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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과 굴절 교정수술의 개척자 - 김재호
백내장과 굴절 교정수술의 개척자 - 김재호
  • 의사신문
  • 승인 2013.02.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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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각막교정 수술 선진화 등 안과 발전 견인

김재호(金在浩)
선산(鮮山) 김재호(金在浩)는 1936년 황해도 수안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1960년에 1회로 졸업하였다. 이듬해 성모병원 최초의 안과 레지던트가 되었으며 1966년 성모병원에 임상강사로 발령받은 이래로 성바오로병원 안과 초대 과장, 수원 빈센트병원 안과, 이비인후과 초대 과장을 역임하며 가톨릭의대 부속병원 안과 신설에 기여하였다. 1970년에 미국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 대학병원 안과 윌머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유학하였으며, 1975년에는 일본의 도쿄대학 의학부 안과 방문교수로 연구를 하였다.

귀국 후 수술용 현미경 사용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 한국 안과계에 미세수술 소개를 시도했으며 1978년에는 인공수정체(IOL) 삽입술 접함을 계기로 당시 다른 대학에서는 너무 성급하다고 비난하고 있었던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대를 앞선 안목으로 시작하여 1988년까지 5,000례를 시행하였으며, 1985년에는 국내 최초로 백내장 통원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다.

선생은 안과 선진화를 위해 1970년 이래 안과 수술과 관련하여 많은 세계적인 석학들을 국내에 초청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한국 안과계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수술분야의 새로운 도약인 수술용 현미경하 미세수술의 교육과 보급을 주도했고, 점탄물질(Healon)을 소개하여 수술 부작용을 줄였다. 1980년에는 하버드대학 교수 Dohlman 초청과 함께 한국 최초의 수입 안구 각막으로 각막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를 통해 강남성모병원(현 서울성모병원)은 백내장수술과 함께 각막이식수술과 인공각막이식술의 중심 메카로 정착하였다.

선생은 늘 창조적 사고와 새로운 도전으로 앞장 서, 1980년 카도나(Cardona)형 인공각막이식수술의 최초 성공을 알렸고, 적극적인 안은행 활용과 함께 각막이식수술을 시행하여 좋은 성적을 남겼다. 이는 현재까지도 국내 각막이식술을 가톨릭 의대에서 주도하고 있는 밑걸음이 되었다. 굴절수술 분야에서 1982년 전방 방사상 각막절개술을 한국 최초로 시술하여 보급했고, 1991년부터는 엑시머레이저 근시교정수술을 대학병원 최초로 도입했으며, 1995년부터는 라식(LASIK)으로 전환하여 신속히 시대에 적응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항상 앞서가는 자세, 선진화를 향한 정신은 후학들에게 사명과 귀감이 되었다.

1980년 강남성모병원 개원과 함께 초대 안과과장과 진료부장을 역임하면서 병원 운영과 진료에 선생이 보인 희생적인 자세는 꾸준히 이어져 오늘의 후속인 서울성모병원이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1986년부터는 2년간 강남성모병원 원장직을 맡으며 환자 진료, 연구, 봉사만이 아닌, 병원 위상제고와 함께 각 과 및 교직원의 희망과 진료에 대한 병원측의 지원을 연구하며 최선을 다하였다.

선생은 의사로서의 사회적 책무도 게을리하지 않아 1974년 `맹인의 흰지팡이' 보내기 캠페인을 주도하는 등의 계몽에 힘썼다. 1983년부터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무료개안수술사업 부장직을 맡으면서 영세민 무료 개안수술사업을 벌였으며, 1991년에는 강남성모병원 안과에 안은행 설립 허가를 받아 초대 안은행 책임자로서 대대적 헌안캠페인을 실시하였다. 또한 사재를 털어 1993년 안과연구재단을 설립하여 후학들의 대학원 등록금 지원, 학술세미나 지원, 학술지 발간 등에 앞장섰다.

한편 1988년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1989년 한국인공수정체 연구회 회장, 1995년 한국외안부 연구회 회장, 1996년 한국콘택트렌즈 연구회 회장직을 역임하였다. 1991년부터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제4대 안과 주임교수로 취임하면서 산하 8개 병원의 안과학 교실을 이끄는 총수 역할을 하였다. 이 기간 동안 연구 활동을 강조하여 안과학교실의 학술 발표, 논문 게재 건수가 급격히 상승했으며 SCI 등재의 우수한 논문도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이외에도 1988년에 가톨릭대학교 임상의학연구 소장, 1994년에 의학대학원장을 지내었으며, 2002년 정년퇴임하여 명예교수로 있다.

1970년 유한의학학술상 본상(다작상)을, 198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2007년 태준안과봉사상을 받았다. 엑시머레이저 수술의 보급과 시술성적 발표 등에 대한 공헌으로 국제적인 대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1998년 프랑스 니스에서 개최한 유럽 백내장 및 굴절 수술학회(ESCRS)에서 선구자(Pioneer)상을, 2004년 미국 백내장 및 굴절 수술학회(ASCRS)에서 영예의 리본(Winner Ribbon)상을 수상하였다.

집필 : 김만수(가톨릭의대 안과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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