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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5주년> `미래의학'-신약개발의 미래
<창간 45주년> `미래의학'-신약개발의 미래
  • 승인 2005.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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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질 개선 신약'이 차세대 초점될듯

 

신약개발의 미래

 

이봉용<대웅 생명과학연구소 소장>

 

경제성, 신속성, 성공률 개선 3박자 가속

 

BT, IT 시너지 창출 국가적 뒷받침 절실  

 

2000년 6월 미국 클린턴 정부에 의해 인간유전체 서열이 규명되었음을 선포함에 따라, 드디어 인류는 포스트-게놈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급격한 노령화 사회가 도래함으로써 향후 보건의료의 급박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인체 유전체 서열의 규명은 신약개발이 과거 500종 미만의 질병작용점을 대상으로 진행된 점과 달리 수천개의 새로운 질병작용점의 출현을 가능케 할 것이다. 그러나 질병작용점의 숫자적 팽창이 우수한 치료제 또는 치료법을 담보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질병작용점의 임상적 유용성을 유전자 변형 동물모델에서 최소한 검증하는 것이다.  

더불어 노인인구의 증가는 보건의료비의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므로 치료비용을 경감시킬 수 있는 신약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노령화로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신체의 부담을 개선할 수 있는 삶의 질 개선 치료제가 무엇보다도 차세대 신약개발의 초점이 될 것이 틀림없다. 삶의 질의 개선 측면에서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이 비아그라 또는 씨알리스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이며 여전히 남에게 밝히지 못하면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전립선 비대증(60세 남성의 60%가 환자)의 획기적 신약의 경우 자유로운 삶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무엇보다도 시급하여 많은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한번에 하나의 화합물을 합성 및 검색하는 전통적인 신약후보물질 탐색방법은 신약개발 연구개발비의 급속한 증가, 신약허가 기간의 연장 및 약가 인하 등의 경제적 및 사회적 압력에 직면하게 되었다. 즉, 신약개발을 “보다 경제적이며,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보다 성공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시대적 필요성에 맞추어 1990년대 이후부터 신약탐색 방법으로 분자조합(combinatorial chemistry), 고속다중검색법(High-Throughput Screening) 및 가상검색기술(virtual screening)이 등장하여 신약 탐색 및 개발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이 변화되었다.  

신약개발에서 기술적 장애 요인은 임상시험 단계에서 유효성 또는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해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고도 신약후보물질 50% 이상이 중도에 개발을 포기한다는 점이다. 최근 COX-2 저해제가 신약개발에 성공하고도 출품 후, 심순환계 부작용 우려로 시장에서 퇴출된 비옥스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신약탐색단계에서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 신약후보물질 중에서 많은 경우 체내동태 또는 안전성 문제로 개발대상에서 탈락되고 있다. 또한 개발단계에서 제제학적, 약동력학적 및 독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시장 진출이 지연됨으로써 경쟁력을 상실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약동력학적 특성 및 독성을 예측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여, 보다 단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고품질의 신약후보물질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체내동태에 관련된 각종 시험관 내 및 생체 내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실험동물과 사람사이의 상관성을 설정한 후, 실험동물에서 확보한 시험자료를 바탕으로 인체에서 결과를 예측하는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어 신뢰도가 증대될 경우 인체에서 체내동태를 컴퓨터상에서 바로 예측이 가능하며 인체에서 체내동태 양상이 매우 우수한 화합물을 탐색단계에서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현재 약물수용체 또는 효소의 가상적 3차원 구조를 활용하는 약물설계는 컴퓨터 계산능력의 발전으로 세포 단위에서 설계가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세포의 모델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세포의 기능에 필수적인 모든 유전자 산물을 감안해야 하며 또한 구성요소가 실제 세포 내에 존재하는 구성비와 유사하게 배치되도록 하여야 한다. 최종적으로 실제의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각 구성요소의 가중치를 보정함으로써 가상 세포를 설계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최근에 가상 심장모델의 기초가 되는 가상 심장세포(cardiac cell)를 제작한 후, 아드레날린을 적용시 심장박동 가속화되는 양상이 실제 세포와 동일하게 재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가상시스템의 궁극적 목표는 가상인체를 지향하는 것으로 인체게놈프로젝트와 병행해서 도출된 각종 정보를 활용시 급진전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가상모델은 신약개발 전분야에 영향을 미쳐 탐색단계에서 신물질 설계 및 검색에 활용이 가능하며, 가상적으로 인체에서 약물의 안전성과 약동력학 평가로 보다 우수한 신물질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부응하여 향후 미국 FDA가 신약의 임상시험허가(IND) 신청시 가상인체 모델에서의 안전성 시험결과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1세기 post-genome 시대는 신약개발의 경제성, 신속성 및 성공확률의 개선 측면에서 BT 및 IT가 통합된 in-silico technology를 활용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기반이 강력한 BT와 IT 기술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적 신약개발시스템을 조성한다면 조기에 신약개발 선진국 세계시장에서 대응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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