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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자크 교향곡 제8번 G장조 작품번호 88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8번 G장조 작품번호 88
  • 의사신문
  • 승인 2012.10.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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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192〉

드보르자크가 영국에 첫발을 디딘 것은 1884년으로 그가 미국으로 떠나기 3년 전이다. 당시 그는 런던에서 오라토리오 `스타바트 마테르'를 연주하여 호평을 받았다. 그때 상황을 가족에 보낸 편지에서 `청중은 내가 나타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로 맞아주었다. 연주회가 진행되면서 더 열광적으로 박수가 나와 나는 청중에게 몇 차례 답례를 해야 했다. 동시에 관현악단과 합창단원들도 서서 내게 열렬한 갈채를 보내주었다.'라고 당시의 감동을 적고 있다. 영국에서의 첫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아홉 차례나 더 초청을 받아 영국을 방문하면서 성공적인 연주와 명성 등으로 케임브리지대학으로부터 명예 음악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그 후 교향곡을 위촉받게 되는데 이때 작곡된 곡이 바로 교향곡 제8번이다. 이 작품은 체코 과학예술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된 기념으로 학술원에 기증하게 된다.

교향곡 제8번은 그때까지 없었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 작품으로 보헤미안 색채를 강하게 그리고 있다. 새로운 방식으로 구성된 자유롭고 개성이 강한 악상과 고전파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으나 드보르작 특유의 창조성이 풍부하게 표현되고 있어 이전의 다른 교향곡들과는 달랐다. 이 곡은 흙냄새가 물씬 풍기는 소박하고 목가적이면서 아름다운 선율이 잘 어우러져 청명하고 공기가 맑은 전원의 분위기로 베토벤 교향곡 `전원'을 연상하게 한다.

`England'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이는 작품은 자체가 영국적인 특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1892년 영국의 노벨로 출판사에서 악보를 출판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별 의미는 없다. 드보르자크는 일생동안 9곡의 교향곡을 작곡했는데 그중 5개의 교향곡만 살아있을 때 발표되었고 나머지는 유작으로 사후에 밝혀지게 되었다. 이런 배경으로 그의 마지막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가 교향곡 5번으로 불리기도 하였고 교향곡 제8번이 제4번으로 한때 불리기도 하였다. 그래서 오래된 악보를 보면 두 개의 번호가 같이 적혀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드보르자크는 프라하 근교에서 푸줏간을 하는 아버지의 가업을 계승하라는 뜻을 저버리고 16세에 프라하 오르간학교에 입학하여 2년 뒤 졸업 후 레스토랑 등에서 비올라 연주자로 생활 하다가 체코 관현악단에 입단, 10년을 지내게 된다. 당시 상임지휘자로 부임한 스메타나에게서 본격적으로 음악적인 가르침을 받게 되면서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32세 때 민족적 색채가 강한 교향시를 발표하여 성공을 거두었으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1남 2녀의 자식들이 차례로 죽게 되면서 절망에 빠지게 된다. 이 무렵 오스트리아 국가장학금을 받게 되는데 심사위원이었던 브람스의 극찬과 함께 그의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42세 때에는 오스트리아 빈 궁정 오페라 총감독 제의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하고 프라하에 머물면서 작곡에 전념하게 된다. 1891년 프라하 국립음악원 교수에 취임하게 되고 그 이듬해에는 미국 뉴욕 음악원장으로 초청되어 3년간 미국에 머물면서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현악사중주 제12번 `아메리칸', 첼로협주곡 등 주옥같은 걸작들을 쏟아내게 된다. 그 후 1895년부터 프라하음악원장으로 6년간 재직하였고 오스트리아 종신 상원의원으로도 추대되었으나 1904년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제1악장 Allegro con brio 첼로와 클라리넷, 호른에 의한 애절한 선율로 시작하면서 서정적인 색채를 물씬 풍기는 상큼한 주제와 변주들이 서로 어우러진다. △제2악장 Adagio 드보르작 특유의 독창성이 가장 넘치는 악장이다. 체코의 소박한 전원을 묘사하는 듯 현의 부드러운 선율이 물 흐르듯이 흐른다. △제3악장 Allegretto grazioso 무척 밝으면서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우울한 느낌을 현이 노래하면서 목관의 대화 속에 바이올린이 주제를 제시하며 보헤미안 선율이 상큼하게 어우러진다. △제4악장 Allegro ma non troppo 트럼펫의 행진곡풍의 서주가 매우 인상적인 변주곡 형식이다.

■들을만한 음반: 바츨라프 노이만(지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Supraphon, 1971); 라파엘 쿠벨릭(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66]; 이스트반 케르테즈(지휘),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Decca, 1963]; 조지 셀(지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EMI, 1970]; 브루노 발터(지휘), 컬럼비아 심포니오케스트라[CBS, 1961]; 크리스토퍼 도흐나니(지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Decca, 1985]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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