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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D `86'의 부활…운전의 즐거움 기대돼
이니셜D `86'의 부활…운전의 즐거움 기대돼
  • 의사신문
  • 승인 2012.12.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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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타보고 싶은 차(토요타 86)

필자는 아직 M30 엔진을 얹은 E34 와 W124도 못 타보았다. 두 차종은 거의 입버릇처럼 타보아야지 하는 상태다. 하지만 이 차들 말고도 타보고 싶은 차들은 꽤 있다. 그 중에는 AE-86도 있었다. 이니셜 D에 나오는 차다. 이 차들은 얼마 지나면 다 30년에 접근하는 차종들이다.

신기하게도 최근의 차종 중에는 필자의 마음을 끄는 차가 없었다. 신형 BMW 328 정도가 작년 초에 신기하게 보였지만 요즘은 아니다. 어지간히 새롭지 않으면 관심조차 가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자료들을 보고 있자니 재미있는 차종이 나타났다. 토요타 86이다. 86이라는 이름은 토요타 레빈이라는 차종의 모델명 AE-86에서 나왔다. 스포츠 모델이긴 하지만 아주 고성능 차종은 아니었고 더 좋은 차들은 일본에는 흔했다. 이니셜 D라는 만화가 없었으면 86의 인기도 대단한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만화속에서는 주인공 탁미가 86으로 더 좋은 차종들을 줄기차게 이기면서 공도 레이싱의 전설이 된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니셜 D 만화를 좋아했고 애니메이션 버전은 얼마 전에야 종결됐다. 14년 동안 연재한 만화의 세월은 스토리상으로는 1년 정도의 세월을 그리고 있다.

1998년 연재가 시작된 때에 이미 낡은 차인 86은 그 후 14년이 흐르는 동안 86은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달리기의 상징이다. 드리프트의 붐도 일어났고 폐차되어야 할 86들이 일종의 컬트처럼 변해서 고가에 거래 되었다. AE86은 1983년부터 1987년까지 생산된 차다. 그래서 86이라는 이름은 일종의 컬트다. 자동차 매니아들에게는 상당히 신성한 컬트다.

그래서 86이라면 모터스포츠를 떠 올린다. 그리고 AE86은 다시 이 컬트의 이미지를 가지고 86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 일종의 문화상품이라고 보아야 한다.

요즘 나오는 토요타 86의 카달로그에 “나는 다루기 쉽지 않다”고 나온다. 그래서 당신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습해야 하며 이 차를 완벽하게 다루는 순간 당신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고 진정한 드라이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단지 하나의 차가 아닌 문화! 86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잘 쓴 문구인 것 같다.

이런 시대 착오적인 문구는 대부분의 고객들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누가 이런 차를 타려고 하겠는가? 하지만 토요타는 알고 있다. 누구인가 어리석은 사람은 이런 차를 좋아한다는 것을 그리고 스카이라인 GTR이나 포르세의 하드 코어 기종을 타려는 더 증상이 심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위의 문구는 일반인이 아니라 차를 조금 심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문구다. 아니면 차를 잘 모르지만 이런 차를 타고 싶어 하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문구다. 어쩌면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차를 좋아할 지도 모른다.

거의 30년 만에 새로 나타난 86은 물론 예전의 86과는 많이 다르다. 가격이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스포츠 모델이 아니라 스포츠카로 보아야 하는 요소가 많다.

예전의 AE86은 토요타의 5세대 코롤라를 베이스로 만든 차였고 이번의 86은 토요타의 FT86과 스바루의 BRZ의 개념이 합쳐진 차다. 제작은 스바루에서 브랜드는 토요타로 한다. 수동 변속기 버전의 시판 가격을 2만4000달러 정도로 책정했다. 그리고 엔진은 스바루 베이스의 수평 대향 박서 엔진이고 직분사 연료 제어기는 토요타의 것이며 나머지 부품들은 토요타 계열인 아이신과 덴소의 것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 엔진은 상당히 재미있다. 스바루에 달려있던 엔진들과도 다르다. 4U-GSE라는 엔진은 자연흡기 수평대향 4실린더 엔진으로 직분사와 일반적인 분사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한다. 압축비는 대단히 높아서 12.5:1이고 실린더의 직경과 행정거리가 86mm이다. 7000rpm에서 200마력을 내고 6000rpm에서 205N을 내는 고 RPM 엔진이다.

0→100 Km는 7.7 초로 제네시스 쿠페2.0의 7.2초보다 느리다. 토요타는 86에 대해 운전하는 즐거움을 모토로 내세우며 속도·마력 등의 숫자로 경쟁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고속도와 출력이 아니라 코너링이나 달리는 즐거움 등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외관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차의 디자인 컨셉은 특별한 점이 있다. 우선 이차의 무게 중심은 46cm다. 대부분의 차들은 이 정도의 낮은 무게중심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의자의 높이는 포르세 카이맨보다 더 낮다고 한다. 차의 무게 밸런스는 53:47이다. 차에는 토센 방식 LSD도 들어있다. 드리프트 한다고 몇 백만원을 들여 LSD를 따로 달지 않아도 된다. 시트도 스포츠 시트이며 본격적인 스포츠카로 구성되어 별로 손댈 일이 없다.

여러 가지 발상의 전환이 적용된 새로운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핸들링이나 밸런스에 무척 민감한 차라는 것이다. 당분간은 이 차를 살 경황이 없겠지만 소박한 드림카가 하나 생긴 셈이다. 시간이 되는 날, 시승 신청부터 해볼 생각이다.

안윤호 <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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