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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 가득한 너른 대자연의 품속을 걷는 상쾌함
하얀 눈 가득한 너른 대자연의 품속을 걷는 상쾌함
  • 의사신문
  • 승인 2013.03.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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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석 서울시의사산악회 고문

서윤석 서울시의사산악회 고문
노르딕 스키 체험기

원래 스키는 알파인(Alpine)스키와 노르딕(Nordic)스키의 두종류가 있으나 흔히 알파인 스키가 전부인 것처럼 알고 지내왔다 . 그러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노르딕스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차에 평생을 노르딕스키의 활성화를 위해 애쓰셨고 노르딕스키국가대표감독을 역임하셨던 강찬용 감독을 만난 것은 나에게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횡계에 `노르딕스키 체험학교'를 개교하여 후배양성을 위해 정열을 바치고 계시다.

이 스키학교는 횡계 시내에서 대관령가는 구도로를 따라 가다가, 우측에 지금은 문을 닫은 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서 있다(횡계시내에서 차로 5분거리). 학교 앞마당뿐 아니라 주위의 눈덮힌 모든 공터는 노르딕스키의 기초훈련장으로 쓰인다. 바로 이것이 노르딕스키의 장점이다. 모든 눈덮힌 초원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키 또한 가볍고 알파인스키보다 폭이 좁다. 스키화도 가볍고 발 끝에 달린 고리하나로 스키에 장착하고, 뒷꿈치는 들리게 되어 알파인 스키보다는 스키화를 신고 벗기가 간편하다.

△노르딕스키 학교 전경
지난 3월2일 동서울터미날에서 오전6시30분 첫차를 타고 횡계에 도착, 노르딕스키학교에 도착하니 오전 9시. 초면이지만 강감독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방을 배정받고 10시부터 기초강습 시작을 준비한다.

아직 유니폼을 준비하지 못했으므로 평소 입던 등산복차림으로 충분할것 같다. 알파인스키복은 운동의 제한을 받으므로 준비하지 않았다.

오늘 강습자는 어린이 포함 10명으로 모두 같은 회사 직원과 가족이란다. 노르딕스키 애호가이신 사장님의 추천으로 가족과 함께 MT를 왔다고 한다. 의사들 보다 삶의 질이 다르구나!

학교운동장에 눈이 충분치 않아 인근의 너른 밭으로 장소를 옮겨 훈련이 시작되었다. 스키를 한발만 신고 교대로 걷기, 양스키를 신고 걷기, 제동걸기, 오르막오르기등 알파인스키와 같은 기본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스키폭이 좁고 에지를 쓸수 없어 제동이 생각 만큼 쉽지 않았다. 더욱이 어깨까지 오는 긴 폴의 사용도 낳설은 동작이었다. 알파인스키와 같이 체중이동이 완벽해야 하는데 이것도 생각 만큼 쉽지 않았다.

강감독의 말씀으로는 어설픈 알파인스키 경험자가 교육하기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필자가 그경우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 의심도 해보았다. 약 2시간여의 기초훈련을 끝내고 오후에는 크로스 컨츄리 정식 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오전 훈련을 실전에 응용하도록 하였다.

`Nord'라는 어원은 북유럽, 혹은 북유럽인을 뜻하는 말로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아이스랜드, 핀란드지방에서 동네를 오갈 때 신던 스키가 진화하여 노르딕스키가 되었다고 한다.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샤모니에서부터 노르딕스키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니 역사가 깊은 종목이다.

노르딕스키는 크로스컨츄리(12),바이애스론(10),노르딕복합(3) 그리고 스키점프(3)까지 4종목이 있으며 28개의 올림픽메달이 걸려 있다고 한다(괄호 안은 각종목별 메달수). 총 86개의 동계올림픽 메달중 28개나 되고 평창에서 열리는 만큼 집중투자를 한다면 메달획득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총 8개의 메달이 걸린 숏트랙에 쏟아지는 후원의 반만 받아도 노르딕스키도 큰 발전이 있으리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르딕스키에서 메달이 나와야만 가능하다고 강찬용 전감독은 아쉬워 한다. 참고로 2010년 캐나다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 6개 (세계신기록을 세운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남녀 스피드 스케이팅 500m,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0m, 남자 쇼트트랙 1000m, 1500m)로 당당히 세계 5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노르딕스키부분에서는 단 한 개의 메달도 없었다. 노르딕메달이 걸려있는 올림픽경기장으로 가보자.

△노르딕스키 실전 중인 필자
△노르딕스키경기장(좌측에 바이에스론 경기장이 있다)
횡계에서 용평스키장으로 가기전 우측에 강원도에서 조성한 `알펜시아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다. 그 입구에 700골프 클럽이 있고 넘어서 노르딕스키 단지가 위치해 있다. 스키 점프대를 위시하여 크로스 컨츄리경기장, 바이에스론경기장이 나란히 위치해 있다.

사실 필자도 용평을 자주 왕래 하였지만 이 경기장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국제규격의 트랙과 스탠드가 멋지게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트랙에는 노르딕스키가 진행하는 홈이 파져 있어 이 홈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강찬용 감독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현지 적응훈련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경사면을 힘들여 올라야 하고 경사도가 낮은 내리막길도 제어가 쉽지 않았다. “식식” 소리를 내며 추월하는 청소년들을 보고는 필자도 힘을 얻어 `브이 자(V 字)' 모양의 스키에 젖먹던 힘까지 보태 팔로 버티며 낮은 구릉으로 올라섰다. 저멀리 보이는 선자령의 바람개비 같은 풍력기들 , 너른 눈밭의 양떼 목장, 내집 안마당같은 눈덮인 골프코스는 흠뻑젖은 온몸의 땀을 식히고도 남는다. 대자연과 호홉하고 그늪에 빠지는 노르딕 스키, 정해진 길도 없는 너른 눈덮인 골프코스를 마음대로 활보하는 낭만이 있는 노르딕 스키는 누구나 즐길수 있어 매력 만점이다.

노르딕! 하면 “그거 힘들어서 못해” 천만에 말씀이다. 선수생활 하실 분이 아니라면 조그마한 쌕(sack)에 간식을 넣고 친구와 가족과 함께 신선한 공기를 맘껏 호흡한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어 더 나아간다면 10키로 20키로 30키로 50키로를 간들 누가 무어라 하겠는가? 눈덮힌 너른 대자연의 품에 안겨 자연과 대화하며 걷는 재미는 알파인 스키에서는 얻을 수 없는 진정한 묘미인 것이다.

씩씩한 군인의 동작처럼 팔과 다리를 마음껏 쓰며 온몸에 에너지를 다 쓰고야 실전 훈련을 끝낼 수 있었다. 내일은 이곳에서 중고등부 크로스컨츄리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그들의 경기도 보며 다시 한번 노르딕의 매력에 빠져볼 예정이다. 또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하여 이 스타디움에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기를 마음속 깊이 빌어본다.

△대관령노르딕체험학교(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대관령마루길 250-21(횡계리 53-1) TEL: 033) 332-9192(팩스겸용) H.P : 010-8730-5378 최원일 총괄이사 강찬용 감독 010-3889-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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