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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비 높아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 높아
압축비 높아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 높아
  • 의사신문
  • 승인 2013.03.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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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엔진〈2〉

연비에 관심을 다시 갖게 되자마자 디젤 엔진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디젤이 발암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나쁜 측면과 가장 효율이 높은 엔진이라는 좋은 점, 그리고 설계와 조절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한 번 생각해 보려는 것이다. 또한 요즘의 디젤엔진들은 성능과 내구성이 너무 좋다는 점도 문제이긴 하다.

그 전에 새로나온 하이브리드 창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얼마 전 발표된 양산형 디젤 하이브리드 XL1은 곧 양산에 들어간다.

원래 작년 말 양산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발표되었으나 올해 말로 양산 시점이 바뀐 것 같다. 양산형 모델이 다음달 완전히 발표될 것으로 보여 생산은 확정적인 것 같다.

이 차는 디젤 엔진에 전기모터를 조합한 충전식 디젤 하이브리드차로 48마력의 힘을 내는 800cc짜리 작은 엔진에 최대 출력 27마력의 전기모터를 조합했다고 알려져 있다. 차체를 알루미늄 합금과 탄소섬유로만 구성해 총중량을 800㎏으로 제한했다.

차는 매우 혁신적으로 필자가 예전에 말했던 미래의 차의 특성이 모두 구현된 것 같은 느낌이다. 필자가 말했던 미래의 차체는 항공기를 닮은 것이다. 가볍고 부피가 크며 강성이 크고 공기 저항이 적은 바디가 필요하다. 기념비적인 벅민스터 풀러의 다이맥시언 모델의 내부는 사실 항공기였다.

연비는 최고 111Km 로 알려져 있다. XL1은 일차적으로 1000대를 양산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가격은 1억원 정도 할 것 같다. 가격은 비싸지만 분명 재미있는 차임에는 틀림없다. 조금 더 많은 수량이 양산되면 4000∼600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필자의 차의 20배가 조금 안되는 연비를 자랑한다.

만약 이 차가 양산되면 연비에 대한 새로운 표준이 확립될 것으로 보인다. 연비가 3자리로 넘어가고 최고의 연비를 보여준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기록을 2배 정도 넘는 수준이다. 사실 이건 말도 안되는 기록으로 폭스바겐은 언제나 미래의 차를 보여주는 것 같다는 필자의 생각을 또 한번 확인시켜주는 순간이다. 다른 메이커들이 따라 하기를 하면 소비자들은 나쁠 것이 없다. 세 자리수 연비의 경쟁이 일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한편으로 비슷한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만을 붙여서 테스트해본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 바디에 디젤 엔진만 붙여도 40Km 정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예전에 독일에서 차중 1100Kg 정도의 디젤차들이 20km 이상의 연비를 보인 것을 보고 추정할 뿐이다.

디젤 엔진의 연비는 상당히 좋다.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우선 디젤 엔진의 압축비가 높다는 점이 크다. 기억도 나지 않겠지만 예전에 배운 물리시간의 열역한 곡선을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기억이 나지 않을지 몰라 그림을 첨부한다. 저속의 디젤엔진의 효율은 50% 이상까지 올라가며 가솔린 엔진이나 다른 엔진들보다 월등히 높다. 디젤엔진의 점화는 공기와 연료를 흡입한 후 압축을 하면 일어나는 고온에 의해 발생한다. 가솔린 기관은 더 점화하기 쉬운 연료임에도 불구하고 점화플러그가 필요하다. 디젤엔진은 일단 공기만 흡입하고 연료는 압축이 끝나는 점에서 분사된다.

디젤의 압축비는 15:1에서 22:1 사이로 40기압을 만들어내고 가솔린 엔진의 8에서 14기압 정도를 만드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이런 이유로 예전에는 디젤엔진을 제대로 만들어 내기가 어려웠다) 공기의 온도는 이 정도 압축에서 550도 정도로 올라간 상태다.

압축비가 높으면 엔진의 효율이 올라가지만 가솔린 엔진은 압축비를 마구 높일 수가 없다. 요즘의 GDI 엔진 이전의 가솔린 엔진은 공기/ 연료의 흡입 → 압축 → 폭발 → 배기라는 사이클을 반복하는 엔진으로 압축비는 14나 15정도가 한계였다. 연료와 공기가 같이 흡입되기 때문에 일정한 압축비를 넘어서면 최고의 압축비가 나오기 전에 폭발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가솔린은 훨씬 쉽게 점화된다.

스파크가 튀기 전에 폭발이 일어나면 엔진에는 상당한 무리가 간다. 이상 연소인 노킹이 엔진에 주는 대미지도 크지만 미리 폭발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엔진이 바로 파손되기도 한다. 압축비가 아니더라도 공기와 연료의 비율이 희박하면 이상 연소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 모든 이유는 연료를 실린더 내부로 분사하는 것이 아니라 실린더 밖에서 분사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폭스바겐의 FSI 엔진(다른 회사는 GDI로 표기한다) 엔진을 적으면서 가솔린 엔진도 디젤처럼 분사하면 특성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미쯔비시가 만들었던 GDI 방식을 전체 가솔린 차종에 적용한 것도 폭스바겐이었다. 골프 5세대가 나온 후 폭스바겐의 가솔린 엔진은 FSI 와 터보 방식인 TFSI로 나뉘게 되었다. 연비와 배출가스 문제에서 모두 만족할만한 솔루션이 나왔다. 다른 메이커들도 이 방식을 채택하자 가솔린 엔진의 연비도 향상되었다. FSI 엔진은 압축의 끝점에 이르러야 분사를 하기 때문이다.

이상 폭발이 불가능하게 되자 아주 적은 양의 가솔린을 분사하여 울트라 린번에 해당하는 아이들링도 문제가 없게 되었고, 흡기 포트를 만들기 위해 복잡한 설계에 설계를 거듭하지도 않게 되버린 것이다.

디젤 엔진은 1893년 만들어질 당시부터 가솔린 엔진의 문제들을 피해 나갈 수 있었다.

안윤호 <제주시 미소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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