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장학을 연 - 고광욱
우리나라 신장학을 연 - 고광욱
  • 의사신문
  • 승인 2012.12.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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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어린이병원 설립 및 통합교육 도입

고광욱(高光昱)
고광욱(高光昱)은 192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춘천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45년 경성제대 예과에 입학하였고, 1951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한국전쟁 중에 미군 민사처병원에서 소아과 과장으로 근무한 후, 1955년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에서 조교로 근무하였다. 소아환자를 볼 때 가장 가슴이 아팠고, 다음 세대를 짊어질 어린이의 건강을 위해 소아과를 택하였다고 한다. 민사처병원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하이너(Douglas Heiner)가 선생의 인품과 능력에 감명 받아, 귀국 후 초청장을 보내와서 미국 유학(1956)을 하게 되었다. 보스턴어린이병원에서 소아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미국소아과전문의 자격(1960)을 취득하였으며, 이 병원에서 수련 받은 최초의 한국인으로서, 선생의 뛰어난 업적 덕분에 그 후 이 병원이 한국인에게 문호를 열었다고 한다. 이어서 하버드대학 갬블박사실험실에서 전임의로서 수분전해질 대사와 신장학을 연구하였다(1958∼60). 수련 기간 동안 마그네슘 대사에 대한 논문 등 무려 8편을 발표하였고, 전임의를 마치면서 미국소아과학회에서 `best papers'의 첫 번째 연자가 되는 영광도 누렸다.

귀국(1961) 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부임하여 신장학과 수분전해질 대사 개념을 임상의학에 도입하였으며, 미국 NIH의 연구비를 받아 서울의대에 당시로서는 아주 크고 현대적인 생화학 실험실을 갖추고 칼슘 대사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였다. 그 결과 한국인 모유의 화학적 성분에 대한 연구로 대한소아과학회 학술상을 수상(1967)하고, 소아의 칼슘, 단백질 대사, 영양 그리고 의학교육에 공헌한 공로로 3.1문화상 학술본상을 수상(1974)하였다.

서울의대 교무담당 학장보로 부임하면서, 기초와 임상을 함께 교육하는 통합교육을 우리나라 최초로 도입하였다. 우리나라에 통합교육의 경험이 전무하던 시절, 하버드의대에서의 경험을 살려 첫 번째로 신장학 통합강의를 개설한 것이 그것이다. 또 강의 위주이던 교육과정을 실습위주로 바꾸고, 선택과목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의과대학 교육과정 개편을 주도하여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발전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였다.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서울대학교병원 소아과 과장으로 재직(1975∼85)하는 동안 선진적인 연구와 교육, 소아과 진료의 전문화를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소아과, 외과, 병리과, 진단방사선과 등과 함께 `문제증례토의회'를 개최하여 그 노력의 결실로 `증례중심의 소아과학'을 출판하였다. 주임교수 시절 매일 늦은 저녁 시간에 학생들의 수기를 점검하기 위하여 일일이 진찰 실습시험을 보던 모습이 생생하며, 이러한 선생의 엄격함과 자상함, 기초에 충실한 그 모습이 후학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1980년부터 홍창의 병원장과 함께 평생의 꿈이었던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건립을 준비하는 책임을 맡았으며, 드디어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병원 초대 원장(1985∼89)으로 소아질환 진료의 전문화 시대를 열고, 소아특수질환의 전문적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이 공로로 1988년 국민훈장동백장을 수훈했다.

대한소아과학회 이사장(1982∼85), 회장(1985∼86)을 역임하고, 제4차 아시아 소아과학회(1982)를 유치하여 사무총장으로 활약하면서 우리나라 소아과학의 발전과 국제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선생은 신질환의 진료와 연구를 통하여 신장학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대한신장학회 창립을 주도하고, 대한신장학회 회장(2, 3대, 1983∼86)을 역임하였으며, 1994년에는 대한소아신장학회를 창립, 초대회장으로 소아과학의 분과화와 전문화를 선도하였다. 국제소아신장학회 등에서 임원, 초청연자, 간행위원 등으로 활약하면서 많은 저명한 학자들과 폭 넓은 교류를 가졌으며, 이러한 자산이 우리 후학들이 국제적으로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1991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정년퇴임 한 후에는 1995년까지 한양대학교병원 의료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의대와 병원 발전에 헌신하였으며, 1997년 영면하였다.

선생은 소아과학과 신장학의 발전, 의학교육의 개선, 그리고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의 설립과 발전을 위하여 평생을 헌신하였다.

집필 : 최용(서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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