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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 - 발행인·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
기념사 - 발행인·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
  • 의사신문
  • 승인 2013.04.15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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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들의 진정성 알리고 소통하는 정론지 자부”

발행인·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
존경하는 의사신문 애독자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3만여 서울시의사회 회원 여러분!

국민건강과 의료발전을 위한 정의로운 입과 열린 귀로서 그 본연의 소명을 다하고자 노력해온 의사신문이 지천명 나이를 넘은지도 세 해, 올해로 창간 53돌을 맞았습니다.

이미 하늘의 뜻을 알았을 이 경륜의 시간 앞에서 애독자와 회원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그간의 사랑을 가늠할 길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한결같은 관심으로 이렇듯 성장해온 의사신문의 창간 기념일을 맞아 마냥 기쁨으로 들뜰 수 없는 것은 첫째로 오늘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 너무나 혼란스럽기 때문이며, 둘째로 이 난관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길이 너무나 암담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의료계는 안팎으로 무수한 도전과 시련이 봉착해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시의사회는 회원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애정과 헌신의 채찍질을 달게 받아 스스로 의식전환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왔습니다. 그 결과 결코 작지 않은 변화들을 일궈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한 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큰 그림을 보건대 지난 한해 펼친 일련의 작은 개혁들이 이제 사필귀정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필수 업무 중심의 인력구조조정에서부터 형식적인 행사 및 회의 축소, 불요불급한 지출 억제 등을 통해 연간 2억 여원 이상의 예산 절감 노력이 현실화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의사신문의 발행을 주 1회로 축소한 것은 실로 고통스러운 결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지난 50여 년 세월 의료계의 현안이 있는 곳이라면 밤낮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가장 앞서 현장에 달려갔던 것이 바로 의사신문이었던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저에게는 제 살을 깎는 아픔 그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이 오히려 그간의 타성을 스스로 반성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신뢰할 만한 정보와 내실 있는 기사로써 애독자 및 회원들의 충직한 메신저 역할을 다하는 데 의사신문의 소명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의사신문의 발행인으로서 저는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취임의 순간 의료계를 위해 헌신할 중요한 기회라는 생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노라 회원 여러분들에게 다짐 드린 바 있습니다. 아울러 회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정책 수립과 실행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약속 또한 드렸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애정 어린 충고와 매서운 조언이 있었기에 저는 그 초심을 아직까지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의료계의 대외적 여건은 마치 저로 하여금 소크라테스의 독배를 들도록 강요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 우리 의료계와 관련하여 수많은 정책들이 진정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집행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정당하다면 저를 비롯해 우리 의료인들은 결코 그와 같은 법을 부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식과 양심의 잣대로 볼 때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들었던 그 용기가 우리에겐 분명 필요할 것입니다.

`방기곡경(旁岐曲逕)'이라 옛 성현들은 말했습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이 아닌 샛길과 굽은 길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 말을 바른 길을 좇아서 정당하게 순탄하게 일을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하는 것을 비유할 때 쓰곤 합니다. 현재 의료 정책의 난맥상을 이보다 더 정확히 짚어낸 말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의사신문은 지난 시간 변함없이 그러했듯이 이 같은 불합리한 현실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현장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갈등의 속내를 고스란히 회원 여러분들에게 전하여 중지를 모으는 공론장으로서, 그리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명철한 언론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입니다. 의사신문의 이 같은 책임감은 3만여 지성공동체의 든든한 지지가 있기에 능히 떨칠 수 있는 자신감일 것입니다. 오직 국민건강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우리 의료인들의 진정성을 알리는 나팔수로서 정론지 의사신문은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의사신문은 그간 故 유일한 박사의 유지를 받들어 유한의학상의 전통과 명예를 이어왔습니다. 한국의학의 학문적 발전을 담보하고 의학자들의 연구열을 진작시키기 위해 제정된 유한의학상은 지난 1967년 제정된 이래 가장 권위 있는 의학상의 하나로 오늘날 자리 잡기에 이르렀습니다. 올해로 벌써 46회를 맞이하게 된 이 의학상은 그 수상자는 물론이거니와 이를 지켜보는 모든 의료인들에게도 크나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듯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한의학상의 올해 대상 수상자로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승훈 부교수가 선정되었습니다. 우수상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박영년 교수, 그리고 Boston Children's Hospital 약리학 및 세포생물학교실 지헌영 연구원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분들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국내 최고의 의학상을 제정해주신 유한양행의 김윤섭 사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분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재창간의 의지로 생일을 맞는 의사신문의 지면을 빛내 주신 필자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눈 속에서 더욱 푸른 소나무의 기상과 꺼지지 않는 불꽃의 열정으로 국민건강과 의료발전을 위해 한걸음 더 가까이 회원 여러분 곁으로 의사신문은 다가갈 것입니다. 애독자와 회원 여러분의 가내에 항상 건강과 행복의 기운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발행인·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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