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쌍벌제, 강화된 행정처분을 중심으로〈하〉
리베이트 쌍벌제, 강화된 행정처분을 중심으로〈하〉
  • 의사신문
  • 승인 2013.04.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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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우 <서울시의사회 감사>
박영우 서울시의사회 감사

불명확한 위법 판단기준...의사 기본권 침해 심각

■정당화 사유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라도 이익제공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효과나 소비자 후생 증대효과가 경쟁수단의 불공정성으로 인한 공정거래 저해 효과를 현저히 상회하는 경우, 그리고 부당한 이익제공을 함에 기타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이 있는 경우에는 법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심사기준 V. 4. 가)


■공정거래법과 의료법상 관점의 차이

의약품 리베이트란 약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을 널리 지칭하는 것이다.

의약품 판매촉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이나 공정위에서 지칭하는 고객유인 수단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은 그 실질에서 차이가 없지만, 공정거래법상 리베이트는 그것이 고객유인을 통한 판매촉진의 수단으로 이용되더라도 그것이 부당한 경우에만 금지되는 반면, 의약품 리베이트 경우는 판매촉진을 위해 경제적 이익이 제공된 이유만으로도 위법이 될 수 있다.


■대법원의 위법성 판단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

2007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10개 제약회사의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행정처분한 사례에서, 대법원 판결은 공정거래법의 주된 논의대상이 아니었던 제약회사의 `고객유인 행위'(병원 리베이트)에 대해 중요한 판결을 하였다.

대법원은 “의사가 의약품을 선택하는 데에 그 품질과 가격의 우위에 근거하지 않고 제약업체가 제공하는 부적절한 이익의 대소에 영향을 받게 된다면 소비자의 이익은 현저히 침해될 수밖에 없고 의약품 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도 기대할 수 없게 되므로 제약회사의 판매촉진 활동은 위와 같은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명성, 비대가성, 비과다성 등의 판단 기준 하에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보아 부당하거나 과다한 이익의 제공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또한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는 “객관적으로 고객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 된다”고 보고 있다.

△부당한 청탁

판례에 태도에서 보면 `부정한 청탁'이란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하지 않으며,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으로 하는 청탁이면 족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과 이에 관련하여 공여한 재물의 액수, 형식, 보호법익인 거래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받은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이 단순한 사교적 의례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수재자와 중재자 사이의 관계,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 받은 동기 및 경위와 그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리베이트 쌍벌제의 위헌성

△명확성 원칙 위배

병·의원이나 약국에 의약품 판매촉진을 위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수수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대가성'이 있어야 하고 제공받은 이익의 `과대성' 여부, 병·의원에서 적극적인 이익 제공 강요여부 등 직무와 관련하여 거래상 지위 남용을 행사하였는지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법 제23조의 2에서는 의사는 제약업체 등으로부터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 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견본품 제공 등의 행위)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은 허용하고 있다.

여기서 보면 병·의원이 제약업체로부터 어떤 경제적 이익을 제공 받는다는 점에서 보면 합법적인 리베이트인지 불법에 해당하는 리베이트인지 경계가 모호할 수 있다. 이러한 법률규정으로 인해 행정당국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위법성이 판단될 여지가 있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대전제인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

△과잉금지의 원칙 위배

불법 리베이트로 인해 형사처벌은 인정되지만, 단지 리베이트 수수료에 따라 더 강화되고 정형화된 행정처분을 또 다시 규정한 것은 의료인의 기본권을 과다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면허취소 뿐 아니라 폐업까지 당해야 하는 현실은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가혹한 징벌적 제재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단지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이 있었다고 해서 불법 리베이트로 규정하고 자격정지에 면허취소, 폐업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과잉금지가 아닐 수 없으며 독점적 행정권력의 전횡을 보여준다. 이는 불법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방법의 적정성이나 행정작용에 있어 목적의 정당성을 무시하고 있으며 법익의 균형성을 해치고 있어, 과잉금지의 원칙 위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리베이트 쌍벌제는 의료계의 또 하나의 위기

