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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델스존 오라토리오〈엘리야〉작품 70
멘델스존 오라토리오〈엘리야〉작품 70
  • 의사신문
  • 승인 2013.02.0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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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206〉

멘델스존은 1829년 베를린에서 바흐 서거 후 최초로 〈마태수난곡〉을 초연하면서 바흐 부흥을 주도하게 된다. 이후 바흐 작품에서 오라토리오에 대한 영감을 찾으면서 20대 후반부터 종교음악에 심취하게 된다. 그의 첫 오페라가 실패하자 바흐 작품에게서 찾은 영감과 헨델의 오라토리오에서 볼 수 있는 오페라적인 생동감을 살려 오라토리오에 승부를 걸기로 결심한다.

1837년 목사의 딸과 결혼한 그는 자신의 오라토리오 첫 작품인 〈바오로〉을 작곡하여 발표를 하는데 이 곡은 코랄과 웅장한 성악적 서법, 인간적인 감성을 묘사하는 서정적인 합창에 힘입어 성공하게 된다. 이후 멘델스존은 종교음악에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1845년 바이올린협주곡을 발표하고 많은 인기를 얻게 되지만 그때부터 갑자기 몸이 쇠약해져 투병하게 되면서 죽음을 예감하게 된다. 멘델스존은 연극 〈엘리야〉를 관람하던 중 종교적 갈등을 드러내는 대사와 주인공의 강렬한 성격 등에 매료된다. 그 후 헨델 오라토리오를 영역한 클링거만에게 〈엘리야〉를 주제로 대본을 쓸 것을 권하는 한편 오랜 친구이자 〈바오로〉의 대본을 도와준 슈브링 목사와 대본숙의작업에 착수한다. 당시 슈브링 목사에게 쓴 편지에서 “〈엘리야〉의 주인공에게는 구약의 모든 주인공처럼 극적요소가 강하게 풍겨야 한다. 단지 극중의 인물이 아니고 현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마침 1846년 버밍엄 음악제에서 새로운 오라토리오 의뢰를 받게 되면서 〈엘리야〉를 초연하게 되는데 런던에서의 이 리허설에서 멘델스존은 성공을 확신한다. 다음날 영국의 빅토리아시대 이후 가장 훌륭한 오라트리오가 초연된다. 버밍엄의 청중은 서곡이 시작되기 전 무대 한가운데서 “수십 년 동안 우뢰가 없으리라”는 주제를 알리는 엘리야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주제는 서곡에서 선동적으로 반복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오는 합창 “주여 도우소서”에서 백성들은 가뭄의 고통으로부터 구원을 절규하면서 긴장감은 고조를 이룬다. 초연의 대성공에 힘입어 이듬해 베를린에서 독일초연을 준비하던 중 그의 누나 ‘화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빠진 나머지 38세의 젊은 나이에 그도 세상을 떠난다. 결국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그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 지난날을 회상하며 쓴 신앙고백이었다.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멘델스존 특유의 낭만적인 선율에 충실한 구성미와 색채적인 관현악과 조화를 이룬 종교적 깊이로 숨 막힐 듯한 극적 박진감과 종교와 예술의 일체감 속에서 빚어내는 멘델스존 필생의 역작이다. 이 작품은 기원전 9세기경 이스라엘의 선지자로서 구약성서 열왕기 17장에서부터 19장까지의 내용을 중심으로 역어나가고 있다. 선지자들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거목인 엘리야는 `여호와는 하나님'이라는 뜻으로 예수가 이 땅에 오기까지 이스라엘 백성을 다시 깨우치도록 선도한 그의 활약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힌다.

오라토리오의 줄거리는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며 고난을 겪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세를 통해 해방시킨 것은 여호와의 은총이었으며 그 은총 속에 다윗 왕을 거쳐 그의 아들 솔로몬에 이르기까지 태평성대를 누리며 하나님을 찬양하며 지내다 솔로몬 말기에 이르러 백성들이 하나님을 외면하고 탐욕에 젖은 생활에 빠지면서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된다. 이스라엘 아함 왕이 페니키아 여왕 이사벨과 동맹을 하며 이교 신 `바알'을 숭상하고 탐욕과 타락이 극에 다다르자 선지자 `엘리야'는 타락한 왕과 백성 앞에 나타나 하나님의 계명을 말하며 여호와가 진정한 신인지, 아니면 `바알'이 진정한 신인지 시험하며 둘 중 하나를 택하라 제안하면서 멘델스존의 〈엘리야〉는 시작이 된다. 전곡은 2부, 43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우상을 버리고 하느님께 귀의할 것을 촉구하는 오바디야의 서정적인 아리아로 시작하면서 `바알'신을 내쫓고 하나님의 진노를 풀어 이스라엘을 극심한 가뭄으로부터 구하는 내용이다. 제2부 많은 박해를 이겨내고 하나님의 뜻을 완수한 후 불마차를 타고 승천하기까지 다루고 있다.

■들을만한 음반: 필립 헤레베헤(지휘), 라 사펠 루아얄, 콜레기움 보칼레, 샹제리제 오케스트라[harmonia Mundi, 1993]; 볼프강 자발리쉬(지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Philips, 1979]; 미셀 코르보(지휘), 리스본 굴벤키안 오케스트라[Erato, 1983]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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