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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줄 모르는 노력가, 소아신장학자 - 김병길
지칠줄 모르는 노력가, 소아신장학자 - 김병길
  • 의사신문
  • 승인 2012.12.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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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신장학의 거장…의학한림원 창립 주도

김병길(金炳吉)
1936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병길(金炳吉)은 고등학교 졸업 후 1961년에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모교 생리학교실 이병희, 홍석기 밑에서 조교를 하였다.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가서 하버드대학의 Children's Hospital Medical Center와 Buffalo Children's Hospital에서 소아과 전공의와 소아신장 연구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귀국하여 서울의대 고광욱과 더불어 당시로서는 생소한 소아신장학의 기초를 닦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은퇴 시까지 290편의 국내외 논문을 남겼고, 소아의 신생검을 본인 스스로 2500여건을 실시하여 세계적인 기록을 남겼다. 1988년에는 대한신장학회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대한신장학회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면서 학문적인 학회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뿐만 아니라 1994년에는 대한소아신장학회를 창립하데 큰 역할을 하였다. 같은 해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연세대학교에 `신장질환연구소'를 최인준과 함께 설립하였으며 연구소 사업으로 이 영역의 최초 한글판 교과서 `신장학'(1999년)을 발간하였다.

그 후 대한신장학회 발행 `임상신장학'(2001년) 교과서 편찬과 옥스퍼드출판사에서 발행한 “Asian Nephrology”(1994) 교과서에도 한 챕터를 집필하였고 최근에는 “Kidney Disorders in Children and Adolesconse”(2006)에도 한 챕터를 서술하는 등 학문적인 활동은 항상 한발 앞서가고 있었다. 아시아 태평양 신장학회 공식잡지 “Nephrology” 편집위원을 1995년부터 7년간 역임하는 등 국제적인 안목도 남달리 넓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대한신장학회 이사장, 대한소아과학회 회장, 대한소아신장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한편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 학술이사를 6년간 맡아 의사협회 발전에도 한 몫을 하였다.

국제 학술활동으로는 아세아-태평양신장학회 집행이사(10년)와 아세아소아신장학회 집행이사(12년)로 활동하는 등 국제활동도 열심히 하였다.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은 1996년에는 `American Biographic Institute'에서 발간하는 `세계 500인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선정 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에도 두 차례(1992, 2002)나 조직위원장 겸 회장을 역임하였는데 두 국제학회 모두 역대 최고의 학술대회로 치러져 각국 학자들로부터 최대의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의학대상(대한의학협회, 1992), 희승학술상(대한신장학회, 1994), 동아의료저작상(대한의사협회, 1999) 등을 수상하였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설립 초창기에 병원장으로 병원을 반석위에 세운 김병길은 2002년 연세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하자 관동대학교 의과대학 명지병원장으로 부임하여 새로 시작한 대학병원을 무에서 유를 창조하여 명지병원을 명실공히 대학병원 조직으로 기초를 잡았기에 보건복지부 주관 병원 심사에서 두 차례나 전국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되었다.

평소에 의료봉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1990년에 개방된 중앙아시아 특히 우즈베키스탄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 연세대학교와 타슈켄트 소아의과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었고, 관동대 명지병원은 사마르칸트 국립의과대학과 자매결연을 맺는 등 해외 봉사에 심혈을 기울여 6차례나 그 나라에 20∼30명의 봉사단을 이끌고 의료봉사를 하면서 환자진료는 물론 의학 강의, 의료장비 기증, 의약품 기증, 의과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120년 전에 서양의학이 우리나라에 베푼 봉사를 중앙아시아에 되돌려 주는 운동에 앞장서기도 하였다.

이러한 활동으로 2000년에는 타슈켄트 국립소아의과대학에서 명예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선생을 한결같이 `나이를 잊고 사는 활동가', `지칠 줄 모르는 정력가'라 부른다. 2004년에 창립된 의학계 석학모임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창립 시에 부회장과 회장을 역임하였다.

소아과 의사 43년을 한시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뛰어온 선생의 일생을 많은 제자들이 흉내를 내고 싶어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고들 한다. 선생의 집 응접실에는 오래된 가훈이 걸려있다. “네 스스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남이 너를 지배한다.”

집필 : 김지홍(연세의대 소아과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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