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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수술과 간이식의 선두주자 - 이혁상
간암수술과 간이식의 선두주자 - 이혁상
  • 의사신문
  • 승인 2012.12.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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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수술·간이식 선구자로 후학양성도 전력

이혁상(李赫相)
이혁상(李赫相)은 1938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경기중학교에 진학한 후, 1962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 1970년에 재단법인 백병원 외과장으로 시작하여 1976년 인제의대 외과 주임교수,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장, 2003년 인제대학교 백중앙의료원 의료원장, 2000년부터 현재까지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 인제의과대학 자문교수 및 서울백병원 명예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1995년 제3차 아시아 간담췌외과학회 회장, 1996년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회장, 1997년 대한소화기학회 회장, 2000년 대한외과학회 회장, 2003년 한국간이식연구회 회장, 2005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외과학회 한국지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혁상의 우리나라 간외과학에 공헌한 많은 업적 중에서 대표적인 2가지 업적은 앞서가는 일본의 `경변합병간(硬變合倂肝)에서의 계통적 간절제 수술'의 국내 보급으로 간암환자들의 생존율을 선진국 일본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 올린 것과 후학을 키우는 큰 스승으로서 국내 간외과의 발전을 위해 1992년에 만든 `간외과연구회'의 발족이다.

모든 분야의 외과학이 선진 미국의 수준을 모델로 발전해왔지만, 유독 간암분야에서는 미국의 간절제 수술방식을 우리나라 간암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간암 환자들은 간병변이 합병되어 있어 간기능 저하로 인해, 서구 방식대로 대량 간절제를 하면 남아있는 잔존간(殘存肝)의 재생능력이 미약하여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였다.

따라서 1970년대 초에 한국에서의 간암에 대한 간절제 수술은 매우 드물었고, 더구나 경변합병 간암의 수술은 거의 시행하지 않았다. 선생은 일찍이 미국 뉴욕의 Memorial Sloan-Kettering 암센터에서 연수 후 경변이 합병되지 않은 간암에서 정형적 간절제만 취급하다가, 1977년 일본 동경 국립암센터에서 비정형적 제한적 간절제 수술을 익히고 귀국하여 국내 최초로 경변합병간암에 대한 수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ICGRmax 간예비능검사기법으로 수술전 간기능을 평가·예측하고, 1983년에 국내 최초로 술중 초음파 기기를 도입하여 계통적 아구역(亞區域) 간절제술을 성공하였다.

간암수술에서 수술 후 환자의 장기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간암의 파급 통로인 간내(肝內) 문맥(門脈)과 동맥(動脈)의 일괄처리인데, 간내에서의 문맥·간동맥의 해부구조는 육안적으로 노출이 되지 않아서, 간내 일괄처리는 술중 초음파기기를 이용하지 않으면 계통적 해부학적 간절제수술이 불가능하다. 선생의 계통적 아구역간암절제술은 경변합병간에서의 수술사망률은 최소화하고 장기 생존율을 극대화하는 수술기법으로, 이후 한국의 간암환자들의 생존율은 선진국 수준을 웃돌게 된다.

그 외에도 1977년 간경변의 합병증인 식도정맥류 출혈에 대한 국내 최초의 직달(直達)수술로 그전에 사용했던 문맥-하대정맥 션트(Shunt)수술시 흔히 보이던 간성혼수의 후유증을 없앴고, 1978년에 대량 간절제 수술중 가장 어려운 좌3구역절제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하였다. 선생의 간암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집념은 계속되어 1992년 국내 최초로 간암환자에게 뇌사(腦死)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게 되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광범위한 뇌사 논쟁의 계기가 되어 이후부터 우리나라에서 뇌사 장기공여가 법제화되고 장기기증문화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한편, 후학 양성에 대한 열정이 너무 커서 1992년 `간외과연구회'라는 학술동호모임을 만들었다. 간외과연구회는 전국 유명대학병원에서 간암수술과 간이식을 전담하는 대표의사 1명씩으로 구성된 간외과 전문의들의 월례 토론회로 지난 1달간 본인들이 수술하였던 희귀증례나 어려웠던 증례들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매우 귀중하고, 서로에게 자극과 격려를 주는 국내 최초의 엘리트 간외과 전문의 학술·동호모임이다.

간외과연구회의 중심은 이혁상 선생이고 발족 때부터 지금까지 개인 사재로 모든 후원을 해 주고 있으며, 후학들은 오로지 학문의 정진에만 매진할 것을 당부하며, 좋은 증례나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어려운 증례들에 대한 과감한 도전에 항상 격려와 칭찬을 보내주고, 본인의 과거의 경험을 더 보태어주어서, 연구회 토론에서 발표하는 후학들에게 좌절과 움츠림 대신에 용기와 또다른 도전과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이 모임이 거의 20년 지속되는 사이에 선생의 탁월하고 인자한 리더쉽 덕분에 국내의 내로라하는 후학 간외과전문의가 더 성장하고 양성되게 되었다.

집필 : 이승규(울산의대 외과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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