치유·소통의 선율 연주해 보람
`클래식과 의사' 거리감 아닌 `산책과 친구'의 친근함 공유 노력


10년을 한결같이 `음악산책'을 진행하며, 환자들과 소통하는 연주를 해 온 `바이올린 켜는 의사' 오재원 교수.
각종 의학서적과 고전음악 LP판이 아늑하게 어우러진 오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환자를 진료하는 청진기의 울림과 마음을 치유하는 클래식 선율의 우아한 조화를 느낄 수 있었다.

`바이올린 켜는 의사', `로비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오 교수는 “10년 전 처음, 병원 로비에서 연주를 시작할 때 환자들과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려고 `음악산책'이라는 이름의 트리오를 만들었다”며 “`클래식과 의사'라면 으레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환자들이 산책하듯 편하게 연주를 들으며 잠시나마 지친 마음을 달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키론 트리오와 함께하는 음악산책'을 진행하는 동안 가장 보람된 순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 교수는, “연주를 들은 환자분의 눈물이나 협연 일정을 물어오는 등의 관심 속에서 인간적인 따뜻함과 보람을 느낀다”며 “트리오를 유지하기 위한 자원봉사자를 구하기도 어렵고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연주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음악을 통해 환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소중한 장점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오 교수는 또한 “의사 가운을 벗을 때까지 매달 이렇게 연주하고 싶다. 그게 마지막 소망이자 희망이다”라며 병원과 환자에 대한 애정, 그리고 평생의 벗인 `음악'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키론 트리오와 함께하는 음악산책 10주년 기념 연주회'에서는 오 교수의 제자 두 명이 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되어 피아노와 첼로 연주를 맡아 협연, 스승의 날을 맞아 `음악으로 이어진 스승과 제자'의 모습을 보여 그 의미와 감동을 더했다.

김지윤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