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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연 해결·효율 향상 위해 점점더 복잡해져
매연 해결·효율 향상 위해 점점더 복잡해져
  • 의사신문
  • 승인 2013.05.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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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엔진〈4〉

필자는 요즘 음식물 찌꺼기의 분해를 공부하고 있다. 지렁이와 닭을 갖다 놓고 1년에 10톤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분해하는지 공부 중이다. 닭을 방목하고 당일 식당에서 남은 음식물을 공급하고 닭들은 귤밭에 계분을 뿌린다. 유기농 농장이라 제초제를 뿌리지 않기 때문에 계분은 풀들이 먼저 섭취하고 귤나무는 2차적으로 섭취하게 된다. 분해는 전체 면적에 걸쳐 천천히 일어나게 된다. 정상적인 토양인 경우 풀뿌리의 밑에 있는 미생물들과 지렁이 같은 것들이 분해에 참여한다.

아마추어 해커였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아마추어 농부인 요즘도 한번 빠지면 정신이 없을 정도다. 그런 동안 자동차도 까맣게 잊고 살고 있으며 원하는 차종도 바뀌었다. 수동인 토요타의 86을 사는 일은 앞으로의 카라이프에 중요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코란도 밴 정도의 차다. 정확히 말하면 구형 코란도 밴을 사고 싶다. 적당히 짐을 싣고 다니고 그럭저럭 활동이 가능하다. 이 차가 아니라면 무쏘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역시 적재량 때문이다. 실용적인 이 차들은 디젤엔진이고 그럭저럭 정비가 가능하다. 요즘의 디젤 차들은 정비하기가 까다롭다. 연비가 요즘 차들이 좋아졌다고 하나 복잡성도 증가했다.

연비의 증가는 복잡한 제어계를 통해 해결했다. 그 다음 문제는 디젤의 매연 문제인데 매연의 증가를 배기가스 재연소를 통해서 해결하는 차들이 늘어났다. 촉매 계통도 대단히 복잡해졌다. 그리고 차들은 컴퓨터에 모든 것들을 의존하며 달리고 있다. 연료를 거의 방울 수준까지 세는 센서와 공기량을 정확히 재는 센서가 예전의 구형 디젤 엔진 제어기의 수 십배 이상의 연산을 하면서 엔진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성능이 수 십배 좋아진 것은 아니다.

초기의 고성능, 저매연 디젤차들이 달리기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처음에 디젤차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고 몇 년을 탔다. 그리고 조금씩 디젤이 좋은 점도 있지만 성가신 점도 있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것은 어쩌면 디젤엔진 본연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을 떠올린다.

우선은 연비가 무척 좋아서 좋아한다. 그러나 역시 디젤 엔진 자체의 연소조건은 디젤 엔진이 그다지 비용이 싸지 않은 이유가 되기도 한다. 성능을 높이고 공해를 줄이다보니 엔진이 웬만한 가솔린 엔진보다 더 복잡해졌다. 그래서 메인터넌스 비용이 더 발생한다.

디젤엔진은 완전 연소가 일어나지 않으면 분진이 발생한다. 차를 타는 조건에 따라서 불완전 연소에 가까운 조건이 되기 쉽지만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제일 쉬운 것은 EGR이다. EGR은 배기가스 재연소장치의 약자로 배기가스를 다시 재연소시킨다. EGR은 디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솔린에도 있지만 배기가스가 더 악조건이 되기 쉬운 디젤은 더 적극적으로 EGR을 활용한다.

시내만 다니거나 주행조건이 가혹한 경우 EGR시스템은 조금 더 자주 고장을 일으킨다. 쉽게 말하면 배기가스의 매연으로 막혀 버리는 경우가 있다. 차는 성능이 떨어지고 주행 불능이 되다시피 하여 열어보면 거의 막혀있는 것이다. 청소 정도로 간단히 끝나면 좋지만 필터나 어셈블리 교체를 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수입차의 경우 몇 백만원이 드는 경우도 있다. 매연 필터가 관리가 잘못되어도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런데 소비자가 이런 것들을 체크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그리고 더 있다. 디젤 분진 필터라고 하여 디젤의 미세한 먼지를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최근의 청정 디젤 엔진은 과거의 엔진에 대해 세 가지가 더 붙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산소촉매변환기, DPF, NOx 촉매다. DPF는 미세 분진을 잡아서 가끔씩 스스로 태워서 자정을 하는 장치다. 매우 좋기는 하지만 제작 단가가 더 들고 문제를 일으키면 교체해야 한다. 결국은 촉매변환기로 너무 많은 파티클이 들어오거나 EGR 오동작이 생기면 바꿀 수 밖에 없는 장비다. 별로 싸지 않은 부품이다.

이런 것을 체크하는 유일한 방법은 평상시 나오는 분진을 육안으로 보는 방법이다. 평상시 매연 같은 것이 나온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무튼 요즘의 디젤은 과거보다 복잡하다. 그래서 필자같이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코란도나 무쏘 같은 것을 타고 다니는 편이 편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디젤을 타고 다니고 또 이해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현대적인 디젤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안윤호 <제주시 미소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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