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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광원 신임 가천대 길병원 당뇨내분비센터 소장
[인터뷰]김광원 신임 가천대 길병원 당뇨내분비센터 소장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2.12.19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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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사망률 1위 도시 인천에 당뇨 잡으러 왔다"

김광원 소장
삼성서울병원에서 정년퇴임 전까지 40년 동안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당뇨 박사’라는 타이틀을 얻은 당뇨병 명의 김광원 교수가 지난 9월 가천대길병원 당뇨내분비센터 소장으로 인천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김 교수는 여유있고 느긋한 노후를 보내는 대신 또다시 의사 가운을 입고 인천에서 진료를 시작했는데 이는 인천이 당뇨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발병률도 세 번째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인천이 당뇨 박사인 나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나 또한 ‘전투력’이 생겼다”며 새로운 출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인천 지역의 당뇨병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데 9월 이후 세달 간 길병원에서 진료한 소감이라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평소 혈당 관리를 하지 못해 응급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응급실을 통해 병원에 온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당뇨 관리가 잘 되는지를 모르고, 당뇨 자체가 뭔지를 모른다. 개선 방향을 이야기해줘도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점에서 사회 전반적으로 의식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당뇨를 ‘신의 선물’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라면.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합병증이 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가 아픔을 겪어야 한다. 당뇨식은 건강식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당뇨 환자가 일반인 보다 더 건강해질 수도 있다. 당뇨가 자신에게 선물로 올 것이냐, 재앙으로 올 것이냐는 마음먹기에 달렸기 때문이다.”

-당뇨 치료는 돈이 많이 드는가?
“검사비는 5~6만원 한다. 건강을 지키는데 있어 아주 큰 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검사비는 그렇고, 관리하는 비용도 별로 안든다. 나중에 합병증이 생기면 그 때 돈이 많이 든다. 한 달에 200만원 버는 사람이 시내타고 다니면서 5000원짜리 비빔밥, 가정식 백반 사먹으면 된다. 좋은 차를 못타고, 고급 레스토랑을 못 간다고 해서 당뇨 관리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당뇨는 완치될 수 있는 병인가?
“현재 당뇨환자들에게 쓰고 있는 약으로 90~95% 당뇨 환자는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차를 했다고 해서 차가 다시 더러워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후에 얼마나 관리를 잘하고, 살피는지가 더 중요하다. 아주 소수의 경우지만 치료를 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난치성 당뇨환자의 경우 췌도 이식을 고려할 수도 있다.”

-당뇨 1위라는 인천지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선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당뇨환자의 절반은 아직 자신이 당뇨라는 사실 조차 모른다는 통계가 있다. 우선은 꾸준하게 스스로를 관리해야 하고, 당뇨가 발병했다면 의지를 갖고 생활 습관을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둘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현상으로 봐야 한다. 당뇨 환자가 한 사람 생기면 그에 따라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향후 계획이라면?
“기회가 된다면 인천의 한 지역을 정해 당뇨환자 관리 모델을 수립해보고 싶다. 한 마을 사람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개선했을 때 당뇨환자의 발생 비율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보는 것이다. 당뇨를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예방하는 모델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김광원 소장은 1972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40여 년간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 내분비학 발전에 기여해왔다.

국내 내분비학 초창기였던 1980년대부터 수많은 논문을 발표했고, 1999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인슐린 분비세포를 이식하는 췌도 이식에 성공했다. 이러한 공로로 2003년 지석영의학상을 수상했고, 2010년 범산학술상을 수상했다. 국내 최초로 당뇨병 환자를 위한 캠프 열며 ‘당뇨 박사’로 불리고 있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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