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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종로-중구-용산-마포-은평-서대문구
① 종로-중구-용산-마포-은평-서대문구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3.04.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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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줄 모르는 임대료, 수십년 터줏대감도 떠나

특집Ⅱ : ■서울에서의 개원을 말하다 - 서울시내 25개구 개원 입지 분석

서울 시내에서의, 성공 개원의 관건은 바로 임대료의 적정성이다.

저수가로 인해 뻔한 의원 수입에 임대료가 높다면 당연히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의협이 지난 해 4월 발표한 세무보고용 손익계산서 분석 결과를 보자. 2010 회계연도 의원 평균 총매출액은 4억4416만원이었다. 평균 3억1421만원의 비용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기관당 이익은 1억2994만원(소득세 차감전)이었다.

이중 세금(38%) 2000여만원과 사회보험 본인부담금 500만원, 의료장비 구입 자금 등 2400만원을 제외하면 원장당 평균 가처분소득은 7100만원에 불과했다.

이를 월별로 나누면 월 591만여원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료가 200∼300만원 오를 경우, 의사들의 수입은 가차없이 반토막 난다. 이런 상황이니 임대료가 무서워 떠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종로구의사회와 중구의사회, 용산구의사회, 마포구의사회, 은평구의사회, 서대문구의사회 등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6개 구의사회에서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특히 종로구와 중구의 임대료는 다른 지역보다 높아 웬만한 의사들은 개원을 엄두도 못낸다.

급격한 임대료 인상으로 오랜 세월 둥지를 틀어온 종로를 떠나는 개원의들이 이어지고 있다.

6개구중 종로구(21개동)에서는 종로1-2-3-4가동이 대표적인 개원지역으로 임대료가 비싼 편이다. 이외에도 종로5-6가동, 혜화동, 창신제2-3동, 숭인제1-2동 등에 개원이 많다. 중구(15개동)는 도심인 명동, 소공동, 회현동과 주택지역인 장충동, 광희동, 을지로동, 신당1-2-3-4-5-6동 등에 개원이 분산되어 있다.

서대문구(14개동)는 번화가인 신촌을 중심으로 주택가인 남가좌1-2동, 북가좌1-2동, 연희동, 북아현동, 홍제1-2-3동, 홍은1-2동 등에 개원이 많으며 은평구(16개동)는 불광1-2동, 녹번동, 갈현1-2동, 응암1-2-3동, 역촌동, 신사1-2동 등에 주로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마포구(16개동)는 번화가인 서교동과 합정동, 공덕동, 도화동 그리고 주택지역인 아현동, 용강동, 대흥동, 염리동 등에 개원이 많으며 용산구(15개동)는 번화가인 남영동과 이태원 외에 이촌동, 한남동, 원효로1-2동, 보광동 등에 개원이 밀집되어 있다.

종로와 명동의 임대료가 높아도 6개구내 번화가 특히 신축건물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공통점이 있다. 웬만한 재력과 담력이 없으면 개원은 쉽지 않다.

앞서 언급한 종로구를 살펴보자. 몇 년사이 종로통을 따라 광범위하게 대형 재개발이 이루어 지고 있다. 수년전 입주한 종로1가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내 22평 의원급 의료기관은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330만원 정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2년뒤 완공예정인 구 한일관 자리의 GS타워의 경우, 35평 짜리 임대 매물이 월세 1300만원의 고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건물 재개발 후 임대료 급격히 올라 1000만원 넘기도
원화 강세로 일본인 관광객 급감 `명동 특수'도 이젠 옛말


이같은 대형 복합건물들의 재개발로 인해 전통적인 의료기관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수십년간 개원해온 기존의 의원들이 높은 임대료로 인해 폐원하거나 다른 구로 밀려나고 있다.

강현수 종로구의사회장은 “종로 일대 전부가 재개발지구다. 그러다 보니 개원해 있는 사람도 밀려나가는 상황”이라며 “작년 폐업한 회원들은 임대료 인상으로 다 밀려났다. 바로 옆의 의원도 사라졌고 종로 3가의 한 의원도 또 그 옆의 성형외과도 밀려났는데 직접적 원인은 대폭적인 임대료 인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개원의들이 매년 오르는 임대료 인상을 쫓아가지 못한다. 새로 개원한 젊은 의사들은 그것을 간과하지 못해 들어온다고 판단한다. 종로구 내에 새로 개원하려는 개원의들 특히 젊은 의사들은 구 건물에다 개원을 안하려고 한다. 그러나 새 건물은 모두 임대료가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작년에는 예외적으로 폐원수 보다 개원수가 4명 정도 많았다. 이는 의사수가 많아진데 따른 것이다. 속된 말로 멋모르고 들어왔다는 점이다. 오래 못견딜 것이다. 폐원 회원은 월세를 6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올리자 감당을 못한 것이다. 전부 다 오래된 분들인데 결국 다 나갔다”고 전했다.

종로구와 마찬가지로 중구의 명동도 의원의 개원 보다는 폐원이 주류를 이뤘다. 명동2가 한일관빌딩 6층의 한 부동산업소 대표는 “명동은 피부와 성형외과 위주인데 현재 포화상태다. 최근에는 원화 강세로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 개원가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소 대표는 “명동의 임대료는 2층-4층-5층 50평 규모의 공간의 경우, 보증금 2억원에 월세 800만원 선”이라며 “개원했다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경우는 있어도 새로 들어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새로 개원하는 의사들의 관심이 임대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 보면 임대료의 높고 낮음이 핵심은 아니다. 이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실력이다. 수준높은 의술과 환자 관리, 환자와의 신뢰 구축 등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출 경우, 웬만한 임대료는 성공적인 개원에 타격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심 개원의 비법은 바로 꾸준한 자기 실력 향상이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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