의료인이 의약품·의료기기의 채택이나 처방 등과 관련하여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 받는 경우 기존에도 형법이나 공정거래법에 따라 처벌이 가능하였으나, 형법상 배임수재죄는 의료기관 개설자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수뢰죄는 공무원 신분이 아닌 민간 의료기관 개설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이러한 한계를 쉽게 벗어나고자 신설되었으며, 의료법에 형사처벌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형법이나 공정거래법에서 적용 받지 않는 경우에도 의료법으로 쉽게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신설된 리베이트 쌍벌제는 전면금지, 예외 허용하는 네가티브 시스템이며, 의약품·의료기기 채택이나 처방유도 등 판매촉진 목적으로 제공되는 모든 경제적 이익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의 법적 문제점

현행 형법상 배임수재죄가 일반적 금지조항으로서 사적뇌물죄 성격을 가지고 넓은 범위에서 사인간의 경제활동을 간섭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현실에서는 구체적인 거래 질서 침해사범에 있어서 형법으로 모두 포섭하기에 한계가 있다.

의료법의 리베이트 쌍벌제 조항은 일종의 변형입법으로서, 규정 취지나 내용은 형법의 배임수재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의약계 리베이트를 행정관료가 독단적이며 직접적으로 쉽게 행정처분을 하기 위함이며, 배임수재죄를 특별한 유형인 행정법규를 통해 의료인을 쉽게 처벌하려는 그 목적이 있다.

문제는 형법이 소위 변형된 행정 법규인 의료법 조항에 형사처벌의 우선권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형법상 배임수재죄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형행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현재와 같이 형법상 배임수재죄가 적용되는 형벌체계에서는 의료법에 리베이트 쌍벌제로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법과 형법의 경합관계

리베이트 쌍벌제는 음성적인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하고자하는 `사회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형법의 배임수재죄는 원칙적으로 개인적 법익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

의료법상 `판매촉진목적'과 형법상 `부정한 청탁'은 해석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양죄의 구성요건이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때 두 죄는 별개의 범죄로서 하나의 행위에 대하여 두 개의 죄의 관계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과형상 일죄의 상상적 경합관계(`과형상 일죄 科刑上 一罪'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개의 죄 중에서 어느 죄에 관하여 확정판결이 있을 때에는 그 전부에 대하여 기판력(旣判力)이 발생하고, 그 일부에 대하여 공소의 제기가 있는 때에도 전체에 대하여 효력이 미친다)에 있게 된다.

형법상의 판단기준과 의료법상의 판단기준이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고, 쌍벌제는 형법상 배임수재죄의 적용에 있어서의 비효율성을 이중적으로 보강하기 위한 특별수단으로 규정한 것으로, 양자간에 법적 해석상의 차이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가며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후 의료인들이 제약회사의 판촉영업활동에서 제공받는 이익이 합법일지, 불법일지의 여부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고, 의료법의 규정도 모호하여 자칫 불법적 리베이트로 해석되면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자격정지 처분과 아울러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는 면허취소까지 있게 된다.

의료법의 리베이트 금지규정은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될 뿐 아니라 의료인에 대한 과잉한 처분은 의사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의료인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만 약제비를 경감하여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이유로 하고 있어 법익의 균형성을 크게 해치고 있다고 본다.

현재 의료법에 규정된 의약품 리베이트의 합리적인 기준이 결여되어 있고 위법성 판단기준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위헌의 소지가 크고 많은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특히 2013년 4월 1일부터는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지도 않고 행정기관의 독단적인 조사와 자의적인 판단만으로도 행정처분이 가능해져 리베이트 쌍벌제의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리베이트 수수액에 연동하여 행정처분을 대폭 강화한 법 규정은 행정편의주의의 전형으로 행정권력의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에 따라 의료인의 기본권이 쉽게 침해될 수 있어 죄형법정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의료인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박영우 <서울시의사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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