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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의사, 분만 포기"
"산부인과의사, 분만 포기"
  • 김동희 기자
  • 승인 2009.05.18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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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고광덕)는 17일 63빌딩에서 제21차 춘계학술대회 및 ‘소신진료 억압 규탄 궐기대회’를 갖고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이날 오후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총 73명 중 67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대 신임회장 선거를 실시한 결과, 박노준 후보가 총 27표를 획득, 26표를 얻은 최원주 후보를 1표 차로 따돌리며 힘겹게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박노준 당선자는 "1표차로 힘겹게 당선됐다"면서 "앞으로 집행부를 이끌며 개혁파인 최 후보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소감을 대신했다.

한편 이날 궐기대회에서는 요실금 치료재료에 대한 경찰 조사와 태아 비자극검사(NST) 환수 사태로 격양된 산부인과 의사들의 분노가 그대로 표출됐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방적으로 산부인과 의사들의 희생만을 요구할 경우, 눈물을 머금고 분만을 포기한다”고 밝히고 잇단 악재가 겹치며 사상초유의 상황을 연출한 정부를 규탄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오늘날 대한민국 산부인과는 세계 최저 출산율과 상대적인 저수가, 의료사고 고액배상금 등 생존의 벼랑 끝에 직면해 있다”고 작금의 처지를 비관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힘겹게 진료현장을 지키고 있던 의사들에게 요실금에 이은 이번 태아 비자극검사 사태는 더 이상 이 나라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살 수 없다는 좌절과 분노를 느끼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의사회는 이번 태아 비자극검사 환수 사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의사회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산모에게 꼭 필요한 필수검사까지 불법진료로 매도하는 현 제도에 절망과 함께 비통함을 감출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 땅의 산부인과 의사들은 더 이상 올바른 진료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이로 인한 분만현장을 떠나는 의사들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전국의 산부인과 진료공백 지역이 확산되고 이에 따른 피해는 국민에게 이어질 것이 자명한 만큼, 당국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의사회의 입장이다.

의사회는 “우리는 이 땅의 진정한 산부인과 의사로 올바른 분만 현장을 지키길 원하지만 만약 계속해서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할 경우 눈물을 머금고 분만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소신진료를 억압하는 불합리한 의료정책을 개선하고 산부인과 의사를 범법자로 만드는 비자극검사 대량 환수사태를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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