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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5주년>`미래의학'-줄기세포와 재생의학의 미래
<창간 45주년>`미래의학'-줄기세포와 재생의학의 미래
  • 승인 2005.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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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자체 치유능력' 잠재 가능성 무한

 

줄기세포와 재생의학의 미래

 

오일환<가톨릭의대 교수,

기능성세포치료센터 소장>

 

성체줄기세포등 다양한 형태 치료 활발

 

사회적 윤리, 부단한 연구 `넘어야할 숙제'  

 

재생력을 가진 세포  

모든 생명체의 기본단위가 바로 그 조그만 세포단위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을 없다. 그 거대한 코끼리와 심지어 자그마한 벌레들의 몸까지도 우리와 거의 비슷한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한참 후에서야 세포가 바로 모든 질병의 단위이기도 하다는 독일의 병리학자 Virchow의 `세포병인론'이 수용되기에 이르렀다. 간단한 것 같지만 “모든 병이 세포에서 기원한다”는 명제는 또한 “모든 병이 세포의 재생에 의해 치유될 수 도 있다”는 추측을 자아내게 된다. 그러한 추측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 바로 줄기세포에 의한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정란에서 기원한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는 배반포의 내괴세포가 가지고 있던 원시적 분화능력을 고스란히 이어 받아 거의 모든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진 세포의 모습으로 세상에 소개되었다. 사회윤리적 측면에서 생명파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어도 이들 세포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가능성, 즉 각종장기에 병이 들었을 때 이들 세포를 주입하면 병든장기의 기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지구촌 곳곳의 갈등을 빚을 만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배아줄기세포에 의한 치료가 가능하기 전에 넘어야 할 산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는 동안, 또 하나의 거대한 재생의학의 임팩트가 불어닥쳤다. 그것은 그간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던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태생기를 지나면서 장기형성 (organogenesis) 과정이 정지함에 따라, 한번 손실된 장기의 기능은 말기상태를 향해 치닫거나 장기이식에 의해서만 회복되는 것으로 알았었다. 그러나, 우리 몸 안의 곳곳에 수시로 손상 받고 누실된 장기세포에 대한 끊임없는 재생작용이 이루어 지고 있고, 이러한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재생의 寶庫(reservoir)가 성체줄기세포의 형태로 존재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한 예로 골수 안에 있는 조혈모세포나 중간엽줄기세포가 발생 초 태아에 주입되었을 때 분화되는 양상은 본래의 세포와 전혀 관계가 없는 피부, 위장관, 간, 콩팥 등 거의 모든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이른바 다중분화능(pluripotency)이 밝혀지게 되었다. 그뿐이 아니라 일단 성인으로 태어나 발생과정이 종료된 후에도 조혈모세포가 각종 세포독성으로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간장세포, 심장세포, 신경세포, 근육세포 등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는 분화의 유연성 (strem cell plasticity)을 갖고 있음이 밝혀지게 되었다.  

의학의 패러다임 변화  

줄기세포들의 이러한 반란으로, 인류는 지난 몇세기 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양상의 의료형태를 꿈꾸게 되었다. 세포를 주입하면 그것이 `조직손상부위를 스스로 찾아가 치료작용을 발휘한다'고 하는 새로운 치료, 즉 세포치료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특히 성체줄기세포의 경우, 이미 우리의 몸 안에 있던 세포를 주입하는 것이니 만큼 異物이 아니기에 온갖 종류의 질환에 대한 세포치료로 곳곳에서 활발히 시험되고 있다. 현재 모든 질환이 유사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최근의 추세로 보아서는 심장질환이나 혈관질환, 뇌신경질환과 같은 굵직한 질환들에 대해, 달리 다른 치료의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도 줄기세포는 무언가를 하나 더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생의학이라는 의학의 새로운 앵글이 새로운 숨통을 터주고 있는 것은 이미 비전문가들 층에서도 분명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보고 듣는 줄기세포와 재생의학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가장 전통적인 줄기세포치료는 조혈모세포를 통한 골수이식일 것이다. 지금은 이보다 더욱 다양한 형태의 세포분화능력을 이용한 더욱 다양한 세포치료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재생의학의 미래  

지난 반세기 동안 생명과학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어지러운 genome의 구조와 거미줄같은 세포 신호전달체계의 분석에 명운을 걸다시피 하였다. 그 모든 것이 밝혀지는 날 `내몸에 꼭 맞는 치료 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신약개발의 대부분의 과정이 결국 임상 2상·3상시험에서 리콜되는 경우를 대단히 흔하게 본다. 그러나 세포치료에 의한 재생의학은 그러한 경비의 몇백분의 일의 노력으로도 `세포자체가 치유능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치료효과를 발휘하게 된다는 점에서 사뭇 대조적이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California Insitute of Regenerative Medicine을 추진하면서 연 3조씩에 달하는 주채권발행을 감행하는 것도, 전세계 이미 수백개에 달하는 재생의학 관련 기관들이 설립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재생의학의 미래적 가치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포치료에서 간과되어서는 또 하나의 측면은, 모든 과학분야가 양날의 칼과 같듯, 인간이 이를 현명하게 사용하지 못할 때, 또 부지런히 연구하고 발전시켜나가지 못할 때, 이것은 인간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기대와 사회적 윤리의 사이에서 피어나고 있는 재생의학의 꽃망울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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