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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메시지 - 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
신년 메시지 - 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
  • 의사신문
  • 승인 2013.01.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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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바로 보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한해 기대

임수흠 서울특별시의사회장 의사신문 발행인
존경하는 서울특별시의사회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분 한 분 직접 찾아뵙고 한해 마무리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마땅한 일이오나, 이렇게 글로써 대신하여 예의를 다 갖추지 못한 점 두루 혜량하여 주시옵길 바랍니다.

임진년(壬辰年) 한해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올 한해 우리 사회는 안팎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의료계도 파란곡절이라 할 만한 일들을 겪은 한 해로 기억될 시간이었습니다. 서울특별시의사회의 대표를 맡게 된 첫해인 저로서는 더더욱 아쉬운 순간들이었습니다. 그 하나하나를 되짚어보자면 끝이 없을 듯합니다.

과거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미래가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 또한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게 아니라 아직 만들지 못한 것이다”라는 엘빈 토플러의 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개인적으로는 “미래를 아직 못 만든 게 아니라 찾지 못한 것뿐입니다. 미래는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합니다.”라는 어느 한국인 과학자의 말에 더욱 공감하게 됩니다. 그러한 미래를 누가 먼저 찾느냐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입니다.

내년은 계사년(癸巳年) 뱀띠의 해입니다. 성서에서 사탄이 뱀으로 형상화된 탓인지, 아니면 그 모양이 흉측해서인지는 모르나 한국인들에게 뱀은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하는 동물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과거 우리 조상들에게 뱀은 결코 죽지 않는 불사(不死)의 존재였습니다. 서양에서도 뱀은 치료의 신으로 길한 존재였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폴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가 바로 이 의술의 신입니다. 이 의술신의 딸이 들고 다니는 단장에는 언제나 한 마리의 뱀이 둘둘 말려 있습니다.

잘 알고 계시듯이 의사회의 문장에 새겨진 뱀 형상 역시 이러한 신화와 전통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해서 우리 의료인들에게 뱀은 꽤나 친숙한 동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뱀띠의 해 2013년이 복된 한해로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렇듯 우리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미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톨스토이는 ‘당신의 일생 중에 가장 중요한 때가 언제였는가’라는 질문에 ‘바로 지금’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났던 사람 중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였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으며, ‘하였던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현재, 곧 ‘지금’이 없는 과거와 미래가 있을 수 없다는 깨달음을 톨스토이의 이 현답에서 배우게 됩니다. ‘지금’에 항상 소홀하고 무관심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작 우리는 늘어난 흰 머리를 보며 자신의 늙음을 한탄하는 때와 같이 아쉬운 순간에 닥쳐서야 이 ‘지금’을 특별히 의식하곤 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위대한 배려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새해엔 이와 같은 긍정의 마인드로 매순간 ‘지금’을 마주하며 몸에 생긴 흉터를 옷으로 가리듯 다른 이들의 허물도 사랑으로 가려줄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부디 2013년 회원 여러분 모두가 행복한 ‘지금’ 순간순간 새기는 해가 되길 바라며, 지난 한해 보여주신 격려와 관심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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