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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이식의 선두주자이며 자유분방한 시인 - 김춘추
조혈모세포이식의 선두주자이며 자유분방한 시인 - 김춘추
  • 의사신문
  • 승인 2012.11.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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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이식 선구자로 시인으로도 활발 활동

김춘추(金春秋)
김춘추(金春秋)는 1944년 경남 남해 출생으로 의업에 종사했던 외가 친척들의 영향을 받아 의학의 길로 들어섰으나 문학의 꿈을 버리지 못해 의과대학을 7년 만에 졸업했다. 학문적인 분위기를 동경해 내과를 택했고 그중에서도 남들이 하지 않는 골수이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김춘추가 군복무를 마치고 1977년 가톨릭대학교 의학부 내과학교실의 전임강사로 발령받아 근무하면서 혈액종양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및 진료를 할 당시만 해도 백혈병이나 재생불량성빈혈 같은 조혈모세포질환은 치료가 불가능한 불치병이었다. 김춘추는 이들 질환의 완치를 위한 길은 궁극적으로 골수이식(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신념을 갖고 스스로 국내 환자들을 위한 이식술을 개발해 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자비로 약 100여 마리 이상의 개를 구입하여 동물 실험을 시작하였다. 옥천성모병원에 근무하던 전임강사 시절 3년간의 열정 어린 순수한 연구·노력을 바탕으로 출발하여 이러한 동물 실험을 통하여 이식 면역학 및 세포 생물학에 관한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임상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게 되었다.

이후 실제 임상에서의 경험을 터득하기 위해 1981년 미국 UCLA 대학병원의 객원 임상연구원으로 동종 및 자가골수이식에 대한 경험을 쌓고 국내에 돌아와 현재의 여의도 성모병원의 전신인 당시 명동 성모병원에서 1983년 국내 최초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게 동종골수이식을 성공적으로 시술하였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최근 급만성 백혈병 뿐만이 아니고 여러 고형암 그리고 골수부전질환, 자가면역질환 및 선천성 대사성 질환 등의 주요한 치료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에 이용되는 조혈모세포는 성체 줄기세포로서 전 세계적인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분야이다. 김춘추는 동종골수이식을 성공시킨 1년 후 조혈모세포 냉동기법을 완성하여 자가 골수이식도 국내 최초로 성공적으로 시술하였고, 현재까지 지난 23년간 약 10여 가지의 각종 조혈모세포이식 방법 모두를 국내 최초로 시행하여 국내외에서의 학문적인 선두 그룹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왔다. 1985년에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소재의 국제 골수이식등록소(International Bone Marrow Transplantation Registry; IBMTR)에서 성모병원을 국제적인 골수이식 시술기관으로 국내 1호로 인증한 바 있다.

1990년대 들어 골수이식의 기법을 더욱 확대하여 국내 최초로 비 혈연간 골수이식과 조직적합항원 불일치 혈연간 골수이식을 시술하여 조혈모세포이식 분야의 선두에 서서 지속적으로 업적을 남겼으며 국내외 이식 분야의 발전을 선도하였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골수이식 학회를 조직하여 아시아 국가 간의 학문적인 교류를 원활하게 하는데 앞장서서 활동하였고, 동 학회의 사무총장을 거쳐 아시아 혈액학회 부회장으로 활발히 활동하였다. 1999년부터 3년간 국제혈액학회의 학술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29차 국제혈액학회 세계학술대회를 서울에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국내 혈액학의 국제적 위상 확립과 혈액학 분야에서의 학문적 위상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1997년부터 6년간 가톨릭 조혈모세포이식센터의 소장으로 봉직하며 2000례 이상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여 아시아 최고 및 세계 4위의 조혈모세포이식 의료기관으로 끌어 올렸다. 조혈모세포 질환에 대한 이식술을 통한 진료 및 연구 그리고 교육을 총괄하며 국내 조혈모세포이식 분야 연구의 개척자로서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 왔고, 2002년부터 7년간 국제혈액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Hematology)의 아시아지역 담당 편집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350여 편에 이르는 국내외 유수의 학술논문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공적으로 2000년 옥조근정훈장 포상, 2005년도 자랑스런 가톨릭의대인으로 선정, 2006년에는 쉐링임상의학상을 수상하였고, 2009년 정년퇴임 후에는 가톨릭의대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완치과정이 힘든 병이다 보니 환자가족들에게 사기꾼으로 몰려 숱한 고소도 당하였으며, 이때 겪은 인간과 삶에 대한 고뇌는 자연발생적인 시로 재탄생되었고, 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미개척 분야를 독학했던 경험을 살려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지금까지 일곱 권의 시집을 냈고, 2010년 가톨릭문학상도 수상하는 등 시인으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집필 : 민우성(가톨릭의대 내과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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