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문제에 봉착…디젤 엔진에 대한 고민
연비 문제에 봉착…디젤 엔진에 대한 고민
  • 의사신문
  • 승인 2013.02.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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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엔진

강남구청과 올림픽 공원을 오가는 것 말고는 별로 이동이 없다가 차를 많이 타야 하는 곳으로 오니 연비 문제에 봉착했다. 어찌된 일인지 RPM이 800 근처에 있아야 하는 차가 1100 정도에서 아이들링(공회전)을 하니 연비는 떨어지는 것 같다. 1989년식의 차에게 RPM이 딱 맞기를 요구하는 것이 무리일지는 모르지만 원래 모트로닉 제어기에서는 공회전이 크게 틀리면 안된다(오버홀 한 시기를 따지면 엔진은 2007년 차다).

지방이라 도로가 크게 혼잡하지 않다는 이유로 리터당 10km 정도를 예상했으나 처음에는 5km 그 다음은 7km 정도의 연비가 나왔다. 주행거리가 한 달에 100km도 안되다가 600km를 넘으니 당장 연비가 문제가 된다. 그 전에도 부담은 되었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조금 더 부담이 된다. 600km의 주행거리인 경우연비가 6km라면 100리터가 필요하다. 20만원 정도의 연료비가 필요하다. 차보다 비쌀 수도 있다. 아끼는 방법은 급가속과 급제동을 피하는 것뿐이다. 그러면 연비는 조금 더 좋아지고 재미는 줄어든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젤엔진 승용차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무거운 4륜 구동 말고 승용차라면 대부분 연비가 10km대를 넘으니 연비는 문제가 없다. 4륜 구동도 요즘은 가벼운 차종이 많아져서 반드시 연비가 나쁜 것은 아니다. 갑자기 디젤이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 한달에 10만원에서 20만원 정도 덜 쓴다면 10년이면 2000만원 정도의 비용이다.

문제는 디젤 중고차의 인기가 높다보니 중고차의 가격도 높다는 것이다. 한때 사고 싶었던 골프 디젤 버전은 도대체 중고차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비싸고 최근의 320d 같은 모델도 중고가격은 상당히 높다. 연비 때문에 다들 디젤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데 또다른 고민도 있다. 얼마전 WHO 에서는 디젤 배기가스를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했다. 장기적으로 디젤에 대한 규제들이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디젤의 발암성 중에서 가장 많은 의혹을 받는 발암물질은 나노미터급의 입자들이다. 모든 필터링을 통과해서 폐포에 바로 파고든다는 의심을 받는 입자들인데 CRDI 엔진 도입 이후에 엔진의 미립자가 증가했다는 말도 있다. 유럽은 디젤 승용차가 많고 언젠가부터 증가한 폐암의 증가율과 디젤의 사용이 관련이 있다는 설도 있다. 대대적인 역학 조사가 이루어질 만도 한데 아직 구체적인 자료가 없는 것 같다. 유럽의 자동차들이 강세를 보이는 디젤엔진이 정말 문제를 일으킨다면 건강의 문제만이 아니라 중요한 산업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나노급 분진입자는 아직 의심만 할 수 밖에 없지만 가솔린 엔진에 비해 디젤 엔진의 매연이 더 심각한 이유는 연소의 방식 때문이라고 한다. 매연은 불완전 연소에서 나온다. 완전히 연소가 되면 CO²와 H₂O 그리고 약간의 질소산화물 정도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완전 연소는 불가능하여 가솔린 차들은 1990년대부터 백금촉매를 달고 다녔다(하지만 백금촉매도 완전히 분해하는 것은 아니다). 불완전 연소의 심한 경우는 랠리차들이 심한 과급으로 인해 머플러에서 불이 나오는 장면들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경주용 차들의 터보과급은 심한 경우 머플러에서 1∼2m 정도 불꽃이 나오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연료가 불완전 연소로 인해 그냥 가스로 나왔던 것이다.

가솔린 엔진은 일정한 공기/연료의 비율로 흡입하여 태우는 방식이다. GDI에 이르러서 조금 더 자유로운 연소조건을 만들게 되었지만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 디젤 엔진은 방식이 조금 달라 부하가 증가하면 연료의 분사량이 증가한다. 디젤 역시 CRDI 방식으로 조금 더 공기/연료 비율의 자율성이 증가하긴 해도 부하가 증가하면 분사량이 늘고 불완전 연소되는 연료의 양이 증가한다. 문제는 연료가 덜 타고 남은 매연에서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물질이 배출되는 것이다. 고온이고 연료량이 많으면서 산소는 부족한 상태의 연소가 만들어내는 화합물은 매우 복잡하다.

쉽게 생각해보면 나무를 태우면서 나오는 연기, 특히 젖었거나 너무 나무를 많이 넣어서 생기는 자욱한 연기를 생각해 보면 된다. 디젤엔진은 이것보다 더 심각한 조건에서 불완전 연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디젤 연료에 있던 탄소고리와 질소의 화합물들은 불완전하게 끊어진다. 공회전시에는 문제가 적지만 부하가 심하게 걸리면 이런 화합물들이 급격히 증가한다.

사실 오늘 설명한 내용은 커다란 빙산의 일부만을 본 것이다. 디젤 엔진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생각하면 설명은 일부에 불과하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 디젤 엔진을 살펴보려고 한다.

안윤호 <제주시 미소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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