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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상황 직시하고 근거중심으로 수가협상 나서라"
"의료계 상황 직시하고 근거중심으로 수가협상 나서라"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3.05.13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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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보험의학회 임원진이 지난 12일 제12차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가 열린 중앙대병원 4층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정면 왼쪽부터 김숙희 홍보이사, 이근영 이사장, 박상근 회장, 이영구 총무이사>

임상보험 전문가들의 학회인 대한임상보험의학회(이사장 이근영, 회장 박상근)가 올해 수가협상과 관련, 정부와 건보공단에 “우리나라의 의료계 상황을 직시하고 아울러 근거중심으로 수가협상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임상보험의학회는 지난 12일 중앙대병원 4층 동교홀에서 열린 임상보험의학회 제12차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근영 이사장과 박상근 회장, 김숙희 홍보이사, 이영구 총무이사 등 임원진은 한 목소리로 ‘정부는 전문가 단체의 주장에 귀 기울여 줄 것’을 강조하고 ‘위기의 의료계 상황’도 전했다.

박상근 회장은 “병원계의 경우 지난 해 4/4분기 즉, 후반기에 적자난 병원이 거의 60%에 달한다. 잘나가는 병원들도 이익률이 상당부분 감소했다. 이는 영상수가 인하에 이은 카드 수수료 인상 그리고 경제난에 따른 환자 감소 등이 주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올해 수가협상과 관련, "지난 해에는 1년치의 수치를 갖고 수가협상에 임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 9월 수가협상이 끝난후 1년도 안돼 수가협상에 들어가 레퍼런스는 1년치가 아니다.”며 “공단 등은 수가 결정시에 그런 상태에 있는 레퍼런스를 상당히 고민하고 들여봐야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특히 박 회장은 “올해 수가협상이 그 어느때 보다 절망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와 재정위원회, 공단 등은 깊은 성찰 속에 근거를 갖고 수가계약을 해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근영 이사장은 “저 역시 수가로 고민중이다. 이는 근거중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수가결정은 5200가지 행위에 빈도를 곱하면 토탈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전년도와 단순 비교만 한다. 원가계산이 안된다. 전혀 과학적이지 않고 근거도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5.8%의 보험료 보장률만 자랑하고 유지하는 가운데 수가협상에 나서고 있으니 의료계는 미래가 없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토탈 파이는 변함이 없으니 계속 고통만 감내할 수 밖에 없다. 경제가 나빠져 환자가 감소한데다 이에 더해 저수가에 비급여 통제 등으로 병원들이 경영을 위해 할 수 없이 하는 것 조차 퇴로를 차단하고 있다. 답이 안보인다.”고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이 이사장은 “이제 토탈 파이를 늘리지 않으면 안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의료공급자도 근본적인 것을 고민해야 한다. 의료공급자가 분노도 하고 이런 것은 꼭 해야 한다고 주장고 해야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정부 정책이 잘 먹힌다고 오판하게 된다. 정부는 일련의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은 싫어하고 근거중심에 대한 개념은 없다. 이에더해 수가협상에서는 부대조건만 계속 늘리고 있다. 진짜 원칙도 없다. 의료 미래가 이렇게만 가야되는지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김숙희 홍보이사는 ‘한편으로는 건강보험 수가가 올라가도 반갑지 않은 것도 있다. 조금 올려주고 오히려 다른 부분에서 삭감하는 것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인상전과 마찬가지가 됐다는 사실"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상근 회장은 이날 참석기자가 “그렇게 절박하면 오늘과 같은 학회에 회원들이 많이 참석해야 되지 않나. 적어도 전국 각 의사단체의 보험이사들은 다 와야 되는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했다. 솔직히 좌절감과 패배주의로 '가봐야 뭐하나'라는 의식 탓으로 참석이 저조한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근영 이사장은 “오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도 수가협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공론화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의료공급자의 편을 들어 달라는게 아니다. 의료가 이렇게 진행되어 가면 다음 세대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언젠가 필히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가 OECD 국가중 의사들의 업무량으로 치면 1-2위일 것이다. 수입이 작으니까 환자를 많이 봐야하는 구조다. 1일 및 1주 외래진료량은 개원가와 대학병원을 구분할 필요없이 믿을 수 없는 수치다.”고 말했다.

박상근 회장은 “거대한 톹니바퀴가 돌아가면 공급자쪽만의 톱니바퀴가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전체를 들여다 보고 공정하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구 총무이사는 “임상보험의학회는 문제를 이슈화하고 근거중심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회까지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설득력도 떨어진다. 오늘같은 학술대회나 심포지엄에서 학술적으로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만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또 이 총무이사는 “우리 학회의 정회원은 대부분 의사다. 심평원의 직원도 와서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이로인해 정부와 의료계의 가교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내과학회 같이 많은 회원은 없지만 보험전문가 즉, 100-200명의 핵심 인사만 온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의 참석자들은 “적어도 중립과 공정성을 담보한 임상보험의학회의 이사장과 회장이 건정심 멤버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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